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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에어 샤커, 본가로 돌아가다.

by 츄라라 2023. 8. 22.

 

ナツメ │ @natsume_041 │ https://twitter.com/natsume_041/status/1637418598909239296

 

작가 : Ten-Goo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7963041#1 

 

#ウマ娘プリティーダービー #ファインモーション(ウマ娘) エアシャカールさん、実家に帰る。 -

「今年の有マが終わったら実家に帰る」 「エッ」 師走の頭のミーティングでそう告げると、トレーナーは驚いた猫のように三センチほど浮いて、着地した後、固まった。当然だ。トレーナ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ㆍ 에어 샤커 실장 축하해!!!!!
  함께 7cm를 뛰어넘어 보자……

ㆍ 약간의 샤커 육성 시나리오 스포 있음 (가족 관계)
ㆍ 오리지널 트레이너(유부남) 나옵니다
ㆍ 최종적으로는 샤커파인입니다. (약간 옅습니다)(비교적)

ㆍ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바람을 담았습니다.
ㆍ 샤커, 실장 진짜 축하해! 와 줘서 고마워!!

 

 

 


 

 

「올해 아리마 기념이 끝나면 본가로 돌아간다.」

「엑.」

 섣달을 시작하는 미팅에서 그리 말하자, 트레이너는 놀란 고양이처럼 3cm 정도 공중에 떴다 착지한 후, 굳었다. 당연한 일이다. 트레이너는 나와 어머니의 관계가 최악── 차라리 단절된 것에 가깝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내가 갑자기 귀성을 결정했으니, 여러모로 혼란스러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레이너는 뭔가 말하고 싶은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으나, 무언가를 꿀꺽 삼키고는 「그렇구나」라는 한 마디만 남겼다.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고 항상 말하잖아.」

「…………귀성에, 무언가 이유가 있는 거야?」

 나는 트레이너실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산에 버금가는 골판지 상자 더미를 가리켰다.

「거슬리잖아. 작년부터 네가 담당할 놈들도 늘어났고.」

「샤커가 활약한 덕분이지.」

 트레이너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수줍게 웃었다.

「대부분은 버릴 거야. 다만 버렸다간 저주받을 것 같은 것들만 본가로 가져갈 거다.」

「오케. 그럼 아리마가 끝난 뒤에 연말 대청소를 해야겠네. 나도 필요 없는 서류를 버려야 하니까.」

「서류 같은 건 전부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면 될 텐데, 체제가 낡아빠졌구만.」

「동감이야.」

 내 얼굴을, 트레이너가 지긋이 들여다본다.

「뭔데, 기분 나쁘게.」

「기합이 들어가 있네. 기분 좋게 연말연시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아리마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네.」

「당연한 말을.」

 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절대 왕자" 같은 별명이 붙어 버렸잖아. 한심한 달리기는 하지 않을 거다.」

 

 


 

 

 도전자를 기다리는 절대 왕자로서 임한 시니어급 2년 차의 아리마 기념은, 선두와 1마신 차인 3착이었다. 이건 Parcae가 예측한 대로. Parcae의 데이터가 3착을 점지한 것은 결코 절망의 계시가 아닌, 아직 내 힘이 건재하다는 증명이었다. 내년에는 봄 삼관 로테이션을 목표로 할 것을 재확인하고 연말 미팅을 마친 뒤, 트레이너와 둘이 대청소를 시작했다.

 내 짐은 버리고 버리기를 계속하다 보니, 결국 가방 안에 전부 담을 수 있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애들 취향의 수건은 트레이너네 꼬맹이에게 주기로 했다.

「기뻐할 거야. 우리 아들은 샤커의 광팬이거든.」

 수건, 과학 잡지, 유통기한이 임박한 과자, 유기농 식품 등 여러 물건이 어수선하게 담긴 봉투── 내게 떠밀려 양팔 가득 물건을 품에 안은 트레이너가 웃었다.

「코 흘리면서 대기실로 오지 말라고 말해놔.」

「그래. 꼭 이 손수건을 써서 감기에도 걸리지 않은 씩씩한 모습으로 만나러 와 줘, 라고 전해줄게.」

「칫. 의역하지 마.」

 꼬맹이가 눈을 반짝거리며 이 누더기 수건을 받는 모습을 상상한다.

 본가에는, 내가 예전에 썼던 타월이 아직 남아있을까. 있다면 어차피 나는 더 쓸 수도 없으니까, 두세 장 정도 더 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숙사로 돌아가 토트백에 간단하게 짐을 정리한다.

