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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블루 아카이브

유우카 「호감도가 보이는 안경?」

by 츄라라 2023. 7. 22.

 

소량의 우타히비 포함!

 

クロワ │ https://www.pixiv.net/artworks/102068948

 

작가 : 草鳥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189417#1 

 

#ブルーアーカイブ #百合 ユウカ「好感度が見えるメガネ?」 - 草鳥の小説 - pixiv

手渡された何の変哲もない(ように見える)黒ぶち眼鏡を見下ろす私はかなり怪訝な顔をしていたと思う。 「そうなんですっ! これは我々エンジニア部の最新技術が盛り込まれた発明品でして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헤이세이 때 뼈도 안 남게 사골국을 끓였던 그 패러디입니다.
밀레니엄의 과학력이란 편리하네요.

2023/07/03 [소설] 남성 인기 랭킹에 올랐다고 합니다. 야호─

 

 

 


 

 

 손에 쥐어진 평범한(것처럼 보이는) 검은 안경을 바라보는 내 얼굴은, 남들이 보기엔 꽤 의아한 표정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습니다! 이건 저희 엔지니어부의 최신 기술이 응축된 발명품으로, 렌즈 너머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에서 드러난 감정을 수치화하여────」

 

 손짓 발짓을 동원하여 기쁜 듯이 해설을 늘어놓는 코토리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한다.

 외형도 중량도 일반 안경과 똑같다. 여기에 얼마나 많은 기술이 투입되었을지 상상해 보면 나름대로 흥미가 끓어오르나, 그와 동시에 여기에 들어간 예산을 생각해 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러니까, 이 안경을 쓰면 나를 향한 상대의 호감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거구나. 그래서? 왜 굳이 나를 불러낸 거야?」

 

「좋은 질문이에요! 유우카 선배께서 그 안경의 실험 대…… 샘플 데이터를 수집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실험 대상이라고 하려 한 거 아니야?」

 

「어흠, 사실 이 안경은 착용자의 지인 호감도만 측정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아는 사람 중에 교우 범위가 가장 넓을 것 같은 유우카 선배에게 부탁드리고 싶었습니다.」

 

 시치미를 떼며 설명을 이어가는 코토리.

 확실히 나는 회계로서 여러 학생과 대면하고 있으니, 밀레니엄에서도 제법 발이 넓은 편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욱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

 

「교우 관계라면 우타하 선배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그쪽엔 부탁하지 않은 거야? ……그러고 보니 선배가 보이질 않네. 히비키도 그렇고.」

 

 주변을 힐끗 둘러봤으나, 공장 느낌이 물씬 나는 여기 엔지니어부엔 코토리밖에 없었다.

 외부 활동을 꺼리는 두 사람이 이곳을 비우는 경우는 드문데 말이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던진 질문에, 코토리는 곤란한 듯이 볼을 긁적인다.

 

「아~…… 유우카 선배의 말대로, 처음엔 우타하 선배가 자진해서 나섰습니다만.」

 

「뭔가 문제라도 생긴 거야? 설마 폭발에 휘말렸다든가……」

 

「아뇨아뇨, 안전성은 보장되어 있으니 안심해 주세요! 다만, 그게…… 안경을 쓴 선배가 히비키를 보고 『……90?』이라고 중얼거린 순간, 히비키가 홍당무가 돼서는 우타하 선배를 쫓기 시작했거든요. 우타하 선배는 천둥이를 타고 도망가 버렸고,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어요.」

 

「에, 뭐야 그게.」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보다 90은 무슨 소리야? 혹시 그게 호감도 수치인가?」

 

「역시 예리하시네요. 네에, 이 안경이 측정한 호감도는 수치화되어 표시됩니다. 시험 삼아 안경을 쓰고 저를 바라봐 주시겠어요?」

 

 당혹스러웠지만, 일단 말하는 대로 안경을 써 봤다.

 코토리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자 놀랍게도 몇 초 채 지나지 않아 안경이 살짝 진동하더니, 시야 안에 숫자가 표시됐다.

 

 토요미 코토리 : 48

 

「48이라는데.」

 

「엣, 꽤 높네요. ……이거 생각보다 부끄러운데요……」

 

「높은 거야? 평균이 몇인지 물어도 될까?」

 

「네, 평균은 대략 30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수준이죠. 30 아래라면 미움받고 있는 거고, 대체로 40 이상이면 최소한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는 거죠!」

 

「그럼, 코토리는 나를 그럭저럭 좋아하고 있단 뜻인가?」

 

「……뭐, 뭐어,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보기 드물게도, 코토리가 평범하게 부끄러워하고 있다.

 예산을 화끈하게 탕진하는 것이 일상인 엔지니어부는 나에게 있어 큰 골칫거리였고, 지금껏 의식한 적은 그다지 없었지만…… 이렇게 보니 조금 귀엽게 보인다.

