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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스페 쨩과 비를 피하다.

by 츄라라 2023. 8. 9.

 

 

クロワ │ https://www.pixiv.net/artworks/94609960

 

작가 : オレンジの箱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7716941 

 

#ウマ娘プリティーダービー #グラスワンダー(ウマ娘) スぺちゃんと、雨宿り。 - オレンジの箱

シャッターが閉じられているけれど、駄菓子屋か何かだと思われた。 その軒下に、ベンチが一つ置かれている。 私──グラスワンダーは、そこへ腰かけて目の前の街並みと空模様を眺め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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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코멘트

데쥬(デジュ) 선생님이 기획한 「비 우마무스메 합동 창작회」에 참가했습니다. 그래스와 스페 쨩의 이야기.
레이스에서는 불꽃이 튀는 두 사람이지만, 가끔은 느긋한 이야기도. 「타카라즈카 기념 응원!」이라는 서브 테마도 있습니다. 둘이 한 번 더 타카라즈카 기념에서 싸우게 된다면…… 그런 상상.

 

 


 

 

 셔터는 닫혀 있었지만, 막과자 가게 같은 것이라 어렴풋이 짐작했다.

 그 처마 밑에 벤치가 하나 놓여 있다.

 나── 그래스 원더는, 그곳에 걸터앉아 눈앞의 거리 풍경과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이 짧았네요……)

 

 갑작스러운 비였다. 조금 내리는 정도라면 빠른 걸음으로 기숙사까지 돌아갈 수 있겠지만, 이 상태로는 도저히.

 처마 밑을 빠져나오는 순간 흠뻑 젖고 말겠지.

 일기예보에서 비가 내릴 거란 말은 없었기에, 잠깐 쇼핑 겸 외출을 나온 거였는데.

 지금은 장마철인 만큼 요 며칠간 계속 비가 왔었으니…… 만약을 위해 접이식 우산 정도는 가지고 나와야 했었다.

 

「뭐어, 간혹 이런 것도 괜찮겠지요.」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가만히 앉아서, 비가 그치기를 느긋이 기다린다.

 가끔은 이런 시간이 있는 것도 좋겠지.

 아마 소나기일 테니까, 조금 기다리면 잠잠해질 것이다.

 

 딱히 무언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지금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앞에 닥친 커다란 레이스.

 타카라즈카 기념이다.

 

 팬 투표에서 상위권에 들어선 우마무스메만이 우선 출주권을 얻을 수 있는 그랑프리 레이스.

 우리 우마무스메에게 있어선 큰 행사다.

 나는 작년에도 팬분들에게 선택받았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출주권을 부여받았다.

 황송한 이야기다.

 

(저를 뽑아 주신 팬 여러분을 위해서라도, 형편없는 달리기를 보일 수는 없어요.)

 

 타카라즈카 기념은 나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레이스 중 하나다.

 작년에 출주했을 때, 1착으로 골을 뚫고 나와 우승했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다.

 하지만 이유는 하나 더. 줄곧 함께 달려 보고 싶었던 우마무스메와, 처음으로 겨룬 레이스였기 때문에.

 

 그 우마무스메의 얼굴을 머릿속에 떠올리자, 자연스레 웃음이 새어 나왔다.

 언제나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내 기운을 북돋아 준다. 그리고 레이스에서 함께 싸울 때는, 내 사기를 북돋아 준다.

 

「히얏─! 갑자기 쏟아지구 말여─! 너무하구만……」

 

 그래, 딱 이런 목소리로…… 어?

 

「……어라, 그래스 쨩이다.」

「스페 쨩? 왜 여기에……」

 

 지금껏 생각하고 있던 우마무스메의 얼굴이 눈앞에 있었다. 비를 피하고자 당장 보이는 처마 아래로 뛰어온 거겠지.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나의 질문은, 그녀의 모습을 보자마자 대답이 필요 없어졌다.

 학원에서 지정한 체육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닝인가요, 스페 쨩?」

「응. 오늘은 오랜만에 날도 맑길래 마음껏 뛸 수 있겠다! 고 생각해서 나온 건데…… 하아, 갑자기 쏟아질 줄이야. 근데 깜짝 놀랐어~ 그래스 쨩도 여기서 비를 피하고 있었구나.」

「네에…… 일단 여기 앉으세요. 빨리 물기를 닦아야죠.」

 

 나는 옆에 스페 쨩을 앉히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낸다.