 마찬가지로 옆에서 귀성 준비를 하던 도토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샤커 씨, 외출하시는 건가요오~~……?」

「내일, 본가로.」

「그렇군요오.」

 도토가 마치 자기에게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기쁘게 미소를 지었다.

「느긋이 있다 오셔요오.」

「너도. 오늘 가는 거잖아. 신칸센 시간이랑 티켓, 한 번 더 확인해.」

「네에에~~……」

 시킨 대로 지갑에서 티켓을 확인한 도토가 「효와아아앗~~?!」이란 기운 빠지는 목소리를 냈다.

「시간을 한 시간 잘못 봤어요오~……!」

「한 시간 정도야, 지금 나가면 맞출 수 있어. 허둥대지 마.」

「네에~~ 다녀오겠습니다아~~!」

「어이」 문으로 곧장 달려가는 도토를 불러 세운다. 「이거, 신칸센 안에서 먹어.」

 도토를 향해 과자 봉지를 던졌다. 도토는 그것을 비틀거리며 불안정하게 잡더니, 「매운맛!」이라며 과자 봉지에 쓰여 있는 문구를 신나게 외쳤다.

「와아, 샤커 씨, 이거……!」

「됐으니까 이제 가.」

「네에, 그, 샤커 씨.」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오~」

 도토는 나에게 악의라곤 티끌만큼도 없는 미소를 활짝 보여줬다.

 

 도토가 귀성한 지 이틀이 지난 12월 31일 저녁, 세간은 본격적으로 새해맞이를 준비하는 중, 나는 본가로 가기 위해 기숙사를 나왔다.

「오. 샤커다.」

 혀를 찼다. 배웅은 필요 없다고 말했는데, 문 앞에 트레이너가 서 있었으니까.

「뭐냐. 모처럼 종무식까지 했는데 직장에 오는 놈이 어디 있냐고.」

「나는 내 일을 좋아하니까. 게다가 마침 다 같이 쇼핑하러 가던 참이었어.」

 트레이너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수건 고마웠어. 엄청나게 좋아하더라. 매일 자기 전에 뚫어져라 보고 있어.」

「그런 천 조각에 그럴만한 가치는 없어.」

「하핫.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가치를 정하는 건 우리가 아니라 아들이니까.」

 사슴처럼 온화한 갈색 눈동자를 가늘게 뜨고, 트레이너가 나를 바라봤다.

「굉장히 소중한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잡동사니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는 법이지.」

「……설교를 들을 생각은 없어.」

「어이쿠, 나도 그럴 생각은 없었어.」

 트레이너는 들고 있던 봉투를 내게 내밀었다. 안에는 따뜻한 캔 커피와 흔하게 볼 수 있는 과자 박스가 들어 있었다. 십중팔구, 본가에 선물하겠다는 것이다.

「짐을 늘려서 미안하지만, 들고 가 주겠어?」

「하아. 쓸데없는 짓 하기는.」

 내가 성대하게 한숨을 내쉬자, 트레이너는 진심으로 기쁜 듯이 웃었다.

「사실은 대게 같은 걸 보내고 싶었는데.」

「영문을 모르겠네. 갔다 오기만 하는 것뿐인데 호들갑이야, 이놈이고 저놈이고.」

 하지만, 게라. 머릿속에서 게가 왔다 갔다 움직인다.

「먹고 싶어?」

「그런 소리 한 적 없어.」

「새해가 밝으면 신년회를 하자. 게 전골을 대접해 줄게.」

「……그럼 가 줄 수도 있고.」

 맡겨두라고, 트레이너는 가슴을 쭉 폈다.

「샤커.」

「아?」

「다녀와. 새해 복 많이 받고.」

「예이예이.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손을 흔드는 트레이너를 뒤로하고, 나는 역을 향해 걸어갔다.

 

 학원에서 집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나는 전철을 따라 흔들리면서 휴대폰 알림을 확인했다.

『내일 아침 돌아가. 짐만 놓고 바로 학원으로 돌아간다.』

 몇 년 만에 어머니── 그 녀석에게 보낸 짧은 문자. 물론 답장은 오지 않았다.

 당연하다. 10년 넘게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딸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온 거니까.

 그 녀석이니까, 이 연락을 보고 어딘가로 도망가 숨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았다. 오히려 놈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기 위해 보내고 싶지도 않았던 문자를 보낸 거라 봐도 무방했다.