 

 코토리의 해설에 따르면, 안경 렌즈에서 무해한 비가시광선을 망막에 투사함으로써 호감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착용자 외에는 볼 수 없다는 모양이다.

 

「그래서 어떠신가요. 협력해 주실 수 있을까요?」

 

「으음…… 협력이라 해도, 나도 바쁜데.」

 

「유우카 선배는 업무상 여러 동아리를 만나고 다니시죠? 그 김에 지인들을 봐 주시기만 해도 괜찮으니,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읏…….

 이렇게 정면으로 부탁해 오는 거엔 약한데.

 나는 고민에 잠겨 있다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정말인가요!? 감사합니다!」

 

 훌륭한 90도 인사를 보이는 코토리를 앞에 두고, 역시 나는 무른 사람인 걸까 생각하며 몇 번인가 한숨을 내쉬었다.

 

 


 

 

 30 미만 → 미움받고 있음, 적어도 호의적인 감정은 아님

 30 ~ 40 → 보통

 41 ~ 50 → 약간 호의적

 51 ~ 70 → 친구

 71 이상 → 깊은 친애

 

 대략적인 기준은 이러한 것 같다.

 거기에 코토리는 『참고로 80을 넘으면 확실하게 러브의 영역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러브, 라…… 있을 리가 없지.」

 

 복도를 걸으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음이 무겁다.

 회계로서 다양한 동아리와 교류하고 있는 건 맞지만, 그중 대부분은 예산과 관련된 이야기고, 그 과정에서 혹독한 말이 튀어나오는 건 필연적이라 할 수 있으니까.

 

 즉, 다른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좋은 인상이 아닐 거라는 말이다.

 그걸 숫자라는 명확한 기준으로 보여준다고 하니 마음이 무겁다는 것이고.

 

 그보다 그 기준에 따르자면, 히비키는 우타하 선배를 상당히…….

 

「어디, 오늘은…… 게임개발부부터구나.」

 

 낯익은 꼬마 네 명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아이들에게는 폐부 건으로 이런저런 엄한 말들을 늘어놨었으니, 나에 대해 그다지 좋은 감정은 없겠지.

 솔직히 말해 가장 불안하다.

 

 어깨가 축 늘어진 채 걷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부실 앞.

 조금 망설여졌지만, 멈춰있어 봤자 어쩔 수 없다.

 희미하게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문에 노크하자, 『네에~!』라는 활기찬 대답이 돌아왔다.

 

「누구세…… 유우카잖아! 뭐 하러 온 거야!」

 

 얼굴을 마주한 지 1초만에 적의를 드러낸 모모이가 나를 맞이한다.

 방 안에는 미도리와 아리스 쨩, 어쩐 일로 로커 밖으로 나와 있는 유즈가 『유우카다』 『유우카군요!』 『유, 유우카……?』라며 나를 쳐다본다.

 

「뭐 하러 왔냐니, 사전에 메일을 보내놨을 텐데? 다음 분기 예산이랑 부장 회의 일정을 보고하러 온 거야.」

 

「어, 그랬나? 못 봤어─」

 

「유우카, 안경을 썼군요! 새로운 장비입니까?」

 

「응. 잠깐이지만.」

 

 모모이의 허리춤에 매달려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는 아리스 쨩. 오늘도 귀엽네.

 뭐든 대충인 모모이에 비해 정말 착한 아이구나…… 마음 깊이 감동하던 중, 안경이 살짝 진동한다. 한 번에 여러 사람이 시야에 들어와 조금 렉이 걸리긴 했지만, 무사히 측정이 끝난 모양이다. 어디 보자…….

 

 사이바 모모이 : 69

 사이바 미도리 : 67

 텐도 아리스 : 7$

 하나오카 유즈 : 63

 

「엣.」

 

「왜 그래? 유우카, 눈이 휘둥그레졌어.」

 

「아, 아무것도 아냐……」

 

 노, 높아!

 내 예상보다 2배 이상 높아!

 아리스 쨩은 이상한 문자도 섞여 있지만, 이건 70대라고 봐도 되는 거지?

 거짓말…… 너무 기뻐…….

 

「……훌쩍.」

 

「엑, 갑자기 울기 시작했잖아. 무서워…」

 

「이제 그만 돌려보내자, 언니. 오늘 유우카는 뭔가 기분 나빠.」

 

「유우카, 괜찮나요? HP나 MP가 모자란다면 여관에서 쉬는 게 좋습니다.」

 

「……저 안경……」

 

「응…… 그럴게……」

 

 사이바 자매가 뭔가 실례되는 발언을 했던 것 같지만, 귀에 잘 들어오질 않았다.

 그야 나는 이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니까.

