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행복한 테이네이 이야기] #4-2 감기에 걸린 네이처

by 츄라라 2023. 8. 7.

 

낙양 │ @love_tei0 │ https://nagyang.postype.com/post/13310039

 

작가 : じゃこ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7439573#9 

 

#4 テイオーとネイチャのまとめ | 幸せなテイネイの話 - じゃこの小説シリーズ - pixiv

☆=リクエストで書いたお話 ♡=同棲してるお話 ◎=キスの描写有 2p 入学したてほやほやで、テイオーのことカッコイイキラキラウマ娘だと思ってたら実はめっちゃ可愛いじゃん…と気

www.pixiv.net

 

 

 


 

 

아침부터 약간의 권태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사소한 것.

그래서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정오를 지나면서부터 오한과 두통이 찾아와, 설마 하면서 열을 쟀더니 37.7이라는 숫자가.

이런 상태로 접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서둘러 어머니에게 연락하여 휴가를 냈다. 그 후 자주 가는 내과에서 진찰받은 결과, 단순한 감기라고. 고열에 대비한 해열 진통제, 기침과 인후통을 억제하는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깐 외출했을 뿐인데 피로감이 상당해, 조금 쉴 생각으로 소파에 앉았다. 하지만 그 직후, 둥실둥실 떠 있는 것 같은 감각에 더 이상 움직일 기운조차 나지 않았다. 머리를 삶는 듯한 열과 두통에 정신이 아득해졌고, 그것을 거스를 힘은 당연히 없었다.

근처에 있던 담요를 가져와 몸 위에 덮자, 곧바로 의식이 깊이 떨어졌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어째선지 침실의 침대 위에 있었다.

휴대폰도 머리맡에 놓여 있고, 옷도 잠옷으로 바뀌었다.

순간 무의식 중에 스스로 해낸 걸까 생각했지만 사이드 테이블에 스포츠 드링크와 체온계가 놓여 있었고, 이마에는 쿨패치까지 붙여져 있었다. 심지어 에어컨과 공기 청정기까지 가동된 상태.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이미 테이오가 돌아오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그제서야 전부 그녀가 해 준 것이라 이해한다.

폐를 끼쳐 버렸네, 무거웠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몸을 일으켜, 스포츠 드링크를 쥐고 뚜껑을 돌렸다.

생각보다 몸이 수분을 간절히 원하고 있던 것인지, 단숨에 반 정도를 들이켰다. 똑똑, 그 순간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조금 쉰 목소리로 대답하자 문이 열리며 마스크를 착용한 테이오가 들어왔다.

시선이 엉켰고, 그녀는 살며시 눈웃음쳤다.

 

「몸은 좀 어때?」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려나…… 이것저것 신세 져서 미안해, 고마워.」

「아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감기야?」

「그렇대.」

「열은?」

 

질문을 받고 옆에 놓여있던 체온계로 열을 재 보니, 37.3도로 조금 낮아져 있었다.

테이오에게 보여주자, 안심한 듯 숨을 깊게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죽 끓였는데, 먹을 수 있겠어?」

「응, 먹을래.」

 

잠깐만 기다려, 테이오는 그렇게 말하고 침실 밖으로 나갔다.

조금 뒤, 물이 담긴 컵과 처방받은 약, 죽그릇을 실은 쟁반을 들고 그녀가 돌아왔다.

 

「고마워.」

「후~ 식혀 줄까?」

「됐어, 애도 아니고……」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죽을 깨끗이 먹어 치우고, 처방받은 약의 설명서로 시선을 옮긴다.

고열까진 아니니 인후통을 가라앉히는 약만 삼키고, 잘 먹었습니다. 손을 합장한다.

테이오가 식기를 정리하는 동안 이를 닦은 후, 다시 침대로 돌아온다.

마침 그 순간 휴대폰이 울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어머니의 걱정이 담긴 문자가 와 있었다.

