백합 2차창작 SS 번역/리버스:1999

해적 소녀와 아가씨!

츄라라 2024. 4. 3. 11:54

 

 

Bobodoki │ @Aafr4DWc7niulb9 │ https://x.com/Aafr4DWc7niulb9/status/1747807183079661639?s=20

 

작가 : Amras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1697117#1

 

#50 海賊少女とお嬢様! | 一発ネタ集。 - Amrasの小説シリーズ - pixiv

んっ……んぁあ~~、ねみぃ~~……。 「ふわぁ~あ、ふぅ……」 大きなあくびを一回。目の前、見慣れた天井。ヴェルティのスーツケースの部屋。なんか妙にスースーするけど、なん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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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코멘트

┌(┌ ゜∀。)┐ ← 이 둘은 한 번쯤 써 보고 싶었어

 

 

 


 

 

 으음…… 으아아암~~ 졸려어~~…….

「후아암~ 흐으……」

 크게 하품을 한 번. 눈앞에는 익숙한 천장. 버틴의 여행 가방 속 방. 뭔가 이상하게 으슬으슬한 것 같은데, 왜 이러지. 졸린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키고, 아, 옷. 뭐, 상관없나.

 아무튼 머리가 멍했다. 시야가 흐리멍덩하고 머리가 돌이 된 기분이야. 원래 아침형 인간은 아니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졸린 건 드문…… 일이었던가? 원래 그랬었나? 어젯밤에 이렇게 지칠 만한 일을 했던가? 생각을 거듭하니 무언가 했던 것 같기도 했다.

 슬쩍 바로 옆을 바라보자…… 새하얀 등이 굿모닝 인사를. 어라, 얘 누구였지…… 왜 이런 상황이 됐었더라……? 아, 얘 소더비구나. 이 새하얀 등과 물줄기처럼 찰랑거리는 금발. 어제 닥터 페퍼를 왕창 들이마시고 그 기세로 끌고 들어왔었지…… 아니, 이렇게라도 안 하면 소더비는 당연하다는 듯이 밤새 포션 연구만 하는걸. 건강에 안 좋다느니 나랑 어울리지도 않는 말을 하면서 억지로 여기까지 끌고 온 뒤, 이불 안으로 집어넣었던 거였어. 좋아, 잘 기억해 냈군.

 아, 기억났다 기억났다 완전 기억났다! 에헤헤헤, 귀여웠었지…… 레굴루스, 귀여운 목소리로 그렇게 부르면서 필사적인 얼굴로 다가오고……. 지금 나, 최고로 해적 같은데? 일등 항해사도 있고, 좋은 여자도 끼고 있고…… 정작 배가 없지 않냐고? 조용히 해.

 얼마 전부터 소더비와 사귀게 됐는데, 그 뒤로 소더비의 모든 행동이 다 귀여워 보여서 미치겠다고 정말! 소더비는 원래부터 굉장히 밝은 성격이었으니 사귀기 전이랑 똑같이 태양처럼 밝게 웃으며 떠들고 다니거나, 꺅꺅거리며 나한테 말을 걸거나, 갑자기 곧장 안겨든다거나 하거든. 그때마다 헤벌쭉 웃음이 나올 것 같아서 진짜 큰일이라고! 소더비가 귀여운 게 나쁜 거야. 난 잘못 없다구.

 

 그런 생각을 하며 히죽거리고 있었더니, 바로 옆에 있던 소더비의 등이 꼼지락대며 움직였다. 무어라 잠꼬대를 중얼거리는 것 같은데.

