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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세잎클로버』와 샤커와 이사

by 츄라라 2023. 12. 26.

 

 

 

ちびっく │ https://www.pixiv.net/artworks/106992794

 

작가 : Ten-Goo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7690436#1

 

#ファインモーション(ウマ娘) #百合 『みつば』とシャカールとお引っ越し - 👺の小説 - pixiv

あるいは捨てて、あるいは残す。 取捨選択の繰り返し。引っ越しとはそういう作業である。 エアシャカールは、絶賛引っ越し作業に追われていた。引っ越しの理由は単純明快、借りている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ㆍ파인 새 이벤트 스포 있음
ㆍ샤커가 모브와 사귀는 묘사 있음
ㆍ망상입니다.

 

 

 


 

 

 어떤 건 버리고, 어떤 건 남긴다.

 취사선택의 반복. 이사라는 건 그런 작업을 총칭하는 말이다.

 에어 샤커는 한창 이사 준비 중이었다. 그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살고 있던 아파트의 임대 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사귄 지 3년째 되는 여자 친구가 「그럼 이제 그냥 같이 살래?」라고 시원하게 한 마디를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면 집세도 아낄 수 있고, 어차피 지금도 한 주의 반 이상은 둘 중 한 명의 집에서 보내는 '반동거'를 하고 있었으므로, 에어 샤커는 딱히 거절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그 의견에 찬성했다. 이사 준비는 너무도 귀찮고 따분했으나, 여자 친구가 도와주기로 한 덕에 무거운 엉덩이를 간신히 일으킬 수 있었다.

「샤커, 이쪽은 정리 끝났어.」

「어, 땡큐.」

「선반 안쪽까지 다 정리해도 돼?」

「어. 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게 나오면 불러.」

「오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벽에 붙은 선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에어 샤커는 자신의 작업용 책상 주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물건은 늘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산 기간이 기간인 만큼 어느새 잡동사니들이 주변에 널려 있었다.

 잃어버린 줄 알았던 안경닦이와 만년필, 마음에 들었던 피어싱 등, 당시에는 그토록 필사적으로 찾아다녔던 물건들이 거짓말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때마다 아, 이건 그때 잃어버렸던가? 이건 그때 많이 썼었지. 이런 생각과 함께 시간 여행을 거듭하다 보니, 좀처럼 일이 진행되지 않았다.

 당시엔 이 물건들이 필요했기에 꽤 오래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해 바로 대용품을 사서 지금까지도 쓰고 있다. 따라서 마침내 발굴해 낸 이 녀석들에게 그리움을 느끼는 것도 잠시, 그 직후 쓰레기통으로 던져 넣었다.

 애초에 그 존재를 잊고도 몇 년이나 멀쩡히 살았다는 건, 늦든 빠르든 조만간 버려질 운명이었을 게 분명하다.

 불필요한 것을 분석하고 정리할 때, 가차 없는 제삼자의 존재는 참 고마운 법이다. 제삼자는 시간 여행을 할 일이 없으니, 당사자라면 버리는 데 1분 걸릴 것을, 그녀는 10초면 버릴 수 있으니까.

「우와, 샤커! 이거 봐!」

 무언가에 흥분한 그녀가 이름을 불렀다. 굳이 자신을 부른 것을 보면, 「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을 발견한 것이리라. 에어 샤커는 분주히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쩐다. 이거 다 팬레터지?」

「그렇지.」

「읽어도 돼?」

「하지 마. 성격 한번 고약하구만.」

「헤헤. 이건 버릴 수 없겠네.」

「아니, 버려도 돼.」

「에엑!?」

 그녀가 단단히 잘못된 놈을 보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봤다. 그런 눈빛을 받는 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으므로, 에어 샤커는 일단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

「팬레터는 받으면 최대한 빨리 답장해 주고 있고, 내용은 전부 스캔해서 데이터로 보관하고 있어. 그러니까 꼭 실물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전부 스캔하고 있다고?」

 그녀는 이번엔 또 다른 '단단히 잘못된 놈을 보는 듯한 눈'으로 흘겨봤다.

 에어 샤커는 어깨를 들썩일 정도로 큰 한숨을 쉬었다.

「예이예이. 이렇든 저렇든 나는 짐승만도 못한 놈이지.」

「장난이었어, 삐지지 마~」

 그녀가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에어 샤커는 흥, 콧방귀를 한 번 뀌고는 말을 이었다.