오늘 갑자기 쉬게 된 것을 다시 한번 사과드리면서, 감기였다는 이야기와 지금은 열도 많이 내렸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자 곧바로 답장이 왔다.

오늘따라 답장이 빠른데? 아직 영업이 끝났을 시간은 아니다. 가게도 한가하진 않을 텐데.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던 도중, 갑자기 착신음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 대화를 나눠보니, 아무래도 오늘은 손님의 발길이 일찍 끊겼다는 것 같다.

젊은 손님들이 내가 없음을 아쉬워했다든가 단골손님이 감기에 좋은 민간요법을 가르쳐 줬다는 이야기, 어머니의 소소한 잔소리 등. 잔소리는 눈살을 살짝 찌푸린 채 들었다.

 

『그래도 역시 네가 없으면 가게에 활기가 없어. 얼른 기운 넘치는 얼굴로 돌아오렴.』

 

그 말을 듣고,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미안, 고마워. 그리 말하고 전화를 끊자, 이미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이제 슬슬 잘 준비를 해야겠네. 그러고 보니 테이오는 오늘 어디서 잘 생각인 걸까.

설마하니 감기 환자인 내 옆에서 잘 리는 없을 테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목욕을 마친 테이오가 침실로 돌아왔다. 그녀에게 어디서 잘 것인지 물어보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이내.

 

「그렇구나, 그렇네……」

 

라고 중얼거렸다.

말하지 않았으면 분명, 평소대로 같이 잘 생각이었겠지.

쓴웃음이 지어졌다. 결국 테이오는 손님용 이불을 거실에 깔고 자기로 했다.

그녀가 잘 준비를 하는 동안 두통이 다시 찾아와, 나도 모르게 이마에 손을 얹고 만다.

그 모습을 봤기 때문인지, 베개를 가지러 왔던 그녀가 전혀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침대에 걸터앉은 테이오가 눈썹을 누그러뜨리고, 마스크 너머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본다.

 

「괜찮아?」

「응, 머리가 조금 아픈 것뿐이야…… 괜찮아.」

「정말?」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녀의 얼굴엔 여전히 수심이 가득했다.

 

「역시 네가 잠들 때까지 같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

「괜찮다니까, 먼저 자.」

「정말 괜찮은 거 맞아? 무리하는 건 아니고?」

「괜찮아, 무리하는 거 아니야.」

「불안하진 않아?」

「하여튼─ 이제 익숙해졌으니 괜찮다니까.」

 

무심히 목구멍을 지나 튀어나온 그 말에, 테이오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건 익숙해지면 안 돼.」

 

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무겁고 슬픈 음색을 띠고 있었다.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에 당황하여 굳어있는 동안,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내색을 보이더니 그렇구나, 라며 무언가 납득한 듯이 중얼거렸다.

 

「혼자 느긋하게 쉬고 싶었구나. 미안, 눈치가 없었네.」

「아…… 응……?」

「그래도 무슨 일 있으면 불러 줘.」

 

그녀의 말에 붙잡힌 채 애매한 대답을 남기자, 테이오는 그대로 침실을 떠났다.

잘 자. 조명이 꺼지고, 방에는 어둠만이 남는다.

 

「……끄응.」

 

특별히 이상한 말은 하지 않았을 터. 그런데 테이오는 왜 그렇게 어두운 목소리였을까.

후우, 무심코 한숨을 내쉰다.

침대 위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쓴다. 뒤척이고 있다 보니, 침대가 유난히 넓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공간이 넓었던가.

 

「……」

 

에어컨이 온풍을 내뿜는 희미한 소리, 이따금 섞이는 내 기침 소리.

그 소리뿐인 조용한 공간.

 

마음속에 작은 구멍이 뚫린 것 같은 허무함.

가슴 안쪽이 술렁거려서 진정되질 않는다.

이 감정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고 있다. 수없이 경험하고 익숙해졌을 터인 이 느낌.

 

 

언어로 표현하자면, 쓸쓸함.

