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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모두의 태양, 나의 태양

by 츄라라 2024. 9. 19.

 

めだかの │ https://www.pixiv.net/artworks/102146158

 

작가 : オレンジの箱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197055#1

 

#ウマ娘 #メジロパーマー(ウマ娘) みんなの太陽、私の太陽 - オレンジの箱の小説 - pixiv

太陽はどんな人にとっても大切なものだ。 その光は誰にでも平等に降り注ぐ。 この星に生きる者たちは、みんな太陽の光を享受して生きている。 もしも、その光を独り占めしようとしてい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파머와 헬리오스, 약간의 루비가 첨가된 이야기. 헬리오스 육성 시나리오가 정말 대단했어요.
동시에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헬리오스와 파머, 그리고 루비의 관계. 이건 어떤 관계라 해야 할까. 제 나름대로 생각해 보고, 지금 시점에서 제가 찾아낸 답이 이 소설입니다. 스포는 없을 거라 생각하니 안심해 주세요.
그리고 미라클. 그녀도 등장시키고 싶었으나, 아직 제 이해도가 그렇게 깊지 않으므로 눈물을 머금고 이번에는 쓰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들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

 

 

 


 

 

 태양은 모든 사람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 빛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쏟아진다.

 이 별에 사는 존재는, 모두 태양의 빛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혹여나 그 빛을 독점하려는 자가 나타난다면.

 그자는 분명, 역사에 길이 남을 최악의 악당이리라.

 

 


 

 

「파머찡~ 이거 이해가 잘 안돼.」

「음── 어디 보자. 이건 말이지……」

 

 오늘은 학교 도서실에서 헬리오스와 함께 공부했다. 곧 있으면 시험이니까.

 함께 공부했다고 하기엔 뭐, 거의 내가 일방적으로 가르쳐 주고 있지만…….

 

「쩔어! 바로 이해함.」

「모르는 문제 더 있어?」

「모르는 문제…… 모르는 문제를 모르겠어☆」

「그렇구만……」

 

 어쩔 수 없다. 하나하나 정성을 쏟아 복습하는 수밖에.

 나도 성적이 특출나게 좋은 편은 아니니까, 이 김에 같이 복습하면 그것대로 도움이 된다.

 다른 사람을 가르쳐 주는 게 최고의 공부법이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파머찡 완전 잘 가르치는데?」

「과장도 참.」

「과장 아니라니까~ 장래 희망 선생님으로 바꾸는 거 어떰?」

「안 바꿔, 안 바꿔. 나랑 안 맞아.」

「그런가? 파머찡이 쌤이었으면 나도 똑똑이 됐을 것 같은데. 수업도 맨날 듣고!」

「수업은 원래 들어야 하는 거라구……」

 

 이런 잡담을 주고받다가 공부를 일단락짓고,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운동장 위 하늘에는 이미 석양이 퍼지고 있었다.

 

「아~ 개피곤. 시험 같은 거 그냥 없애는 게 낫지 않나? 도주하고 싶어~」

「도주하고 싶은 맘 잘 알지. 근데 여기 일단은 학교잖아?」

「그랬지~」

 

 괜찮을까.

 그래도 어떻게든 해내겠지. 이 애, 이상한 부분에서 요령이 좋으니까.

 

「그리고 시험 점수가 너무 안 좋으면, 트레이너 씨가 레이스 출주를 막을 수도 있다고.」

「우와악──! 진짜 에바 아님? 듣기만 해도 죽을 것 같아!」

「다음 레이스, 나랑 달리는 거잖아. 헬리오스가 출주하지 않으면 나도 곤란해.」

「나도 파머찡이랑 달리고 싶어! 빡공할게!」

「부탁할게. 내 태양.」

 

 내가 그렇게 말하자, 헬리오스도 그에 화답하듯 씨익 미소 지었다.

 진짜 태양과도 같은 미소.