「으응…… 카슨 씨……」

 카슨 씨…… 그 집사 아저씨 얘기겠지. 폭풍우로 인해 사라져 버리고, 소더비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었으니까. 꿈에서까지 보는 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할 것이다. 항상 기운 넘치는 모습으로 그런 건 모른다는 듯이 밝게 행동하던 건 주변을 배려해 주던 거겠지. 지금은 이런 상황에 완전히 익숙해지긴 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소더비는 아직 13살이니까. 여기에서 나이는 별 의미가 없지만, 이런 상황을 감안해도 13살 아이에게 그 사건은 자극이 너무 강했어. 하지만 그만한 사건이 있었는데 소더비는 좌절하기는커녕, 이걸 하고 싶다거나 저걸 하고 싶다거나 의욕만 펑펑 솟고 있잖아. 소더비는 정말 대단하다니까. 나랑 나이가 많이 차이 나는 건 아니지만, 소더비는 아무 불편함 없이 자란 아가씨잖아? 말 그대로 거친 파도에 몸부림치며 살아온 나랑은 경우가 다르기도 하고, 소더비는 정말 강한 녀석이라고 생각해.

 

 아, 소더비가 움직였다.

「음…… 아! 좋은 아침, 레굴루스!」

 에, 어, 잠깐, 기다려, 지금 몸을 일으키면 작고 예쁜 분홍빛 돌기라든가, 작지만 모양은 완벽한 가슴이라든가, 새하얗고 황홀한 배라든가, 눈 둘 곳이, 뭐라도 옷, 옷을, 아, 그래. 이불이 있었네. 나 바본가? 대신 이러면 내 몸이 다 보이긴 하지만, 뭐 괜찮겠지.

「소더비는 아침부터 기운이 넘치는구만……」

 감탄 반 실성 반 섞인 심정으로 조용히 말하자, 아까 잠꼬대에서 보였던 감정은 절대 보이지 않겠다는 듯이 소더비가 마구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침대 이불로 앞을 가린 채로, 녹색의 두 눈동자는 맑게 갠 날의 바다처럼 반짝이며.

「물론이지! 오늘은 우리 둘이 데이트하기로 약속했잖아? 어떤 곳으로 데려가 줄지 벌써부터 기대돼서 참을 수 없는걸!」

 아…… 그러고 보니 그랬었지. 자기 전에 그런 약속을 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소더비는 저렇게 신난 상태로 잠들었던 건가……? 하지만 꿈 내용은 어두웠던 것 같은데…… 에이, 생각은 그만두자. 소더비의 말이 맞아. 지금은 데이트만 생각하고 즐기는 거야. 볼을 가볍게 팡팡 두드리고 기합을 다졌다. 소더비와 데이트라니, 여기저기 끌려다닐 게 불 보듯 뻔하니까 힘내야지. 아, 외출 허가…… 어떻게든 되겠지 뭐!

「좋~았으! 오늘은 이 레굴루스 님과 쇼핑 데이트를 즐기게 해 주지! 잘 따라오도록, 소더비!」

 좋아, 소더비 덕분에 평소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소더비도 엄청 들떠서…… 아, 지금 그 상태로 일어나면 훤히 보인다고! 황급히 눈을 돌리다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꼴불견이 따로 없구만, 나.

 

 


 

 

 오늘 아침밥도 완전 맛있어 보이는데! 노릇노릇 구워진 토스트에 황홀한 냄새를 풍기는 베이컨과 계란프라이, 샐러드는…… 그냥 그렇지만 이때만큼은 어쩔 수가 없다. 제대로 안 먹으면 APPLe이 시끄럽게 구니까.

 계란프라이에 무엇을 뿌릴까. 이건 영원한 난제다. 소금인가 후추인가, 혹은 아예 다른 별개의 것인가. 일본에서 온 메이드인 사츠키는 '맛간장'이라는 조미료를 추천했다고 한다. 시험 삼아 먹어 본 버틴이 말하기를, 나쁘지 않았다고. 버틴이 그렇게 말하니까 어떤 맛일지 궁금해지네. 이번에 그 녀석을 불러서 나도 시험해 볼까. 그 무렵,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소더비는…… 계란프라이가 맛있어지는 포션이라고?! 그런 것도 만들 수 있는 거야?! 이번이 12번째 시제품이라고?! 이렇게 여러 방향으로 포션을 추구하고 있었다니, 역시 소더비는 대단해! 그래서, 가장 중요한 맛은…… 아, 그렇구나. 그럼 그 전에 만든 것들은…… 사양할게. 노 땡큐.