 따뜻한 마음을 품에 안고, 나는 게임개발부를 뒤로 했다.

 

 본래 목적을 잊고 왔다는 걸 깨달은 건, 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 뒤로 여러 부실을 전전했다.

 신소재개발부, 트레이닝부, 베리타스, C&C 등등…….

 정말 놀라웠던 것은, 그 누구도 내게 악감정을 품고 있지 않았다는 것. 오히려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난 미움받는 사람이 아니었구나……!」

 

 솔직히 말해,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고마워, 코토리. 고마워, 엔지니어부…….

 일단 오늘 들러야 할 곳은 다 들렀고, 남은 건 세미나로 돌아가 평상 업무를 처리하는 것뿐이네.

 

 껑충껑충 뛰고 싶은 마음을 꾹 억누른 채 걷고 있다 보니 세미나 부실이 보였다. 하지만 그 전에, 마침 복도로 나와 있던 코유키와 먼저 눈이 마주쳤다.

 헉, 하는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고, 직후 코유키는 빠른 걸음으로 내 옆을 지나가려 했다.

 

「앗, 어디 가는 거야, 코유키? 설마 또 땡땡이치는 건……」

「아, 아니에요! 화장실에 가는 것뿐이에요! ……노아 선배랑 둘이 있는 건 숨이 막혀서……」

 

 점점 멀어져 가는 탓에 끝부분은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근처 화장실로 향하는 걸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다.

 무턱대고 의심하는 것도 좋지 않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깨에 힘을 뺀 순간, 어느새 익숙해진 진동이 내 정신을 붙잡았다.

 

「계속 바라보고 있지 않아도 측정되는구나. 어디 보자…… 뭣, 76?」

 

 눈을 의심했으나, 렌즈에는 누가 봐도 명백히 『쿠로사키 코유키 : 76』이라 표시되어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코유키는 무조건 날 미워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날 좋아해 주고 있던 걸까? 아니면 이 안경에 문제가 생긴 건가?

 아니, 그랬다간 여태 측정했던 호감도에도 의심이 피어날 거다. 합리적이진 않지만, 되도록이면 그 가능성을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중에 코토리에게 말해둬야겠네……」

 

 약간 풀이 죽은 채로 세미나 부실 안에 들어서니, 책상 앞에 앉아있던 노아가 홱 고개를 들었다.

 

「유우카 쨩, 수고 많았어요.」

 

「응, 노아도.」

 

「슬슬 돌아올 시간인 것 같아서 커피를 타뒀답니다.」

 

「고마워.」

 

 노아가 책상 위에 놓아둔 머그컵을 입가로 옮기자, 딱 맞는 온도가 느껴졌다. 역시 노아야.

 

「그러고 보니 유우카 쨩, 안경을 쓰고 있네요? 시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던 것 같은데……」

 

「아, 이건……」

 

 이제 샘플은 충분히 모였을 테고, 다른 사람도 아닌 노아에게 숨길 필요는 없겠지.

 판단을 마친 나는 이 안경에 관해 설명하려다가── 진동에 말이 막혔다.

 

 우시오 노아 : 320

 

「……하?」

 

「왜 그러나요?」

 

 건너편에 앉아 있는 노아가 이쪽을 들여다본다.

 나는 열풍을 얼굴에 뒤집어쓴 듯한 감각에 에워싸였다.

 

 뭐야 이 숫자? 버그? 내가 잘못 본 건가?

 안경을 벗고, 눈가를 문지르고, 다시 써 본다.

 

 우시오 노아 : 322

 

「늘어났어!!」

 

「괘, 괜찮은가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무심코 고성을 지르고 만다.

 노아 역시 놀랐는지,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온다.

 

「자, 잠깐 기다려. 마음의 준비가.」

 

「하지만 유우카 쨩, 얼굴이 새빨갛다고요? 혹시 감기라도 걸린 건……」

 

「괘…… 괜찮아. 괜찮으니까.」

 

 시, 심장에 안 좋아!

 몇 번을 다시 봐도 호감도는 변하지 않았고, 여태 본 적 없는 수치가……

 

 우시오 노아 : 324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리 봐도 이건 이상해. 완전 이상해. 특히 숫자가.

 

「미안, 노아. 잠깐 자리 좀 비울게.」

 

「정말 괜찮은 건가요? 보건실에 가는 거라면 동행할게요.」

 

「괜찮아, 잠깐 세수만 하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 나는 재빨리 부실을 빠져나와, 충분히 거리를 둔 후 전화를 건다.

 상대는 당연히 코토리.

 

『유우카 선배! 무슨 일이세요? 샘플 수집은 끝나셨나요?』

 

「저기, 코토리. 역시 이 안경 이상한 것 같아. 말도 안 되는 수치가 나오고 있어.」

 

『말도 안 되는 수치……? 흠, 그건 어느 분인가요?』

 

「노아야. 처음 봤을 때는 320이었고────」

 

『정상이네요.』

 

「잠깐.」

 

 그렇게 즉답할 건 아니지 않나!?