「이런 '누군가의 마음'이 담긴 물건은 이런 때가 아니면 버릴 수가 없잖냐. 그러니까 지금 눈 딱 감고 버리는 수밖에. 안 그랬다간 팬레터 상자가 네 방 천장까지 닿게 될걸.」

「그건 좀 힘들겠는데.」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한 그녀는, 아쉬운 듯 팬레터 더미를 쓰레기봉투 속으로 부드럽게 던졌다. 추측하건대, 팬레터 더미는 앞으로 몇 번 더 나타날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버리고 나아간다. 그것들 하나하나가 당시의 자신을 굳건히 지탱해 주었던 것을 떠올리면서, 버리고 나아간다.

「아.」

「뭔데.」

「전에 샤커가 찾던 만화 3편, 책장 안에 끼어 있었어.」

「실화?」

 다시 작업을 멈추고, 에어 샤커는 서둘러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와, 진짜 있네……. 이 잡듯이 뒤졌는데도 안 나오던 놈이……」

「귀찮음이 이겼던 거지?」

「와─…… 으와─……」

「버릴까?」

「사탄이냐?」

 그녀가 깔깔대며 웃었다.

「거짓말이지. 나도 그 만화 읽어 보고 싶은걸. 이사한 뒤에 빌려주라.」

「이사한 뒤엔 허락받을 필요도 없지. 어차피 공동 재산이니까.」

 그리 말하자 그녀는 그렇구나, 라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더니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에어 샤커는 그녀의 뺨에 키스했다.

 샤커보다 키가 작은 그녀가 깜짝 놀라 3cm 정도 튀어 올랐다.

「무드를 타는 것도 좋긴 하지만, 그쯤에서 멈춰. 아직 더 일해야 하니까.」

「알고 있다고, 진짜아……」

 만화책을 책장에 다시 꽂은 뒤, 드디어 에어 샤커가 제 자리로 돌아왔다.

 좋아, 혼자서 기합을 넣고 취사선택을 시작했다.

 필요한 거, 필요 없는 거. 오른쪽, 왼쪽. 쓰레기, 물건. 과거, 미래.

 현역 시절의 레이싱 달력. 제4코너를 도는 내가 찍혀 있다. 여자친구가 봤다간 무조건 사진으로 찍어 두겠다고 박박 우길 게 뻔했으므로, 들키지 않게 조용히 버렸다.

 레이스장에 노트북을 가져오는 걸 잊었을 때, 현장에서 손으로 직접 쓴 대량의 데이터.

 트레센 학원에서 받은 표창장.

 버렸다. 예외 없이 전부 버렸다. 이후의 인생에서 가지게 될 것과 이전까지의 인생에서 얻었던 것들을 머릿속에서 저울질하면서, 버렸다.

「우와, 이게 뭐람.」

 감정이 달아오른 순간, 그녀가 다시 소리를 높였다. 그다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이번엔 또 어떤 문화재를 발굴하셨길래 그러시는지?」

 반응으로 보아 대수롭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 에어 샤커는, 농담을 던지면서 천천히 여자친구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손에는 싸구려로 보이는 상장이 들려 있었다. 제법 낡은 종이가 시야 끝에 걸쳐진 순간, 머리 한 켠에 검은 노이즈가 지지직거리기 시작했다.

「『라멘 세잎클로버 특곱빼기 완식 기념상』이라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에어 샤커의 머릿속에 이미 잊어버렸을 터인 푸른 봄이 뇌리에 번개처럼 강렬히 되살아났다. 너무도 많은 기억이 깨어난 탓인지, 갑자기 현기증이 날 정도로 머리가 욱신거렸다.

「라멘? 샤커가 먹은 거야?」

 그녀가 흥미 가득한 눈동자로 샤커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에 자신은 뭐라고 대답했을까. 어어, 였나, 응, 이었나. 애초에 대답을 하긴 했을까.

「오~! 의외네. 샤커, 예전에는 특곱빼기도 먹었었구나.」

「……학생 시절엔 그랬지.」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학생들은 라멘 곱빼기 같은 거 좋아하니까~」

 목소리가 떨리진 않았을까. 얼굴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 있지는 않았을까. 부자연스러운 대답을 내뱉은 건 아닐까. 모르겠어. 머릿속에 점차 노이즈가 가득해졌다.

「뭔가 신선하네. 샤커와 라멘이라, 매칭이 안 돼. 데이트하면서 같이 먹어 본 적도 없고.」

「데이트 때 먹을만한 게 아니잖냐.」

 저도 모르게 꽤 강한 말투가 튀어나왔다.