 결국 어떤 걸 뿌려 먹을지가 문제인데, 아직 그걸 정하지 못했다. 이 식탁에 얼굴을 나란히 내놓고 있는 선택지들을 향해 손을 뻗을 것인가…… 아니! 나는 틀에 갇혀 사는 시시한 사람이 아니라고! 제3의 선택지를 고르겠어!

「이 몸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겠다! 그 길은 바로, 닥터 페퍼!」

 그래! 나에겐 생명의 물과 같은 것! 이게 없으면 하루를 시작할 수 없고 시간이 흐르지도 않아! 자동차에 가솔린을 넣는 것과 같으며 해적 라디오에 레코드를 틀어 놓는 것과 같은 이치! 이걸 뿌리면 맛있는 거 위에 맛있는 거를 합치는 거니까 둘이 먹다 하나 죽을 만큼 맛있을 게 분명해!

「캡틴, 음식으로 장난을 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우효~ 계란프라이가 락한 모습으로 변하…… 뭐야, APPLe이잖아. 어제 너무 많이 마셔서 숙취로 못 오는 거 아니었어? 잭 다니엘 선생님의 치료를 받고 왔다고? 그럴싸하게 들리긴 하는데, 그거 술 이름이잖아. 그러다가 큰일나는 거 아니야? 애초에 그거 와인도 아니고 위스키 아니었나? 이것 봐, 소더비는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에, 엄청난 명의인가 봐!' 이러고 있고, 아니,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말리지 마 APPLe! 나는 지금 로큰롤한 계란프라이를 맛보려는 숭고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드루비스가 끌어당기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정도로 꼬리 말고 그만둘 내가 아니지!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한입──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10초 전의 나를 저주했다.

 

 


 

 

 소더비와 둘이 시가지로 출발! 외출 허가 같은 까다로운 건 버틴에게 다 맡기고 왔으니 괜찮겠지! 벌써부터 소더비가 여기 갔다가 저기 갔다가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게 귀여워!

 아니 근데, 내 여친 진짜 미인인데? 태양이 내리쬐는 낮의 거리에 서 있기라도 하면, 땅 위에 태양이 하나 더 생긴 것처럼 엄청 반짝거린다고. 평소의 녹색 옷도 이 거리랑 딱 맞고, 몸 곳곳에 포션을 넣어 놨으면서도 그런 건 하나도 모른다는 듯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까지. 소더비 녀석, 진짜 예쁘구나. 여기, 이쪽을 향해 돌아보는 얼굴 좀 봐! 무심코 넋을 잃고 쳐다보게 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 커다란 모자가 적당히 그림자를 만들어 조화를 이룬 것까지 완벽해!

「거리를 달리는 용, 정말 대단했어! 그 용 조련사는 대체 얼마나 훌륭한 사람일까?」

 소더비, 그건 버스거든. 날개도 없고 불을 뿜지도 않잖아. 뒤에서 연기를 뿜긴 했지만, 그건 그냥 배기가스라고. 하지만 그런 생각도 소더비다워서 나는 아주 좋다고 생각해! 자신만의 길을 걷는 건 그 자체로 락하니까! 그래서, 이제 어디 가지? 이 근처 라디오를 슬쩍하는 것도 괜찮고, 저쪽에 있는 상점가를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마침 장을 볼 때가 됐다느니 뭐니 하는 걸 들었으니까 보물산을 향해 돌진해 볼까?

「좋아! 보물찾기 모험을 떠나는 거야!  과연 어떤 재료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새로운 포션을 만들게 되면 레굴루스에게도 나눠줄게!」

 좋아쓰! 결정 났으니 출발하자! 아, 소더비! 실컷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는 포션 같은 거 있어? 땡큐…… 켁, 역시나 맛은 꽝이구만. 이따가 닥터 페퍼로 입가심을 좀 해야겠어. 그래도 이것만 참으면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으니 오늘 데이트도 만끽할 수 있을 거야!