 그 미소를 위해서라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앗! 아가씨잖아!」

 

 헬리오스가 큰소리를 내길래 운동장 쪽을 슬쩍 보니, 운동복 차림인 다이이치 루비가 보였다.

 헬리오스의 라이벌 중 한 명이자…… 헬리오스가 가장 집착하는 상대. 트레이닝 중이었던 걸까?

 

「파머찡……」

「갔다 와. 난 먼저 돌아갈게.」

「진짜 먄! 아가씨이~!」

 

 헬리오스가 엄청난 기세로 땅을 박차고 루비 옆까지 달려갔다.

 루비랑 대화하는 게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같은 헬리오스와는 달리, 루비 쪽은 평소와 똑같은 무표정이었다.

 

「아가씨, 트레이닝하고 있었어?」

「네, 그렇습니다만……」

「휴식 중이야? 나랑 얘기하는 거 어떰?」

「무슨 얘기 말입니까?」

「뭐든 좋아~ 아가씨가 좋아하는 거라든가!」

「죄송합니다만, 곧 트레이닝에 복귀해야 하므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철벽! 그러지 말구잉……」

 

 루비라는 아이는 헬리오스의 「최애」라는 듯했다.

 아직 갸루 수행중(?)인 몸이라 「최애」가 어떤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헬리오스는 루비에게 엄청나게 집착하고 있었다.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든 건지는 잘 모르겠다. 자세한 이유가 있는 건지, 혹은 단순히 얼굴이 취향인 건지.

 

 헬리오스는 「루비의 미소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나도 모르는 건 아니니까.

 루비 근처에는 항상 긴장감이 맴돌고 표정 변화도 매우 적었다. 즐거워 보이는 모습을 본 적도 거의 없고.

 그건 타고난 성격이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짐작건대 아마 등에 짊어진 것들이 많기 때문이리라.

 루비네 가문은 대대로 우수한 우마무스메를 내보낸 명문가니까.

 

(똑같아. 나랑……)

 

 나와 루비는 닮았다. 루비가 가문의 이름을 짊어지고 있는 것처럼, 나도 메지로라는 명문가의 이름을 짊어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한때 그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명문가에 태어났음에도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으니까.

 

 같은 메지로 가문인 맥퀸이나 라이언은 그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데, 나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큰 대회에서 우승할 수 없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낙오자」라는 거다. 그 시기에 만난 인물이 바로 헬리오스였다.

 

『우리 이제 짱친 아님?』

 

 처음 만난 날부터 그런 말을 했었다. 헬리오스는 메지로가 아닌, 『파머』인 나를 봐 줬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 그대로, 나의 『짱친』이 되어 주었다.

 

 내가 기죽어 있을 때는 진심을 다해 격려해 줬다. 나와 함께 몇 시간이고 계속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적성 거리는 완전히 다르지만, 『파머찡이랑 달리고 싶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와 같은 레이스에 출주하기도 했었다.

 헬리오스와 함께 지내는 동안, 나는 조금씩 나다움을 되찾았다.

 레이스에서 우승을 따내기도 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헬리오스 덕분이라고 할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녀에게는 정말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랄 판이었다.

 

「이짜나~ 아가씨이~ 관심 좀~」

「무슨 말씀인지요.」

「암튼 놀아달라는 뜻!」

「……저는 당신을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 헬리오스 씨가 하는 말의 의미도……」

「그렇게 말하지 말고오~……」

 

 이번에도 루비를 무작정 몰아붙이는 헬리오스를 뒤로하고, 나는 기숙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헬리오스는 예전부터 쭉 루비가 자신을 봐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루비는 헬리오스에게 쌀쌀맞기만 할 뿐.

 

(힘내, 헬리오스.)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저렇게 맹렬히 원하는 만큼 제대로 보답받길 바라.

 그리고 루비는 나와 똑같으니까. 저 애도 나와 마찬가지로, 가문의 이름을 버티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헬리오스라면 루비에게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까.

 루비가 받아들여 주기만 한다면. 나처럼.