「천천히 먹을 수도 없고, 칼로리 폭탄이나 다름없는 데다가 염분도 미친 듯이 높고, 대기줄도 긴 주제에 걸핏하면 입맛에 안 맞고, 먹은 뒤엔 마늘 냄새가 진동을 하고,」

「어이쿠. 왜 이러실까. 라멘에 원한이라도 있어?」

 무언가가 무너져 내린 것처럼 기억의 홍수가 멈추질 않았다. 일상에서부터 의도적으로 멀어지려고 한 「라멘」. 그것이 봉인해 뒀을 터인 에어 샤커의 가장 푸르고, 가장 상처받았고, 가장 열심히, 가장 진흙탕 같았던 나날을 너무나 간단히 끄집어내고 말았다.

 수십, 수백의 라멘집 간판, 그 장면마다 빠짐없이 있었던 그 녀석의 얼굴. 주마등이 머릿속을 아주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그 슬라이드 쇼에 자주 나오는 건 『세잎클로버』 라멘. 특히 가장 짙은 색으로 기억나는 건, 「수수께끼 숨바꼭질」이니 뭐니 하는 영문모를 놀이에 어울려줬을 때 먹었던 라멘. 그 녀석의 앞에는 파 조금, 멘마 추가, 기름기 적게로 커스텀 주문한 라멘이. 자기가 먹은 라멘은 기억도 안 나는데, 그 녀석이 먹은 라멘은 사진으로 찍은 것처럼 또렷한 한 장면으로 기억에 남아 있다.

 반대로, 이번에는 내가 문제를 내 주겠다며 시작한 수수께끼 풀이. 자화자찬하고 싶을 정도로 어려운 질문을 완성했으나, 그 녀석의 두뇌라면 적절한 시간이 흐른 후에 풀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끝내 그 해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그 녀석은 수수께끼를 방치한 채 돌아가 버렸다. 이게 뭐냐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그런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런 작은 추억들이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 기억의 찬장 속에 처박혀 있었다. 아니, 억지로 숨겼다고 말하는 게 더 타당할지도 모른다.

 몇 년, 몇 년이나 들여 일상생활에서 그 녀석과 라멘을 지우고 기억에 뚜껑을 덮어, 새로운, 평온한 사랑을 찾아냈다. 이제 괜찮았다, 분명 괜찮았을 텐데.

「……감성에 빠진 거야?」

 상냥하게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그녀를, 있는 힘껏 껴안았다.

 자기 자신에게 경고에 가까운 설교를 읊조렸다.

 존재를 잊고도 몇 년이나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은, 늦든 빠르든 조만간 버려질 운명이었던 게 분명하다.

「이거, 버릴 거야?」

 그녀가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취사선택을 해야만 했다. 버릴 것인가, 남길 것인가. 골라야 할 답은 뻔했다.

 버려, 버리라고. 지금 당장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려.

「…………안 버려.」

「그래.」

 그녀는 에어 샤커의 등을 어루만졌다. 자신에겐 이 상냥한 등을 오르내릴 팔만 있으면 충분할 터였는데.

「그렇구나. 샤커에게 라멘은 청춘의 맛이었나 봐.」

 어깨 너머로 전해져 오는 다정함에, 무심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바보 같아, 나, 웃기지 마.

 선택해야 하는 답을 선택해.

 이후의 미래를 포용하기 위해, 필요 없는 과거는 이 기회에 여기서 버리고 가는 거야.

「아니, 역시──」

 버릴래.

 말을 끝내기도 전에, 휴대폰이 주머니 속에서 울렸다.

 얼빠진 낯짝을 숨기고 싶어, 알림을 확인하겠다는 변명을 대며 그녀에게서 떨어지고 등을 돌렸다.

 심장이 멈췄다.

『그때의 답을 알아냈어. 너무 어려워서 푸는 데 시간이 좀 걸려 버렸네.』

 이미 지웠다고 생각한 연락처가 남아 있었다. 몇 년이나 연락을 안 했으니, 분명히 지웠을 거라 생각했다.

『아직 그 문제의 해답,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지. 그 녀석에게 냈던 문제도, 그 답도, 잊어버렸을 리가 없었다. 모든 것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났다.

 손이 떨렸다.

「샤커?」

 그녀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이름을 불렀다.

 그 자리에 굳게 서 있었다.

 노이즈로 눈앞이 새카매졌다.

 선택해, 선택하라고. 취사선택을 해.

 버릴 것과 남길 것.

 선택해야만 하는 답을, 선택해.

 

 

 


 

 

원문에 '여자친구가 너무 좋은 사람이라 너무 매워'라는 댓글이 달려 있었어요.

정말... 네...

달달함과 매콤함을 롤러코스터처럼 왕복하는 작가님이십니다...

 

연말이라 밀린 약속도 많고 알바도 많고 바쁘네요

그렇다고 걱정하진 마세요 우린 내년에도 만날 수 있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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