 오랜만에 찾은 본가의 현관은, 유난히 작게 느껴졌다.

 벨을 누르지도 않고, 만들어진 이래 몇 번밖에 쓰인 적 없는 본가 열쇠를 열쇠 구멍에 꽂았다. 한 번 숨을 들이쉬고, 열쇠를 돌렸다. 철컥, 지옥문 치고는 무기질적인 소리가 났다.

 본가는,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옛날 그대로였다.

 곧장 거실로 들어가니, 그 녀석이 있었다. 놈은 아버지와 둘이 앉기에는 지나치게 큰 다이닝 테이블 의자에서 펄쩍 뛰듯이 일어섰다.

「아, ……」

 그 녀석은 입을 뻐끔거리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 돌아갈 거야.」

 그 말만 남기고, 나는 바로 내 방에 틀어박힌다. 트레센에 오기 전의 기억을 더듬어, 옷장 안에서 타월을 찾았다. 그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너무 너덜너덜한 것은 빼고, 그럭저럭 예뻐 보이는 것을 하나 집었다. 가방에 쑤셔 넣으려는 순간, 아 참, 원래 가방 안에 싸 온 것들을 두고 가려고 온 것이었음을 떠올렸다. 이런 단순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니, 나도 의외로 "무른" 것 같다.

 타월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자니, 크림빵 같은 면상을 한 트레이너네 꼬맹이가 떠올랐다.

 그 꼬맹이, 갓 구워낸 것 빵 같은 얼굴이었지.

 후우, 힘이 빠진다.

 나는 가방 안에서 대량의 사진을 꺼내고 거실로 돌아갔다.

 거실에는 녀석이 난처한 듯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으나, 방에서 나온 나를 보고 황급히 얼굴을 가린 앞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다이닝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과연 자신이 보낸 사진임은 깨달았을까. 놈은 심령현상이라도 본 듯 얼굴을 찌푸렸다.

「……앨범은 어딨지?」

 그 녀석은 서둘러 책장 맨 아래 단에서 두꺼운 파일을 꺼냈다. 파일을 열자, 표지 사진은 비어 있었다. 나는 순서 상관없이 손에 잡히는 대로 파일 안에 사진을 쑤셔 넣었다.

 어머니는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난잡한 행동을 타박하는 것도 아닌, 그저 멍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이」 불쑥 말을 걸으니, 어머니가 안쓰러울 정도로 어깨를 크게 들썩였다. 그 반응에 한숨이 나왔다.

 괴물이라도 되는 거냐, 나는.

 어이없으면서도 말을 이었다.

 왜냐하면, 지금부터가 오늘의 본론이기 때문이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잡동사니들은 이제 보내지 마. 필요한 건 내가 알아서 조달할 수 있으니까.」

 성가셔, 라는 말은 삼켰다.

 곁눈질로 바라보는 어머니의 얼굴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창백했다. 뺨도 약간 야윈 것 같았다. 자세히 본 적이라고는 없으니, 이마저도 이젠 불확실하지만.

 어머니는 내 말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휘청거리며 자리를 떠났다.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순간, 저절로 혀를 찼다.

 역시, 우리는 이미 "끝났구나".

 그 사실을 확인하고, 다음 사진을 손에 쥔다. 트레이너와 함께 봤던, 나와 엄마가 바에서 찰싹 달라붙어 있는 화질 나쁜 사진.

 작년, 시니어급 아리마에서 우승한 이후 트레이너가 이 사진을 다시 내게 보여줬다. 나에게 사진 뒤에 적힌 그 녀석의 메시지를 전해주기 위해서였다.

『적어도 어떡하면 좋을지 알려주면 안 될까. 내 마음도 좀 생각해 주렴.』

 사진 뒤에는 번진 잉크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일 년간 생각했다.

 생각한 결과, 그 말 그대로 행동하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 본가로 돌아왔다. 사실 사진 같은 건, 학원에서 버렸어도 상관없었다. 단, 본가로 돌아올 구실이 필요했다. 나에게 있어 본가는, 성큼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장소가 아니다.

 나는 저 녀석이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주러 왔다. 의미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든 지원은 이제 그만두라고 직접 말하러 온 것이다. 거기에 더해 메시지에 적혀 있던 것처럼, 놈의 감정을 이해해 보려고 했다. 그래서 일부러 만나러 왔다. 하지만, 이게 뭔가. 애초에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래서야 어떻게 저 녀석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태도만으로 놈의 감정을 이해하라는 거라면, 그 답은 토악질이 나올 정도로 명확했다.