 

(그런 때가…… 루비가 헬리오스를 받아들여 주는 날이 온다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헬리오스와 함께 지내는 시간은 당연히 지금보다 짧아지겠지. 그건 어쩔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런 미래를 상상하자니 버티기 힘들 만큼 외로웠다.

 

 지금 내 안에는, 두 명의 내가 있었다.

 헬리오스의 마음이 보답받길 바라는 나, 그걸 반대하는 나.

 누가 봐도 모순된 상황이지만, 두 명의 나는 조금의 갈등도 없이 내 안에 가만히 자리 잡고 있었다.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런 걸 질투라고 하는 걸까?)

 

 하지만 질투와도 조금 다른 것 같았다.

 헬리오스의 빛을 나만 독점해서는 안 돼.

 그 애는 누구든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애야. 그도 그럴 게 태양인걸.

 

 태양 빛은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다.

 나는 이미 헬리오스 덕에 구원받았다. 그렇다면 이젠 루비 차례일지도 몰라.

 헬리오스의 사랑을 독차지해서는 안 돼.

 

 그렇지만, 『내 태양』으로도 남아 있어 주길 바라. 이 바람은…… 역시 안 좋은 생각일까.

 

 


 

 

「허억, 흡, 핫.」

 

 너무 과하게 날뛴 걸까. 오늘 레이스에서도 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도주를 택했다.

 레이스 전체를 하이페이스로 끌고 가, 다른 우마무스메의 체력을 깎아낸다.

 그런 작전이었지만…… 페이스 배분에 다소 실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아직 골은 저멀리에 있는데, 평소보다 다리가 무거웠다.

 

「우아아악──! 파머찡한테는 질 수 없어엇!」

 

 바로 옆에 헬리오스가 있었다. 오늘 코스는 2500m. 마일이 주특기인 헬리오스에게는 꽤나 긴 거리.

 승률은 한없이 0에 가까웠다.

 그래도 내가 나오는 레이스니까, 자기도 꼭 출전해서 같이 뛰고 싶다고.

 기뻤다. 가까이에서 헬리오스의 숨소리가 느껴졌을 뿐인데, 달릴 힘이 다시금 넘쳐흘렀다.

 

「나도, 지고만 있을 순 없다고──!」

 

 기력을 쥐어짜 최종 코너를 빙 돌았다. 함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골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른 녀석들은 어디까지 뒤쫓아왔을까.

 

「파머엇…… 뒤는, 부탁 좀……!」

「맡겨두라고!」

 

 헬리오스의 기척이 멀어져 가는 게 느껴졌다. 역시나 헬리오스에게는 너무 긴 거리인 것 같았다.

 하지만 차고 넘칠 만큼의 기운을 받았다. 헬리오스 몫까지 달려주겠어!

 

『마지막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1착은 메지로 파머! 역시 메지로는 강하다!』

 

「으랴아아앗!!」

 

 이겼다. 관중석에서 끓어오른 열기가 여기까지 전해졌다.

 이 감각은 언제 느껴도 좋았다. 오늘 주인공은 바로 나야,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순간.

 

「이겼다앗──!」

 

 내가 오른팔을 하늘을 향해 번쩍 들어 올리자, 다시금 커다란 함성이 울려 퍼졌다.

 트레이너 씨의 얼굴도 보였다. 맥퀸과 라이언의 얼굴도. 보러 와 줬구나.

 정말 기뻐.

 

「파, 파머찡…… 축하……」

 

 헬리오스가 몸을 바르르 떨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역시나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그 표정만큼은 밝았다.

 전광판에 헬리오스의 번호는 없었다. 예상하건대 아마 상당히 충격적인 기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승리를 있는 그대로 기뻐해 주었다.

 

「헬리오스, 고마워.」

「짱친이 이겨서 나도 기뻐!」

 

 그렇게 말하며 마치 자기가 우승한 것처럼 밝게 웃었다. 만약 내가 레이스에서 졌을 때, 과연 그녀처럼 웃을 수 있을까.