 

「이건 뭐야?」

 같이 가게에 들어가자 본 적 없는 식재료를 보며 눈을 반짝이는 소더비. 설명을 듣고는 '그 포션에 쓸 수 있을 것 같아!'라며 차례차례 다스 단위로 고르기 시작했다. 이걸 다 내가 드는 건가 싶어 살짝 쫄았지만, 나중에 배달해 준다고 하니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면 지금 당장은 문제없겠네! 가게 주인은 폭풍처럼 몰아붙이는 소더비에게 쩔쩔대며 얼빠진 얼굴을 보였다. 근처에 널린 아가씨들과 똑같다고 생각했다간 큰코다칠걸! 그걸 몰랐던 시점에서 당신이 지는 건 확정이었어! 이 기세로 상점가를 아주 정복해 보자고! 아, 거기 닥터 페퍼도 세 박스 추가해 줘!

 

 상점가를 약탈하고 한바탕 쇼핑을 즐긴 뒤에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석에서 소더비의 옆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보니, 이것도 저것도 다 맛있어 보여서 번뇌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재단의 쩨쩨한 급식이랑은 차원이 다르네. 이렇게 된 거 마음껏 사치를 부려 주겠어! 좋아하는 걸 몽땅 고르는 거야! 소더비도 사양할 것 없으니까 마음껏 골라!

 주문한 요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살짝 조용해진 틈을 타 소더비에게 그 일을 물어보았다. 내 가슴 속에서 계속 걸리던 그거.

「사실 오늘…… 네 잠꼬대를 들어 버렸어. 카슨 씨를 부르는 것 같았는데…… 역시, 힘든 거야?」

 바로 이거였다. 잠꼬대라고는 하지만 소더비가 그런 말을 하는 건 거의 들어 본 적 없으니까, 혹시 무언가 혼자 끌어안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만약 고민이 있는 거라면 내가 힘이 되어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일단 격려하는 말 정도는 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말을 마친 순간 소더비는 눈을 크게 뜨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좀 껄끄러운 얘기였나? 역시 데이트할 때 물어볼 만한 건 아니었나 후회하던 중, 소더비는 신기루처럼 원래 표정을 지우고 평온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약간 고개를 숙인 채, 옛 추억을 되새기는 듯한 느낌. 소더비의 이런 얼굴은 그다지 본 적 없는 것 같아.

「음…… 슬프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때는 볼품없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네.」

 역시 그렇겠지. 그때의 소더비는 차마 보기 힘들었고, 아무리 나라도 섣불리 참견해서 뭐라 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정작 그 소더비는 몹시 평온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토록 슬픈 이별을 겪고 꿈에서까지 그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거야? 그리고 볼품없다니, 그런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고. 울고 싶을 땐 마음껏 울어도 돼.

「하지만 지금은 그 슬픔보다 즐거운 일이 훨씬 많이 있는걸! 버틴이랑 레굴루스가 내가 여태껏 몰랐던 것들을 잔뜩 가르쳐 주니까, 내일은 어떤 걸 볼 수 있을지 매일매일 두근거려! 그리고 내가 울고만 있으면 카슨 씨도 걱정하시지 않겠어?」

 바보는 나였구나. 그것도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왕바보였어. 소더비가 이렇게 강한 녀석이라는 건 버틴이 잡혔을 때의 사건만 떠올려 봐도 바로 알 수 있는 거였는데. 하지만 그걸 빼고 생각하더라도, 소더비가 정면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웃음을 보여 주니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소더비가 너무 좋아서 버틸 수가 없다고. 눈물인지 뭔지로 엉망이 된 선글라스는 이제 방해될 뿐이었다. 그래서 일단 선글라스를 벗고, 소더비를 향해 달려들었다.