 녀석이 보인 태도는 명확한 「거절」. 고개를 숙인 채, 대화도 뜻대로 풀어나가지 못하고, 결국에는 내게 등을 돌리고 방을 떠났다. 그게 네 마음이냐. 그래, 이제 알겠어. 충분하다.

 사진이 쌓여 부풀어 오른 파일을 책장에 다시 꽂는다. 앨범은 이것 말고도 더 있었으나, 전부 색이 바래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 그 먼지의 양이야말로 이 집의 시간이 멈췄음을 소리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먼지투성이 파일 옆에, 새 파일이 한 권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르게 그것을 집어 들고 표지를 넘겼다. 그건, 깔끔하게 정리된 스크랩북이었다.

 내용을 확인하고, 그 의미를 이해한 순간 말이 막혔다.

 첫 페이지에 자리한 것은 트레센 학원 입학식 때의 사진이었다. 무뚝뚝한 나와 경직된 미소를 지은 그 녀석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다음 페이지는 팬 감사제 때의 잡지 기사. 메인으로 찍힌 우마무스메의 한참 뒤편에, 나른하게 회장을 돌아다니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다음 페이지에도, 또 그다음 페이지에도 내 정보가 실려 있었다.

 기사는 점점 늘어갔다. 「모의 레이스」 「메이크 데뷔」 「호프풀 스테이크스」 「클래식 삼관」, 그리고 맨 마지막 페이지에는, 얼마 전에 열렸던 아리마 기념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앨범을 본 나는 기습이라도 당한 것 같은 심정이 되어, 두뇌 회전이 멈추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른 채, 앨범을 손에 쥐고, 조금 전 그 녀석과 똑같이 굳어 버렸다.

 그때에 이르러서 처음으로, 방금 그 녀석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머지않아 방으로 돌아온 놈은 앨범을 손에 든 나를 보고, 「아」라는 가느다란 목소리를 내고서 다시 경직됐다.

 나는 기다리기로 했다. 처리 속도는 느려졌지만, 처리가 아예 멈춘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느리긴 해도 정보 처리는 진행될 것이다.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긴 침묵을 지나, 예상한 대로 녀석이 한 마디씩 중얼거렸다.

「요전번, 아리마, 아쉬웠지.」

「…………아아.」

「항상, TV로 보고 있어.」

「알고 있어. 이런 것까지 만들 정도니까 말이지.」

 나는 한 손으로 앨범을 들어 보였다.

「그, 그렇구나.」

「어.」

 다시 한번 침묵이 이 자리를 지배한다.

「……엄마는, 언제나, 응원하고 있단다.」

 지금까지보다 아주 조금 더 큰 목소리로, 그 녀석은 말했다.

「그러셔. 할 말은 끝인가?」

 나는 앨범을 책장에 다시 꽂았다.

 놈이 황급히 내 앞에 네모난 상자를 내밀었다.

「오세치, 만들었어. 설날에, 먹으렴. 누구든,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과 함께.」

 한 단의 검은 찬합 안에, 설음식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었다.

 녀석은 내용물이 보이는 게 싫은 것인지, 부랴부랴 찬합 뚜껑을 닫고 봉인하듯 보자기로 감쌌다.

 나는 몇 번째인지도 모를 한숨을 쉬었다. 놈이 또 한 번 어깨를 들썩인다.

「미안, 미안해. 이런 거, 필요 없겠지.」

「……아니, 좋아. 들고 가지.」

「어?」

 나는 보자기를 낚아채듯 들었다.

 이미 한숨으로 태도에 드러나고 말았지만, 속으로는 놈에게 더욱 질려 있었다.

 왜 찬합이냐. 적어도 버릴 수 있는 용기로 만들었으면 좋았잖아. 왜 보자기로 싼 거냐. 국물이 새기라도 하면 뒤처리가 귀찮아지잖아. 왜 이렇게 많이 만든 거야. 내가 가장 신세 지고 있는 녀석은 이미 자기 가정을 꾸린 놈이고, 자기 집에서 설음식을 먹을 텐데. 왜, 왜 그걸 모르는 거냐고.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건 그만두기로 했다. 그 모든 말을 삼키는 대신, 다시 한숨이 나왔다. 무수한 지적 대신 한숨 한 번이면 싸게 먹히는 거 아닐까.