 헬리오스도 지면 당연히 분통을 터트릴 것이고, 레이스를 만만하게 보는 것도 아닐 거다.

 하지만 이 애는 승패를 떠나 달리는 것 자체를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정말 멋진 사고방식이지.

 

「파머──! 멋지게 해냈구나!」

「헬리오스도 끝까지 잘했어! 오늘도 대도주 재밌었다고!」

「감사감사──!」

 

 어렵사리 숨을 고른 헬리오스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자, 다시금 커다란 함성이 날아왔다.

 나도 손을 흔들었다. 나와 헬리오스가 함께 도주하는 것을 기대하는 팬들도 적지 않은 것 같았다.

 하긴, 나도 나중에 레이스를 다시 감상하면서 웃음이 터지기도 하니까.

 둘만이 끝도 없이 앞으로 치고 나가며 다른 우마무스메들이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기묘한 매력이 느껴졌으니.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헬리오스랑 달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은 하면 안 되는 걸까.

 태양을 독점하고 싶다는 마음은, 그렇게나 죄가 깊은 걸까.

 

 


 

 

「다들 컵 준비됐어? 그럼 자, 파머, 우승 축하해!」

 

 라이언이 운을 띄우자, 모두 함께 「건배!」라고 소리쳤다.

 밤이 오고 라이언이나 맥퀸을 비롯한 이들이 찾아와 축하연을 열자고 제안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학교 안에 마련되어 있는 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꽤 많은 수의 우마무스메가 있었다. 어쩐지 조금 부끄럽기도 했다.

 샤커까지 있을 줄이야. 누가 데려온 걸까 조사해 보니, 바로 헬리오스였다.

 

「억지로 끌려왔다고.」

 

 샤커가 그렇게 말했다. 그 애의 교우 관계란 정말 넓디넓구나…… 누구든 친해질 수 있는 사람.

 그 헬리오스는 아까 전부터 계속 휴대폰만 노려보고 있었다.

 

「헬리오스, 무슨 일 있어?」

「아가씨도 참, 계속 꼬셔 봤는데 답장이 안 와……」

「아……」

 

 그런 헬리오스라도 쉽사리 친해지지 못하는 아이가 한 명 있었다.

 가엾게도. 루비도 답장 하나 정도는 해 줘도 좋았을 텐데…….

 아니면 휴대폰을 못 보는 상황인 걸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도중 맥퀸이 내게 다가왔다.

 

「파머, 정말 축하드려요. 메지로의 우마무스메로서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맥퀸…… 고마워. 게다가 이런 파티까지 열어 주고.」

「신경 쓸 것 없답니다. 가끔 이런 것도 필요하지 않겠어요?」

「맥땅~~ 들어 봐~ 아가씨가 철벽 쳐~」

「무, 무슨 말씀인지요?」

「아가씨가 날 쌩까고 있어어…… 답장도 안 오고, 완전 뿌에엥임……」

「???」

「이대로 있다간 멘붕 올 것 같아~ 맥땅, 기분 떡상할 만한 얘기 없어?」

「무슨 말씀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헬리오스가 맥퀸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맥퀸이 저 말을 반이라도 이해하면 다행이려나.

 그래도 한동안은 이야기를 더 들어 줬지만, 결국엔 「……어떻게든 될 거예요!」라고 적당한 위로만 남기고 디저트 탐방 작업으로 돌아갔다.

 좀 더 공부해야겠는걸, 맥퀸.

 

「앗!」

 

 방치되어 있던 헬리오스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왜 그래?」

「답장, 아가씨가 답장을 보냈어!」

「진심?」

「레알 진심! 어디 보자……」

 

 헬리오스와 같이 화면을 들여다보니, 『죄송합니다. 트레이닝 중이라 휴대전화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축하연은 여러분이 대신 즐겨 주세요.』라는 답장이 와 있었다.