 

 


 

 

사락사락, 부드럽게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곤란한 듯이 눈썹을 누그러뜨리고, 타이르는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네이처…… 엄마는 일하러 가야 한단다.』

『……응, 나 혼자 있어도 괜찮아.』

『최대한 빨리 돌아올 테니까, 얌전히 있어야 한다? 약도 잘 챙겨 먹고? 따뜻하게 하고 자고 있으렴.』

『진짜, 엄마는 걱정이 너무 많아. 괜찮다니까…… 다녀오세요.』

『……갔다 올게.』

 

그리고 혼자뿐인 방에서, 나는 곰 인형을 껴안고 울었다.

 

 

아아…… 그렇구나. 내가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던 시절의 기억이구나.

 

 

어렸지만 나름대로 가정 환경을 이해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나를 위해 매일 일하고 계신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때는 오로지 참기만 했다.

 

『외로워……』

 

머리가 아프고 목이 아프고 온몸이 뜨거운 데다가 한기까지 느껴져 괴로웠던 것은 물론, 하지만 그보다도 누구 하나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정신적인 고통이 더 심했다. 곰 인형이 눈물로 축축해질 정도로 울고, 욕심을 토해냈다.

 

『같이 있어 줘, 엄마.』

『왜 일하러 가는 거야.』

『혼자 있는 건 싫어.』

 

『엄마아……』

 

 


 

 

무언가가 눈꼬리를 타고 움직인다.

그리고 서늘한 감촉, 그것들에 의해 의식이 명료해진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지독한 두통, 그리고 온몸에 불이 붙은 것 같은 열기, 뿐만 아니라 등줄기에서 떨리는 듯한 오한이 든다.

어느새 잠에 빠졌던 모양이다. 꿈이었나, 그런 생각을 하며 닫혀 있던 눈꺼풀을 살며시 열자, 마스크를 한 테이오가 눈앞에 있었다.

희미한 윤곽 속, 한순간 눈가가 슬픔으로 일그러진 것이 보였으나,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고 부드러운 눈빛만이 남았다.

뺨에는 그녀의 손바닥이 닿아 있어, 손가락으로 눈꼬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테, 이오……? 왜……」

「걱정돼서 돌아와 버렸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시선을 맞춰 준 테이오가, 손가락으로 앞머리를 쓸어넘겨 주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그녀의 손등이 목덜미에 닿았다.

 

「아까보다 더 뜨거워진 것 같은데?」

「응…… 머리가, 아파……」

「다시 열 재보자…… 잠깐 실례할게.」

 

이불을 살짝 젖혀, 이미 두 개는 풀려 있던 잠옷 단추를 하나 더 풀었다.

팔을 들어 올리고 겨드랑이에 체온계를 꽂는다. 힘이라곤 없는 무기력한 몸 사이에 끼우고 잠깐 기다리자, 전자음이 울렸다. 그걸 손에 든 테이오가 눈살을 찌푸린다.

 

「……올랐어?」

 

쉰 목소리로 물어보자, 그녀가 체온계에 표시된 숫자를 보여 주었다. 38.4라는 숫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괜히 머리가 더 아파진 느낌이다.

 

「받은 약 중에 해열제도 있었지? 가지고 올게.」

 

테이오는 단추를 다시 채워 주고 침실을 떠난 뒤, 5분도 채 되지 않아 돌아왔다.

그 손에는 처방받은 약 봉투와 물이 담긴 컵 하나가.

약을 먹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시야가 흔들리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걸 본 테이오가 황급히 손에 들고 있던 것들을 사이드 테이블에 놓아두고, 내 어깨를 누른다.

 

「무리하지 마…… 잠깐만 기다려.」

 

그렇게 말하곤 쿠션 몇 개를 가져와 침대 머리판에 그것들을 깔아 놓았다.

 

「미안, 일으킬게.」

 

등과 무릎 뒤로 팔이 지나는가 싶더니 몸이 붕 떠서, 이내 다시 착지했을 땐 상체만 쿠션에 기대고 있는 자세가 되었다.

