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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샤커파인] #4

by 츄라라 2023. 3. 31.

 

ナツメ │ @natsume_041 │ https://twitter.com/natsume_041/status/1589213853644394497/photo/1

 

작가 : Ten-Goo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5543314#4 

 

#ウマ娘プリティーダービー #シャカファイ シャカファイ - 👺の小説 - pixiv

エアシャカールの好きなもの。 ロジック、データ、夜中のラーメン。特に、チープなカップラーメン。 今夜も”好きなもの”のために、エアシャカールは黒い髪と尻尾を夜に紛らわせ、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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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모션이 오지 않았던 밤.

에어 샤커는 식당의 소파에 가라앉은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움직일 기력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면 파인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불쑥 나타나지 않을까 머릿속 한 구석에서 생각하고 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가설의 가능성은 불분명했다. 가능성이 높은지 낮은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었다. 그 가능성이 애초에 존재하기는 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 차리고 보니 동쪽 하늘이 하얗게 밝아오고 있었고, 부지런한 녀석들이 아침 연습을 하러 가는 기척과 고요한 열기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밤은 이미 지나가고 말았다.

이 모습을 누군가 봤다간 일이 귀찮아질 테니 진흙탕처럼 무거운 몸을 질질 끌어 어떻게든 방으로 돌아왔다. 다행히도 룸메이트는 이미 아침 연습을 하러 나간 것 같아 주저 없이 그대로 침대에 쓰러질 수 있었다. 평소였으면 하룻밤 샌 것쯤이야 아무렇지 않았을 텐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피로가 몰려왔다. 길고 긴 밤사이 한 번도 멈추지 않았던 뇌는 마침내 배터리를 다 써버렸고, 에어 샤커는 어느샌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눈을 뜨자 시계는 오후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랜만에 학교 수업을 빼먹었다. 수면 리듬이 맛이 간 탓에 유난히 무겁고 흐리멍덩한 머리를 두세 번 좌우로 흔들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억지로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세수하고, 교복을 입고, 학교로 향한다. 기분은 최악. 그리고 오늘따라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이 어째선지 괜히 더 자신을 열받게 했다. 복도에서 만나는 녀석마다 겁먹은 얼굴로 길을 비켜줬다. 평소에는 자신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든, 피하든, 뒤에서 손가락질을 하든 그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았으나, 오늘은 조금 사정이 달랐다. 그 수많은 얼굴 사이에서 파인의 얼굴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인의 모습을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 한순간도 마음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늘 시야에 담지도 않았던 다른 학생들의 얼굴을 오늘은 어떻게 해서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얼굴을 마주하면 그 사람의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해진다. 자신을 두려워하는 얼굴, 겁에 질린 얼굴, 엮이기를 거부하는 얼굴. 여러 얼굴들을 보는 건 솔직히, 불쾌했다. 하지만 아무리 불쾌하고 내키지 않는 작업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이 어중이떠중이들 사이에서 단 한 사람, 파인을 찾아야만 했다. 그런데 자신이 파인을 찾다가 발견한다 한들 뭘 어쩌겠다는 걸까. 불만이라도 토해내려는 걸까, 아니면 비아냥거리며 무시라도 하려는 걸까.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이런 탁한 정신 상태로 왜 파인을 찾아다니고 있는 건지 저 자신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정리하기 위해선 반드시 파인을 만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러니 솔직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파인을 찾기 위해 쉬지 않고 학교 곳곳을 돌아다녔다. 교실도 전부 찾아봤다. 도서실, 트레이닝실, 옥상, 그리고 식당. 코스에도 찾으러 가봤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파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심야에는 식당에 갔다. 단, 라멘은 들고 가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파인의 발소리를 기다렸다. 그러나 파인은 기어코 나타나지 않았고, 에어 샤커는 이틀 연속으로 식당에서 아침을 맞이했다. 밖은 안개가 자욱했다. 오늘은 날씨가 맑을 것이다. 초조함을 필사적으로 억눌러 가며 자기 방으로 돌아왔다. 아침 준비를 하고 있던 룸메이트가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눈치챈 건지 작은 목소리로 「샤커 씨」라고 말을 붙였으나,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짧은 대답만 들려준 뒤 아무 말 않고 세수를 했다. 이틀째 철야였으나 이쯤 되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다. 오늘은 아침부터 학교로 향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오늘이야말로 파인을 찾아낸다.