 

「또 차였다……」

「괘, 괜찮아. 일부러 무시한 건 아니었잖아?」

「글치만…… 아.」

「응?」

 

 뒤에 메시지가 하나 더 있었다. 이것도 루비가 보낸 거였다.

 

『오늘 레이스는 잘 보았습니다. 적성이 아닌 레이스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귀감이 될 만한 자세였습니다. 저도 그 투지를 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친구분께, 우승 축하드린다고 전해 주세요.』

 

「에, 이 말은……」

「오오…… 잘됐네. 루비가 이렇게 칭찬해 주다니……」

「이, 이거, 나 기뻐도 되는 부분?」

「그런 부분 같은데?」

「앗싸아──! 최고야앗!」

 

 다들 큰소리에 놀라 무슨 일인가 하고 잠깐 이쪽을 보더니, 『평소랑 똑같은 헬리오스네』 하고는 원래 얘기로 돌아갔다.

 정작 나는 어떠냐고 묻는다면…… 그야 기뻤다.

 드디어 루비도 헬리오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걸지도 모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 빛을 거부할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서로 길은 다를지라도, 언젠가는 분명.

 

(그 『언젠가』가 오면, 나는……)

 

「이것 좀 봐 봐, 네이처! 아가씨가 있잖아~!」

「에, 뭔데? 난 모르는 얘기인데……」

 

 루비에게 답장받은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고자 뛰쳐나가는 헬리오스를 미소로 배웅하며, 혼자 밖으로 나왔다.

 잠깐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고 싶었다.

 

 밤하늘을 하얗게 뒤덮은 별들. 너무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사람은, 별빛만으로는 살 수 없다. 태양이 있어야 해.

 태양은 모두의 것. 나만이 독점해서는 안 돼.

 

「그건 알고 있는데 말이지……」

 

 혼자 중얼거렸다.

 그래도 상상하게 된다. 저 태양을 계속, 계속 내 옆에 있게 둔다면.

 평생 질리지도 않고 만족하며 살겠지. 영원히 행복할 거야.

 아무리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태양의 빛을 기운 삼아 극복해 낼 수 있을 거다.

 

 그런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미래를 바라도 되는 걸까.

 

「음── 모르겠어……」

 

 뒷통수를 긁적였다. 답이 나올 리가 없었다.

 절대 답이 나올 수 없는 문제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생각할 때마다 힘든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나도 나를 모르겠어.

 

「저기~ 파머찡.」

「왓!」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눈앞에 헬리오스가 있었다.

 심장 터지는 줄 알았네…….

 

「뭔 일 있어?」

「아니,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다른 애들이랑 얘기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파머찡이 안 보인다 싶어서. 오늘의 주인공은 파머찡이잖음?」

「아, 그랬나……」

 

 아무래도 기껏 찾으러 와 준 모양이었다.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기분 별로야?」

「아냐, 잠깐 바람 좀 쐬고 싶어서. 이제 돌아가려고.」

「그럼 다행인데……」

 

 그런 말을 하면서 헬리오스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뭔가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말하질 않네. 헬리오스답지 않아.

 

「뭐 붙어 있어?」

「음~…… 파머찡, 지금 별로지?」

「엣.」

 

 그렇게 심각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나. 내 얼굴을 더듬더듬 만져 봤다.

 평소랑 똑같은 얼굴이었던 것 같은데.

 

「기껏 이겼으니까 좀 더 빵긋빵긋해 보자구☆」

「지금도 기뻐하고 있어.」

「그랭? 그럼 됐고!」

 

 거기까지만 말하고 헬리오스는 입을 다물었다. 잠시간 둘이서 밤하늘을 바라봤다.

 어쩐지 고요했다. 헬리오스는 늘 귀가 아플 정도로 기운이 넘치니까, 이런 분위기로 지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마음이 편안했다. 내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오늘 있잖아.」

「응?」

「재밌었지.」

「인정! 파머찡이랑 뛰면 기분 째진다니까! 다음에도 같이 달리자구~」

「당연하지. 다음엔 내가 마일 거리에서 뛰는 것도 괜찮겠다. 항상 내 특기 거리에만 맞춰주고 있잖아.」

「그런 건 신경 쓰지 마!」

「신경 쓴다기보다는, 내가 달려 보고 싶어.」

 

 그렇게 말하자, 헬리오스는 또 반짝이는 미소를 보여 주었다.