 

「아니, 그래도…… 320이라고, 320. 정말 눈을 의심했다니까. 이래서야 다른 데이터도 신뢰도가 떨어지는 거 아냐?」

 

『으음, 그치만 노아 선배라고 하셨잖아요? 확실히 놀랄만한 수치긴 하지만, 저는 납득이 되네요!』

 

「에에……? 하지만, 그 말은, 그러니까…… 노아가 나를, 엄청…… 조, 조, 좋아……한다는 말이잖아.」

 

『그렇죠~』

 

「저기, 뭔가 점점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 같은데?」

 

『그야, 남의 사랑 얘기를 듣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걸요……』

 

「사랑 얘기가 아니라고! 나는 진지하게……」

 

 물고 늘어지려는 나를 가로막듯이, 통화 너머로 조그맣게 헛기침이 들렸다.

 

『저기, 유우카 선배. 단언컨대, 측정된 수치와 실제 감정이 큰 괴리를 보이는 경우는 없어요. 그 점에 관해서는 개발 단계에서 몇 번이고 심혈을 다해 체크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 낸 기능이거든요. 그 안경이 시작 단계인 이유는, 아직 대략적인 수치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래 의도대로라면 소수점 아래 다섯 번째까지────』

 

「요약하자면……?」

 

 장황한 해설이 시작될 것 같아 슬쩍 질문을 넘기자, 코토리는 잔뜩 거드름을 피운 뒤 말했다.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안경에 표시된 수치는 대체로 정확하다는 뜻이죠.』

 

 


 

 

 뭐어, 어찌 됐든.

 이 안경으로 측정한 호감도는 오차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샘플을 수집하려고 했던 이유는, 그 측정을 더 정확히 하기 위해서라고.

 타협이라곤 없는 마이스터답다고 해야 할까…….

 

「하아……」

 

 안경을 벗어, 전용 케이스에 넣어 놓는다.

 이제 발명품은 지긋지긋해.

 나는 작게 한숨을 쉬고, 세미나 부실로 돌아갔다.

 

「유우카 쨩! 괜찮아요?」

 

「응, 이제 멀쩡해.」

 

 그리 대답하자, 노아가 안도의 미소를 짓는다.

 그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심장이 쿵쾅쿵쾅 방아를 찧었다.

 

 노아는 나를 좋아한다. 그것도, 상식 이상으로.

 나는 앞으로 그 사실과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태블릿 단말기와 PC의 전원을 켜고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좀처럼 집중이 되질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320이라는 숫자가 빙글빙글 원을 그리고 있었다.

 

 ……확인해 보고 싶어.

 

「……노아?」

 

「네, 무슨 일인가요?」

 

 꿀꺽, 침을 삼킨다.

 잘 생각해 보니, 내가 이런 말을 꺼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나는 화면을 응시한 채 물음을 던진다.

 

「노아는 날 좋아해?」

 

「네, 유우카 쨩을 아주 좋아한답니다♡」

 

 노아가 활짝 웃는 얼굴로 즉답했다.

 귀에 익은 말. 평소에는 『네네』하면서 흘려들었던 말.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들린다.

 얼굴이 뜨거워. 저 좋아한다는 말은, 진심이다.

 

「……그러고 보니 유우카 쨩, 그 안경은 어떻게 된 건가요?」

 

 오싹.

 갑자기 내게 던져진 그 목소리가, 어째선지 피가 얼어붙을 정도로 차갑게 들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평소와 같은 미소── 그러나 어딘가 두려움이 느껴지는 얼굴에, 나는 등골을 바르르 떨었다.

 

「그건, 말이지…… 노아.」

 

「그 안경으로 무얼 보고 있었나요?」

 

 식은땀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온다.

 이상하네. 분명 에어컨을 틀어놨을 텐데. 아하하.

 

「유우카 쨩?」

 

「…………네.」

 

 담담한 추궁에서 벗어날 길은 없었고.

 나는 안경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했고── 설명을 전부 들은 노아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두세 마디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유우카 쨩.」

 

「왜, 왜 그래?」

 

「오늘 본 건 전부 잊어 주세요.」

 

「그래도」

 

「잊어 주세요.」

 

「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그 안경은 개발이 중지됐다고. 코토리가 눈물을 머금고 말해 주었다.

 우타하 선배와 히비키도 조금 안심한 것처럼 보였지만…….

 

 어떠한 경위로 그렇게 됐는지는 무서워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동안 노아의 웃는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게 됐다는 것 정도려나…….

 

 

 


 

 

익숙하지만 미치도록 맛있는 맛

난 이런 내용이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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