 

 

아침부터 학교 안을 돌아다녔다. 학교 뒤편 숲까지 발걸음을 옮겨봤지만, 결국 방과 후까지 파인을 찾을 수 없었다. 이대로는 끝이 보이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파인의 정보를 얻어볼까 생각해봤으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신이 파인에 대해 아는 거라곤 파인이 스스로 말해준 것뿐이었다. 파인이 어느 반인지, 누구랑 사이가 좋은지, 몇 시에 저녁을 먹는지. 무엇 하나 아는 게 없었다.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명백한 자기 잘못이었다. 파인은 항상 이야기를 들려줬지만, 그걸 듣지 않은 건 자신이었다. 데이터를 중시한 나머지 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정신에 대해 너무나 소홀히 했다.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건 결국 행동이나 사고인데! 그 사실을 깨닫자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졌지만, 그런 짓을 해 봤자 쓸데없이 에너지를 소비하기만 할 뿐 유익한 점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생각을 환기하고 잽싸게 기숙사에 돌아가 수면을 취했다. 밤늦게 식당에 가기 위해서다. 이윽고 밤이 찾아왔고, 발소리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면서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식당에서 파인을 기다렸다. 파인이 나타날지 나타나지 않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거기에 가능성이 1%라도 있다면, 선택지는 「식당에 간다」밖에 없었다.

 

 

결국 식당에서 3번째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 에어 샤커는 깊고 긴 탄식을 뱉으며, 납처럼 무거운 몸을 소파에서 일으켰다. 방으로 돌아가보니 룸메이트는 이미 나간 후였다. 수건을 손에 들고 세면대로 향한다. 오늘도 아침부터 학교를 돌아다닐 생각이다. 차가운 물로 얼굴을 적시고 문득 거울에 눈길이 닿은 순간, 엉겁결에 몸이 우뚝 멈췄다. 거울 너머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얼굴이 너무나도 쇄약하고, 한심하고,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누구야, 이 녀석은.

 

 

순간 반사적으로 거울 안에 있는 자신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 주먹이 박힌 곳을 중심으로 거미줄 모양으로 갈라졌다. 세면대에 피가 뚝뚝 흘러내렸다. 에어 샤커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거울 속 자신에게도, 쉬이 부서져 버린 거울에도, 시시한 이유로 상처 입고 만 자신의 연약함에도 격렬한 혐오감을 느끼며 이번에는 냉정한 상태로 거울을 마음껏 때렸다. 첫 번째 주먹질에 깨져나온 거울 파편들이 주먹에 꽂히고 속이 시원할 정도로 선혈이 뿜어져 나왔으나, 그 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있자니 뭔가 씌여있던 것이 떨어진 것 같았다. 머리에 쏠려있던 혈액들이 전부 원래 장소로 돌아가는 감각이 느껴졌다.

 

 

에어 샤커는 주먹을 수건으로 몇 겹이나 둘러맨 후, 아직 다치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조심스럽게 거울 파편들을 정리하고 룸메이트가 비명을 지르지 않을 정도로만 피를 배수구로 흘려보냈다. 그리고 피가 복도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학교로 향하던 도중, 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연구실을 경유했다. 연구실의 주인은 자리에 있었다. 용건을 말하지는 않았으나 주먹을 감싼 타올에 피가 번진 것을 본 순간 눈을 반짝이며 가까이 다가왔다. 에어 샤커는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은 채 상처를 치료하라고 말했다. 흔쾌히 승낙받, 기는 했지만, 주먹이 치료를 받기도 전에 비커 안에 처박혔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비커 안에 피가 고이는 것을 기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비커에 피가 어느 정도 고이고 나서야 겨우 주먹에 박힌 유리 조각들을 뽑을 수 있었다. 유리가 뽑힐 때마다 피가 줄줄 흘러나왔고, 그때마다 「아깝군!」이라 소리를 지르며 비커를 들이밀기 일쑤라 치료는 좀처럼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정신 나간 행보만 보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지혈을 받아, 에어 샤커는 붕대가 둘둘 감긴 제 주먹을 바라보다 아무 말 없이 연구실을 뒤로 했다. 나가기 직전에 피부를 경질화하는 약을 먹어보지 않겠냐는 말이 들렸던 것 같지만 무시했다. 아니, 무시하려고 했으나, 뒤돌아서 「방해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그 말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날은 파인을 찾지 않고 이틀 만에 수업을 들었다. 주변 놈들이 붕대를 감은 주먹을 노골적으로 쳐다봤지만, 그 누구도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고 에어 샤커도 아무 말 없이 있었으므로 딱히 별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파인을 찾지 않은 대신, 밤만큼은 변함없이 식당을 찾아갔다. 하지만 파인은 역시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은 날이 밝아오기 전에 방으로 돌아갔다. 룸메이트는 아직 자고 있었다. 세면대로 가 아침에 대충 정리했던 거울 조각들을 꼼꼼히 청소했다. 룸메이트가 한동안 거울을 쓰지 못하게 된 것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선잠을 자고 유난히 개운한 머리로 학교를 향했다. 아무 일 없이 수업을 듣고, 아무 일 없이 오전을 보냈다. 가능한 파인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파인은 분명 다른 들러리들과 지내고 있을 거라고 자신을 타일렀다.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건 자신뿐이고, 상대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뿐이다. 홀려버린 건 자신이고, 홀린 건 상대방. 고작 그뿐인 이야기라고. 그렇게 결론짓자 순식간에 정신 상태가 양호해졌다.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은 없다는 걸 과거의 데이터로 알고 있었을 터인데, 돌연변이나 버그를 기대한 자신이 어리석었다. 그런 어리석은 자신의 데이터를 아직도 인용하는 것은 위안이기도 했고, 위로이기도 했고,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이기도 했다. 오후가 되어 달달한 거라도 마셔야겠다는 생각으로 복도로 나온 순간, 온몸의 맥박이 요동치고, 소름이 돋았다.