 

「등 안 아파?」

「괜찮아, 고마워.」

 

테이오로부터 알약 하나와 컵을 건네받는다. 약을 입에 머금은 뒤 물과 함께 삼키려는 순간, 열로 인해 몽롱했던 탓인지 이상한 방향으로 물컵을 기울인 모양이다. 입 안으로 들어와야 했을 물이 뚝뚝 떨어졌다.

 

「와앗, 네이처, 흘렸어.」

「엑……」

 

테이오가 티슈를 뽑아 떨어진 물을 신속히 닦아낸다.

 

「자, 이쪽으로 숙여 봐.」

 

그녀의 손에 이끌려, 입 안에 물을 머금는 데에 겨우 성공했다.

꿀꺽, 약과 함께 삼키니 옆에서 참 잘했어요, 라고 말하듯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뻤다.

 

「자 그럼, 다시 눕자.」

 

테이오가 다시 한번 나를 안고 시트 위에 누인 후, 엉망이던 이불을 어깨 위까지 단정하게 덮어 줬다.

 

「고마워…… 금방 약효가 들 테니까, 테이오는 먼저 자.」

「……응.」

 

대답은 했지만, 나갈 기색이 일절 없다. 쿠션을 정리하고 따듯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그저 내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을 뿐.

 

「……테이오? 왜 그래?」

 

말을 걸자,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저기, 역시 같이 자는 게 어떨까?」

「……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당연히 안 되지.」

「마스크 써도?」

「써도 안 된다니까, 전염될 거야.」

「그럴 리 없어.」

「아니 아니…… 무슨 근거로 말하는 거래.」

「봐, 나는 무적의 테이오 님이잖아?」

「……그 대사 오랜만에 듣네.」

「나도 오랜만에 말했어.」

「후후…… 그렇구나.」

 

아무리 무적의 테이오 님이라도 감기나 바이러스엔 이길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 그걸 말하는 건 풍류가 없어도 너무 없는 짓이니까.

 

「정말…… 테이오는 외로움을 잘 타는 아이구나.」

「응, 혼자선 쓸쓸해…… 그러니까 부탁할게.」

 

그 표정과 목소리는 부탁보다는 어린아이에게 타이르듯 느릿느릿하고 따스하며 부드러운 것에 가까웠고, 그것이 가슴속에 천천히 스며들어 간다.

대답 대신 손을 끌어당기면, 테이오는 쿠션 하나를 들고 옆으로 다가왔다.

손에 든 그것을 베개 대신 놓고 나서 그대로 부드럽게 안겼다.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심호흡한다. 안심할 수 있는, 좋아하는 사람의 냄새.

그게 너무도 기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 마음속 깊은 곳에 가둬놓고 있었던 감정을 깨달았다.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어렸을 때도, 지금도. 소중한 사람이 이렇게 곁에 있어 주길 바랐어.

 

「고마워……」

 

울먹이는 목소리로 감사를 전하자, 어린아이를 어르듯 톡톡, 부드럽게 등을 두드려 주었다.

그게 굉장히 안심돼서, 눈꺼풀이 저절로 감긴다.

두통도 열도 혼자 있을 때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르게 느껴졌다.

누군가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놀랄 정도로.

 

「같이 있어 줄 테니까…… 잘 자, 네이처.」

 

상냥한 목소리를 들으며, 내 의식은 끊어졌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고 보니 두통과 열이 말끔히 사라진 상태였고, 온몸의 권태감 또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손을 뻗어 체온계를 잡아 열을 측정했더니, 35.9라는 지극히 평범한 숫자가 떠 있었다.

안도하고 옆을 보자 평온히 잠든 테이오가 있어 머리를 쓰다듬었고, 그녀는 작게 웅얼거렸다.

그 반응이 재밌어서 마스크 위로 볼을 쿡쿡 찌르고 있자니, 미간을 찌푸리던 그녀가 눈을 떴다.