「……돌아간다.」

「으, 응.」

 놈은 현관까지 배웅나왔다.

 신발을 신고 있을 때, 책상 위에 올려둔 트레이너의 선물이 떠올랐다. 아무래도 좋긴 하지만, 내 스스로 선물을 들고 왔다고 여겨지는 건 제법 열받는 일이었기에, 그 선물은 트레이너가 준 선물임을 확실히 말했다.

「그렇, 구나. 안부 인사, 대신 전해줘.」

「그 "안부 인사"가 대체 어떤 건데.」

「어…………… 미안해.」

「딱히 탓하는 건 아니야.」

 마지막 한 마디는 탓하는 것 같은 말투였다.

「미안, 해.」

「괜찮다고. "실은 게를 보내드리고 싶었지만, 제 월급이 초라해 선물 또한 변변치 못한 점 죄송합니다" 라던데.」

 나도 트레이너에게서 배운 의역을 써먹었다. 조금 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녀석은 내 의역이 무언가의 암호라고 생각한 것인지, 안쓰러울 정도로 눈을 두리번거리며 트레이너의 발언 의도를 찾아내려고 했다.

「…………게? 그게, 무슨 뜻일까.」

「글쎄. 모르지.」

「모르는 거야?」

「불만 있어?」

「아니.」

 그 녀석은 머리가 흐트러질 정도로 고개를 흔들었다.

「너도 모르는 게 있구나.」

「그야 당연히 있지. 신도 아닌데.」

 훗, 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이 녀석의 웃음소리라는 것을 눈치채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나는, 너를, 신님의 아이라고 생각했어.」

「하아? 자기가 낳았으면서.」

「그렇네.」

 이번에는 녀석이 또렷이 웃었다. 이 웃는 얼굴은 기억 한구석에 있었다. 기억 속의 얼굴과 눈앞의 얼굴을 비교한다. 많이 여위긴 했다만, 확실히 기억 속 아름다운 어머니의 얼굴과 일치했다. 커다란 눈동자, 늘어진 눈썹, 귀염성 있는 얼굴, 모든 것이 기억 속 어머니와 같았다.

 그걸 재확인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수확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려나.

「그럼.」

 짧게 인사하는 나를, 녀석이 불러 세운다.

「또 와 줄래?」

 나는 잠시 생각에 빠진다.

「글쎄.」

「그렇구나.」

 침울한 것인지 안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올 때는 연락할게.」

「알겠어.」

 다소 긴장한 얼굴로 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문고리를 잡아 돌리면서, 마지막으로 뒤돌아본다.

「당신, 눈 아래가 새카매.」

 그 녀석은 부끄러운 듯이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냐. 그 행동을 예측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전하고 싶은 의도와 말이 약간 어긋났다. 궤도를 수정해야만 했다.

 아아, 대화란 더럽게 귀찮구나.

「……연말연시 정도는 제대로 자라.」

 친절하게 그리 전달하자, 놈은 놀란 것처럼 눈을 크게 뜨고 떨리는 목소리로 「고마워」라고 말했다.

 그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뒤돌아보지 않았다.

 본가를 빠져나오니 밖은 이미 밤이었다. 연말의 번잡한 웅성거림이 군청색 밤에 녹아든다.

 나도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사람답게 세찬을 한 손에 들고, 들뜬 군중 사이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간다.

 

 결국 통금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기숙사에 도착했다.

 이동에 맞춰 흔들리는 설음식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하자, 몹시 우울한 기분이 들고 말았다. 기숙사 놈들에게 던져주면 잔류파 놈들 중 누군가가 먹어 치울 것이다. 뭐, 어묵 한 조각 정도는 내가 먹어도 괜찮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던 차에 들뜬 군중과 신성한 고요, 둘 다 찢어 가르는 듯한 목소리가 나를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샤커!」

 멀리서 파인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우연이네. 오늘도 밖에서 데이터 정리 중?」

「아니. 오늘은,」 나는 약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본가에 잠깐.」

「어머, 그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네.」

 파인은 싱글벙글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왜 내가 「본가에 갔다 온다」고 말하면 죄다 이런 얼굴을 하는 걸까. 뭔가 열이 뻗친다.

 분노를 드러내기 위해, 나는 한 손으로 파인의 코를 쥐어뜯는다.

「와앗.」 얼빠진 목소리가 고막에 닿는다.