 

「괜찮아? 그래스 쨩.」

「당연히 괜찮죠. 가만히 있어 주세요.」

 

 손수건으로 조심스레 스페 쨩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고동 소리가 조금 커졌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바로 앞에 있다. 숨결이 느껴진다.

 

「……이 정도면 될까요.」

「고마워, 그래스 쨩! 그리고 미안해, 손수건을 적셔 버렸네.」

「괜찮아요. 이럴 때를 위해 있는 물건이니까요. 게다가 스페 쨩이 감기라도 걸리면, 저도 난감하거든요.」

「에?」

「이번 타카라즈카 기념, 스페 쨩도 나오지 않던가요? 같이 달릴 수 없게 되면 곤란해요.」

 

 그 때문에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트레이닝하고 있었을 터.

 스페 쨩의 얼굴에 약간 투지가 깃들었다.

 

「응, 그렇지! 나도 그래스 쨩과 달릴 수 없게 되면 곤란한걸. 작년의 복수도 할 수 없게 되니까.」

「어머, 그것까지 신경 쓰고 계셨군요. 하지만 지지 않을 거예요.」

「나도 지지 않을 거야! 타카라즈카에서도 아리마에서도 져 버렸으니…… 다음이야말로 그래스 쨩을 이길 거라는, 그 생각 하나만 품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스페 쨩이 그렇게 말해 준 것이, 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큰 기쁨이었다.

 그녀는 알고 있을까. 나도 당신을 이기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 아무리 고된 트레이닝이라도 소화해 왔다는 것을.

 

 스페 쨩을 이기는 건, 몹시 어렵다. 2번 경쟁해서 이기긴 했으나,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 순간 당하고 만다.

 특히 아리마 기념에서는 누가 이겼는지 잠시간 알 수 없었을 정도로 근소한 차이였다.

 지지 않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도 더 강해질 수 있었다. 좋은 라이벌이란 이런 존재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스페 쨩의 가장 큰 라이벌은, 저니까요.)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가 달리 더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스페 쨩의 얼굴을 다시 한번 보자, 어느새 조금 전까지의 패기 넘치는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조금 나른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어떻게 된 걸까.

 

「스페 쨩, 상태가 좋지 않은 건가요? 역시 몸이 너무 추웠던 게……」

「아아, 아니, 그런 게 아니야. 또 비가 오는구나 싶어서 낙담하고 있었어.」

「네에……」

 

 생각해 보니 어제도 그저께도 비가 내렸었다. 그뿐이겠는가, 최근 1주일 정도 간헐적으로 비가 계속 내리고 있다.

 장마철임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긴 하지만.

 

「스페 쨩, 비는 싫어하나요?」

「음~ 젖는 것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아. 레이스 때는 비가 와도 뛰어야 하니까. 근데 이 시기엔 축축하잖아? 그건 좀 싫을지도.」

「그렇군요.」

 

 조금 의외였다. 스페 쨩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라면서 웃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건 편견인가.

 

「나는 홋카이도 출신이잖아? 거긴 여기만큼 습하진 않거든. 도쿄에 처음 왔을 때, 너무 후덥지근해서 깜짝 놀랐지 뭐야.」

「아아, 그건 알 것 같아요. 제 고향도 이렇게 습도가 높진 않으니…… 일본 사람들은 다부지다고 생각했었죠.」

「다부지다고 할까, 여기서 사는 이상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긴 한데……. 세이 쨩도 자주 『더워~』라면서 축 늘어져 있기도 하고.」

「세이 쨩은 늘 그런 것 같지만요.」

 

 그럴지도, 라면서 스페 쨩이 웃는다. 잘 생각해 보니 이렇게 둘이 느긋이 얘기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물론 교실에서 대화는 자주 하지만, 주변에 다른 아이들도 있으니까.

 타카라즈카 기념을 위해 둘 다 필사적으로 트레이닝하고 있었으니, 그다지 시간이 없기도 했고.