 

「좋은 아침, 테이오.」

「……좋은 아침.」

 

조금 뚱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천천히 웃어 보였다.

 

「몸은 좀 어때?」

「꽤 나아졌어. 열도 내려갔다구.」

「그래……」

 

그녀는 안심했는지 눈을 가늘게 떴다가, 그럼 이건 필요 없겠네. 라며 마스크를 벗고 몸을 기울여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다.

 

「테이오 씨도 참, 왜 그래?」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마치 어리광을 부리듯 머리를 비비는 모습을 보이길래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도중, 어느 사실을 떠올린다.

 

「자, 잠깐 기다렷! 기다려 테이오!」

 

서둘러 그녀의 머리를 떼어내자, 입을 삐죽이며 불쾌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뭐야. 뭔데 그래.」

「아니 그게, 나 열났었잖아.」

「응, 근데 열은 내렸잖아.」

「그건 그렇긴 한데, 땀이 났다고! 아직 씻지도 않았고! 그러니까 그게! 너무 가까이 오면……」

 

속사포로 말했더니 기세에 눌려 멍하니 있던 테이오가 후훗, 웃으며 나를 끌어안는다.

 

「잠깐! 방금 한 말 들은 거 맞아!?」

「응, 들었어.」

「아니 그러면 왜!?」

「나는 신경 안 써.」

「내가 신경 쓰여!」

 

어떻게든 떼 보려고 했지만, 역시 현역이라고 해야 할지. 그 몸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네이처의 냄새가 좋아. 엄청 안심되는걸.」

「가,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보다 냄새 맡지 마!」

 

강아지처럼 코를 킁킁거리기 시작한 그녀 탓에 점점 더 본격적으로 수치심이 몰려왔고, 다시 열이 난 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온몸이 뜨거워졌다.

아무리 날뛰어도 그녀의 팔 안에서 도망칠 수 없다.

 

「진짜아…… 이제 좀 봐줘……」

 

병상에서 막 일어난 참이라 날뛸 체력이라곤 진즉에 다 떨어졌다.

포기하고 얌전히 그녀의 품 안에 안겨 있자니, 태평한 목소리가 위에서 내려왔다.

 

「있지, 그거 알아?」

「뭔데.」

 

수마가 덮쳐왔는지, 그녀의 눈꼬리가 멍하니 내려가 있다.

 

「그게…… 좋은 냄새가 난다고 느껴지는 상대랑은 유전자 레벨에서부터 상성이 좋대, 그러니까…… 우리도……」

 

거기까지 말한 후, 그녀의 눈꺼풀은 천천히 닫히고 말았다.

 

「에, 잠깐, 테이오?」

 

이름을 불러도 파란 눈동자는 열리지 않았고, 머지않아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껴안은 채 다시 잠에 빠져 버린 그녀. 힘이 빠진 그녀의 팔에서 빠져나오는 건 손쉬운 일이었지만, 이렇게 안심하고 평온하게 잠든 얼굴을 보여주면, 어쩐지 떠나기 어렵다.

 

「하여간…… 이번만이야.」

 

 

알람이 울릴 때까지만이면, 옆에 있어 줘도 되려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눈을 감았다.

 

 

 

끝.

 

 

 


 

아 중간에 번역하다 헷갈리고 웃긴 문장이 있었어요ㅋㅋㅋ

 

テイオーさんやどしたの? 라는 네이처의 대사인데요,

맥락으로 봤을 땐 '테이오 씨도 참, 왜 그래?' 이게 맞는 것 같긴 한데

저 やどした를 한 단어로 보면 '잉태하다, 임신하다'라는 의미가 있거든요ㅋㅋㅋㅋ

하필 둘이 안고 있는 장면이라 더욱 오묘하고 어? 이거 진짜??? 이런 느낌이 들었던...

 

만약 지금 말한 대로 번역한다면

'테이오 씨, 임신했어?'가 된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