「네놈은? 뭐 하고 있었는데?」

「일본에서 신세를 진 분들에게 연말 인사를 드리고 왔어. 내일은 아일랜드로 돌아가야 하니까.」

「흐응……」

「빈틈 발견!」

「아아!?」

 파인의 양손이 내 볼을 감쌌다.

「와아, 샤커의 볼, 역시 차가워!」

 파인이 꺄르르 웃는다.

「아까 코를 잡혔을 때, 손이 엄청 차가워서 깜짝 놀랐지 뭐야! 그러면 분명 볼도 차가울 것 같아서.」

 따뜻한 손바닥이 내 볼을 꾹꾹 누른다. 그 온도에 닿을 때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녹아간다.

 파인의 손 위에 내 손끝을 겹쳤다. 두 사람의 체온이 섞여 든다.

「샤커, 따뜻해?」

「어……」

「다행이다.」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는 파인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다.

「……너, 내일 몇 시에 가냐.」

「8시에는 학원을 떠날 예정이야. 돌아오면 설날은 끝나 있겠지. "일본의 설날"을 경험할 수 없어서 조금 아쉬워.」

「마침 딱 좋군.」

 나는 보따리를 들어 보였다.

「여기, 오세치 요리가 있다.」

「와아~~!!」

 파인의 눈동자가 밤하늘의 별보다 밝게 반짝였다.

「게다가 상황에 딱 맞게도, 이건 일 인분이 아니야. 그뿐만 아니라 나는 지금, 이걸 먹어 줄 놈을 찾고 있지.」

「후후. 그렇다면 그 임무, 제가 받아도 되겠습니까?」

 파인은 일부러 호들갑을 떨면서 제 가슴 위에 자랑스럽게 손을 얹었다.

「나, 먹는 건 자신 있거든.」

「예예, 그러셔. 그럼 임명하지. 추우니까 빨리 안으로 들어가자고.」

「응!」

 파인이 내 옆에 섰다. 우리는 둘이 나란히, 인기척이 현저히 줄어든 기숙사를 향해 걷는다.

「저기, 샤커.」

「아?」

「본가, 재밌었어?」

「재밌겠냐. 굳이 말하자면 지옥이지.」

「어머. 그럼 샤커는 지옥에서 돌아온 거야?」

「그렇겠네.」

「그건 정말 귀중한 경험이네. 나도 언젠가 샤커네 본가에 인사를 드리고 싶어.」

 깜짝 놀라 파인을 바라본다.

 네놈,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말하는 거냐? 파인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악마 같은 얼굴로 「후후후」라고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나는, 오늘 하루 동안 대체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쉬었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뭔 생각인지 모르겠네──……」

「후후.」

「뭘 웃어.」

「샤커도 모르는 게 있구나?」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내 시선보다 조금 아래에 있는 파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커다란 눈동자, 늘어진 눈썹, 귀염성 있는 얼굴.

 그렇구나. 이 녀석은, 어딘지 모르게 그 녀석을 닮았다고, 나는 지금 처음으로 깨달았다.

「샤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걸.」

 파인은 나를 보고 웃었다. 나는 어째서인지,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있지, 샤커. 오늘 밤엔 잔뜩 이야기를 나누자. 레이스에 대해, 나에 대해, 그리고, 샤커네 어머님과 아버님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

「…………아아.」

 세찬 때문일까. 오늘 밤만큼은 특별히, 가족에 대해 얘기해 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와 가족이 얼마나 거리를 두고 있는지. 언제부터 대화를 포기했는지. 어머니가 나를 얼마나 무서워하고 있는지. 아버지가 나에게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

 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말해도 될 것 같았다. 이건 틀림없는, 변화였다.

 얘기했다 해서 이해해 주지 않아도 돼. 동의해 주지 않아도 돼.

 지금은 단지, 나를 알고 싶다는 이 녀석의 말에 날이 밝을 때까지 어울려 줘도 돼.

 그런 기분이었다.

 

 

 (끝)

 

 

 


 

 

샤커의 가족사는 실제 육성스에서 나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타키온도 로비 대사를 보면 방임주의라고 하는 둥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죠. 이과특인가?

언젠가 둘의 가족사를 다루는 이벤스도 나올까요?

 

이 작가님 샤커 취향은 소나무라서 너무 재밌어요

네온사인에서는 파인 닮은 사람만 찾아다니더니...

얼른 인사드리러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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