 

「그러니까─ 나는 장마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그럼, 스페 쨩. 비의 좋은 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좋은 점? 글쎄에…… 농민분들께 도움이 된다는 점?」

「그것도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저희가 직접 은혜를 느끼는 점은 아니네요……. 예를 들어, 빗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든가.」

「빗소리라~」

「네. 빗방울 소리는 왠지 모르게 풍류가 느껴지지 않나요? 이를테면……」

 

 나는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키사메』라는 말이 있다고 해요. 숲속 같은 곳에서 물방울이 나뭇가지나 잎을 타고 떨어지는…… 그런 모습을 표현한 말이에요.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상상해 보면, 어쩐지 마음이 평온해지지 않나요?」

「으음~…… 확실히 그렇네.」

「여기가 숲속인 건 아니지만, 예컨대 이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이슬 소리라든가…… 빗소리에는 진정 효과가 있어요. 귀를 기울여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죠.」

「……응, 좋은 것 같아! 그래스 쨩다워.」

 

 스페 쨩의 대답에 기분이 조금 좋아져, 나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리고 비가 오면, 아무래도 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마련이죠.」

「그렇지~ 밖에서 몸을 움직이고 싶긴 하지만……」

「하지만 그럴 때야말로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을까요? 읽으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책을 읽거나, 방을 정리하거나…… 습도가 높으면 평소보다 먼지도 덜 일어나니, 사실 청소하기엔 최적의 계절이랍니다.」

「헤에,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쌓아 둔 책이나 빌린 게임이 몇 개인가 있었지…… 트레이닝만 하느라 손댈 시간이 거의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반강제적으로 실내에 머물게 되는 이 시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페 쨩은 내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 모습에 나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래스 쨩은 대단하네.」

「왜 그러시나요?」

「나는 비가 와서 후덥지근하구나~ 이런 생각밖에 안 했는데…… 그래스 쨩은 비 오는 날의 장점을 찾으려고 하잖아. 그건 참 멋진 일인 것 같아.」

「무슨…… 저는 단지.」

 

 조금이라도 스페 쨩에게 기운을 주고 싶어서 한 말일 뿐이다.

 나는 언제나 그녀에게서 기운을 받고 있으니, 그 보답으로.

 게다가 스페 쨩도 내 말을 솔직하게 받아들여 주었다. 스페 쨩의 그런 꾸밈 없는 모습이, 나에게는 눈부시게 보인다.

 

 그 뒤로 한동안 두서없는 이야기를 나눴다.

 학원 급식이라든가, 요전번 봤던 영화라든가, 여름 합숙에 가서 하고 싶은 거라든가…….

 별거 없는 이야기. 하지만 즐거웠다. 스페 쨩과 함께니까.

 

「아.」

 

 스페 쨩이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시선을 뒤따라가자, 어느새 구름 사이로 맑은 하늘이 보였다.

 역시 소나기였던 것 같다. 비를 피하는 것도 끝. 조금 아쉽다.

 

「그친 것 같네. 갈까, 그래스 쨩?」

「네.」

 

 벤치에서 일어나, 기숙사를 향해 걷는다.

 옆에는 스페 쨩이 있다.

 

「확실히, 비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네?」

「오랜만이지 않아? 그래스 쨩과 둘이서 이렇게 오래 이야기한 거. 이것도 비 덕분일지도.」

「…………」

「나 있지, 마음이 안정돼. 그래스 쨩과 같이 있으면.」

「아으……」

 

 무심코 고개를 돌린다. 그런 올곧은 미소로 그런 말을 하면, 부끄럽잖아.

 언젠가, 당연하단 듯이 이렇게 단둘이 있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기를.

 하지만 지금이 그때는 아니다. 우리 앞에는, 타카라즈카 기념이 기다리고 있다.

 

 학원으로 돌아간 순간, 다시 라이벌이야.

 

「이제 러닝은 끝난 건가요?」

「응. 기숙사까지는 그래스 쨩이랑 걷고 싶은 기분이라 할까…… 오늘은 말이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야, 나도 같은 마음이니까.

 

 

 스페 쨩과 둘이서. 젖은 보도 위를, 천천히 걸어나간다.

 

 

 


 

 

오랜만에 오렌지 박스 님의 그라스페네요!

혹시 맘에 드셨다면 시리즈 작품인 '졸업후 그라스페 단편집'도 추천드립니다.

https://lilyboom-ss.tistory.com/47

묘하게 이 뒤랑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들거든요!

 

최근 방문자 동향을 보니 다들 블루아카를 매우 좋아하시는 것 같고

저도 굉장히 좋아해서 열심히 찾고는 있지만...

백합 위주로만 써 주시는 작가님을 찾기란 정말 어렵네요.

저는 한 커플링만 와다닥 먹는 것보다는 다양한 커플링을 맛보는 걸 좋아하는데

그 다양한 커플링을 찾기도 힘들고요.

걸핏하면 후타나리나 남센세 난입이 나오는 통이라 신음하며 찾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센세는 그닥 번역하고 싶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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