 

 

 

눈앞에 파인이 서 있었다.

 

 

 

심장이 터질 정도로 고동쳤다. 파인도 미동조차 하지 않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친 순간, 파인을 만나면 말하려고 지난 며칠간 줄곧 쌓아온 말들이 머릿속이 터질 정도로 흘러넘쳤다. 그러나, 머리가 깨질 만큼 많은 말들이 흘러넘치고 있었지만, 어째선지 입에서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낼 수 없었다. 그 눈에 비친 파인의 얼굴이 너무나 초췌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만났던 밤과 비교해보면 확실한 변화가 보였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망연히 서 있었다. 곧 붕대를 눈치챈 파인이 깜짝 놀라 이쪽으로 다가왔다.

 

 

「손, 다쳤어……?」

 

 

고작 사흘이다. 고작 사흘 못 봤을 뿐인데, 파인의 목소리를 듣고 왜 이렇게까지 안심이 되는 걸까. 안도감에 긴장이 풀리는 한편, 뇌 내에는 여러 감정이 오락가락해 그때마다 파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변하고 있었다. 그 조각들 중에서 하나도 잡지 못했고 당연히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았다. 파인은 붕대를 쓰다듬고 입술을 깨물었다. 파인의 손바닥 온도가 높은지, 낮은지, 전과 비교해 어떤지. 두꺼운 붕대 위로는 그 무엇도 느낄 수 없었다. 붕대를 계속 쓰다듬으며, 파인은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다.

 

 

「샤커, 지난번 밤…… 약속 지키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파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하나도 알 수 없어, 파인의 사죄를 받고도 그저 묵묵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파인은 얼마간 붕대 위에 손을 포개고 있다가 결국 손을 떼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다시 한번 「정말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등을 돌렸다. 멀어져 가는 파인의 등을 보자 비로소 열린 목구멍이, 지금껏 살면서 들어본 적 없는 필사적인 목소리로 파인의 이름을 불렀다. 파인은 놀란 얼굴로 뒤돌아봤다. 파인에게 하고 싶었던 수많은 말은 머릿속에 전부 정리해뒀다. 불평도 하고 싶었다. 화도 내고 싶었다. 학교 곳곳을 찾아다닌 것도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째선지, 아무리 입을 열어도, 입 밖으로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너,」

 

 

뭔가 있었던 거냐, 고 물을 수 없었다. 말은 노크만 두드렸을 뿐, 끝끝내 그 문을 열고 튀어나오지는 못했다.

 

파인은 에어 샤커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한 걸음 이쪽으로 다가왔으나 바로 걸음을 멈추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비통함이 가득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괜찮아, 미안해.」

 

그건 부드럽고도 명확한 거절이었다. 그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입술을 깨물며 자리를 떠나는 파인의 뒷모습을, 에어 샤커는 멍하니 눈으로 좇을 뿐이었다.

 

 


 

저 이 작품 정말 좋아합니다. 정말로요.

이 작품으로 샤커파인에 발을 담그게 됐어요.

 

근데 그... 번역하기 진짜 힘들어요...

이 작가님의 작품을 번역할 때마다 저의 어휘를 통탄하게 됩니다 어흐흑

그래서 의역이 참 많아요... 원래도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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