 

「대박, 존잼일 것 같아. 마일에서 파머찡이랑 달리고 싶다~」

「어쩌면 마일에서도 내가 이길지도 모르지.」

「아──! 그렇게 나오시겠다! 나, 내 특기 거리에서는 절대 안 짐! 완전 박살 내 줄 거야!」

「기대하고 있을게.」

 

 둘이 같이 웃었다. 눈부셔. 역시 헬리오스는 너무도 눈부신 우마무스메다.

 그 빛에 나는 저항 한번 못 하고 이끌려 버린다. 나만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나, 헬리오스랑 만나서 다행이야.」

「으에? 갑자기 뭐임? 부끄러운뎅.」

「더 부끄러워해도 돼. 다행이야, 진짜. 인생이 변해 버릴 정도로.」

「음~ 그건 찐사랑 같은데? 파머찡 사랑이 무거운 여자였어~?」

「응. 내 사랑은 무거워.」

「……나도, 파머찡이랑 만나서 최고였어.」

 

 정말일까. 내가 헬리오스에게 해 준 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받기만 했을 뿐. 그런 마음이 얼굴에까지 드러났었던 걸까.

 

「파머찡, 내 말 안 믿고 있지?」

「아니, 그게…… 그치만 나, 헬리오스한테 해 준 게 없는걸.」

「뭔 소리?」

 

 헬리오스의 화난 얼굴. 이건 정말 진귀한 장면이다.

 이 애, 기본적으로 남한테 화를 안 내니까.

 

「나 멘붕할 때마다 같이 있어 줬잖아. 공부도 가르쳐 줬고, 트레이닝도 둘이 같이하고, 레이스까지……」

「그건……」

「애초에 말야, 뭘 해 줘야만 친구인 게 아니잖아?」

「……그렇네.」

 

 헬리오스의 말은 타당했다. 전면적으로. 나는 깔끔하게 백기를 들었다.

 

「헬리오스 말이 맞아.」

「응. 그보다 클난 거 아님? 다들 파머찡 존버중인 거 아냐? 오늘 주인공은 파머찡이잖아. 얼른 돌아가자!」

「그래.」

 

 헬리오스가 「간다앗~!」이라고 소리를 치며 복도를 걸었다. 나는 그 뒤를 따랐다.

 그 뒷모습을 향해 말을 던졌다.

 

「고마워. 나의 태양.」

「오, 그거 파머찡이 항상 해 주는 말이잖아! 그거 좋아~」

「정말?」

「뭔가, 뀨웅! 하는 느낌이야. 내 심장이?」

「그럼 앞으로도 계속 말해줄게.」

 

 역시 모르겠어. 헬리오스가 만약, 루비를 돌아보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그때 나는……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혹은 내 옆에만 있어 달라고 꼴사납게 절규할지도 모르고.

 그때가 오지 않으면 몰라.

 

 그래도, 설령 어떤 일이 벌어진다 해도, 아마 나는 헬리오스와 쭉 함께 있겠지.

 있을 수 있게끔 노력할 거야. 왠지 그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지금 즐거우니까, 그거면 된 거 아니겠어.」

「뭐라고 말했어?」

「아니~ 아무 말도.」

 

 이 태양 같은 아이의 빛을 잔뜩 머금고.

 나는 오늘도,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랜만에 오셨다가 아이고 콜록콜록 이 짠내는 뭐야 하신 분들껜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재밌잖아,,,,,, 짠내투어,,,,, 신선하잖아,,,!!

 

아무튼 늘 그랬듯이 아마 다음은 몰루 차례겠네요

번역 텀 정말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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