「우으…… 소더비히이~~!!」

 역시 소더비는 최고의 여자야! 나 같은 놈보다 훨씬 더 강하다니까! 그만큼 쓰라린 경험을 겪고도 이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이런 멋진 여자, 나 같은 놈한텐 아까울 정도야! 이렇게 귀엽고 강하고 최고 그 자체인 소더비를 여자친구로 두고 있다니, 이러다 나 미치는 거 아니야?

「어머! 왜 레굴루스가 우는 거야?」

 나에게 안긴 소더비는 조금 곤란한 듯한 미소를 띤 채 같이 안아 주었다. 소더비의 커다란 모자가 그늘이 되어 주는 것이 꼭 함께 우산을 쓰기라도 한 것 같아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소더비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걸 따질 만한 여유도 없지만. 소더비, 정말 힘들 땐 참지 마. 나한테 말해 주면 어떻게든 기운 차리게 해 줄 테니까. 그러니까 소더비, 아, 요리 나왔다. 우햐아~ 맛있겠다!

 

 


 

 

 맛있는 밥을 함께 해치우고, 거리 이곳저곳을 들쑤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미리 생각해 둔 장소로 소더비를 데리고 가니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를 내며 기뻐해 주어서 만족, 아니 대만족이었다! 그 장소는 바로 강이 잘 보이는 길목. 솔직히 말하자면 해가 지는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거기까지 이동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이 시간에 보면 바다처럼 보이는 강으로 타협을 한 것이었다. 새빨간 석양이 강에 반사되어 아주 예쁘단 말이지.

 둘이 안전 펜스에 기댄 채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소더비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 들렸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엔 넋이 나갈 정도로 아름다운 소더비가 있었다. 평소에도 미인이긴 하지만 석양빛을 머금은 얼굴이 너무도 아름다웠고, 황홀할 정도로 고운 미소를 띤 그 얼굴은 석양을 비추는 강 따위는 우습다는 듯이 반짝였다. 내 여자친구가 이렇게 예뻤나? 순간 바보가 된 것처럼 입만 벌리고 있었다.

「언젠가 레굴루스의 배가 생긴다면, 거기에 내 자리도 준비해 줄 수 있을까?」

 역시 소더비는 평생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진지하게 포션 재료를 품평하기도 하고, 즐거운 듯이 웃다가 이렇게 근사한 미소로 장래 이야기를 꺼내다니! 하지만 당하고만 있으면 해적 체면이 말이 아니잖아? 적어도 조금은 받아쳐 줘야 하지 않겠어! 내 나름대로 소더비에게 보내는 최고의 한 발!

「당연하지! DJ 해적 레굴루스 선장에 일등 항해사 APPLe, 그리고 정예 선원 소더비! 이 레굴루스 님에게 소더비의 포션까지 합세하면 세상 천하에 무서울 게 없다고!」

 어머! 라며 소리 내어 웃는 소더비와 함께 있을 수 있어서, 나는 지금 최고로 행복해. 언젠가 소더비와 함께 망망대해를 누비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겠지.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니, 대체 어떤 느낌일까? 지금도 최고 중의 최고라는 느낌이라 상상조차 안 돼. 지금은 우선, 버틴네가 기다리고 있는 재단으로 돌아가자.

 

 

 

 

 나와 소더비가 데이트를 만끽한 다음 날, 갑자기 엄청난 크기의 트럭이 재단을 찾아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많은 짐을 내려 처리가 무척 힘들었다고 소네트가 꾸짖었다. 역시 재단 같은 건 싫어──!

 

 


 

 

리버스의 재밌는 점 중 하나로

한국어, 일본어, 영어 보이스를 바꿔가며 듣는 재미가 있죠.

다만 번역할 때의 단점이라 하면...

일본판과 한국판은 캐릭터 말투와 이름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겁니다.

일본판에서 소더비는 완전 맥퀸 같은 아가씨 말투지만, 한국판에선 전혀 그렇지 않죠.

저는 한국어로만 들어서 번역도 한국판 기준입니다.

 

아무튼 레굴더비 이거 참 맛있는 조합입니다.

어머니가 계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