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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졸업후 그라스페 단편집] #5 그래스 쨩과 하이킹?

by 츄라라 2023. 5. 5.

 

斯佩人 │ https://www.pixiv.net/artworks/103263606

 

작가 : オレンジの箱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687863#1 

 

#5 グラスちゃんとハイキング? | 卒業後のグラスぺ短編集 - オレンジの箱の小説シリーズ - pixiv

季節は秋。グラスちゃんと二人で山を登っている。 私たちはウマ娘なので大して疲れはしないけど、この山道ときたらやけに曲がりくねっている。 まるでワザとグネグネ曲がらせているか

www.pixiv.net

 

 

 

 


 

 

 계절은 가을. 그래스 쨩과 둘이서 산을 오르는 중이다.

 우리는 우마무스메이므로 크게 피로를 느끼지는 않지만, 이 산길은 유난히 굽은 길이 많았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꼬불꼬불 구부러뜨려 놓은 듯한 길이다.

 

「그래스 쨩, 아까부터 왠지 길이 여기저기 구부러져 있지 않아?」

「아, 이건 일부러 이렇게 만든 길이에요. 적이 쳐들어올 때 길이 일직선이면 바로 본성까지 도달할 테니까요.」

「엣, 이거 인공길이었구나……」

 

 그래스 쨩이 하이킹을 가고 싶다고 해서, 이번 주말은 둘이 산을 오르기로 했다.

 하지만 그래스 쨩이 데려온 곳은 단순한 산이 아니었다.

 그래스 쨩이 말하기를, 옛날에는 성이 세워져 있던 곳이라고 한다.

 일본 문화에 각별히 관심이 많은 그래스 쨩인걸. 하이킹과 성 견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예정을 짠 거겠지.

 실제로 와보니 단풍이나 전망도 매우 아름답고, 하이킹 코스로도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음~ 이 석벽은 보존 상태가 좋네요. 그 시절의 풍경이 절로 그려지는 것 같아요. 이것도 찍어둡시다.」

 

 그래스 쨩은 조금 전부터 해자나 돌담 등을 찾아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나중에 가족분들에게 보낼 거라고 한다. 그래스 쨩의 일본 문화 사랑은 아버님의 영향으로 생겨난 것이라 들었으니, 이런 곳의 사진을 보내주면 기뻐하시겠지.

 

「아버지와 동생이 기뻐하는 얼굴이 눈에 선하네요.」

「동생도 이런 거 좋아해?」

「네. 저도 동생도, 아버지에게서 이 나라의 이야기를 셀 수 없을 만큼 들었으니까요. 동생은 미국에 남긴 했지만, 저나 아버지와 취미는 같아요.」

 

 그래스 쨩의 여동생은 미국에 있다. 나는 아직 만나본 적 없지만, 사진으로 봤을 땐 그래스 쨩과 몹시 닮은 얼굴이었다.

 그래스 쨩의 집에 있다 보면 가끔 가족분들과 전화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다.

 그렇다곤 해도 양쪽 다 영어로 대화하고 있어서 나로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당최 알 수가 없지만.

 

「있잖아, 그래스 쨩의 동생은 어떤 애야?」

「으음~ 아주 다정하고 솔직한 동생이에요. 다만, 저보다 조금 장난기가 많달까요. 그리고 굉장히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그 점은 그래스 쨩이랑 완전 똑같네……」

 

 그래스 쨩도 상당히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뭐, 레이스를 달리는 우마무스메는 나를 포함해 모두 그렇겠지만, 그래스 쨩은 나와 가위바위보를 해서 졌을 때마저 분한 표정을 짓곤 하니까.

 

 얼마 전에 내가 그래스 쨩의 방에 게임기를 가져가서 격투 게임을 같이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이미 조작법을 숙지하고 있었으니, 당연하게도 나의 승리였다.

 그런데 그래스 쨩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듯, 「한 번 더 해요」라면서 몇 번이고 계속 재경기를 부탁했다(한 번 더란 대체 뭘까……).

 결국 그래스 쨩이 조작에 익숙해지고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어울려 줘야 했다.

 아마 동생도 비슷한 느낌이겠지. 엄청난 집안일지도 모르겠어.

 

「이 부근이 과거 본성에 해당하는 장소네요.」

「오~ 어디 보자……」

 

 꽤 오래 걷다 보니 비교적 완만하고 넓은 터가 보였다. 예스러운 저택이 한 채 쓸쓸히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몇 명 정도 있었지만, 그리 많은 수는 아니었다.

 

「어라, 커다란 천수각이 있는 모습을 상상했는데…… 뭔가 평범한 공터같이 생겼네.」 (*天守閣천수각 : 일본 옛 성의 일부분. 가장 크고 높은 누각을 말한다.)

「스페 쨩, 천수각이 본격적으로 세워지기 시작한 건 전국시대 후기쯤이에요. 그전까지는 이런 산성이 주류였고, 천수각이라고는 말하기 힘든 건축물만이 세워져 있을 뿐이었답니다.」

「어? 천수각은 성마다 필수로 있는 게 아니었구나……」

「오히려 오늘날의 일본에는 천수각이 남아있는 성이 더 적어요. 성이라 하면 당연히 천수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메이지 시대 이후로 각지의 천수각들이 차례차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것들은 그런 화를 면했을 뿐이고, 애초에 지금 보고 있는 산성은 전국시대 전기에 우에스기 씨가 지은 것이므로 처음부터 천수각은──」

 

 자, 잠깐 기다려 봐. 그렇게 한꺼번에 얘기해봤자 머리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고.

 내 머리는 설명을 따라잡지 못한 채, 그래스 쨩의 말이 오른쪽 귀로 들어와서 왼쪽 귀로 새어나가고 있었다.

 

「스페 쨩, 듣고 있나요?」

「어어…… 응. 듣고 있어, 듣고 있어. 요컨대 이 성에는 천수각이 없다는 거지?」

「……네에, 그 정도만 이해해도 괜찮겠죠. 그보다 스페 쨩, 저쪽을 봐주세요.」

「……와, 굉장해! 산기슭에 있는 마을까지 훤히 보여…… 예쁘다.」

 

 벌판 끝은 전망대처럼 조성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제 취미에만 맞추는 것도 좋지 않으니, 경치가 좋기로 소문난 명소를 골랐어요. 자, 여기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어 볼까요?」

 

 확실히 정경도 좋고, 바람도 기분 좋게 불고 있다. 이 경관을 바라보면서 먹는 밥은 진미겠지.

 역시 그래스 쨩, 많이 생각해 줬구나.

 

「아, 잠깐만. 지금 도시락 꺼낼게.」

 

 돗자리를 깔고 부스럭거리며 가방 속에서 수제 도시락을 꺼낸다.

 오늘은 각자 도시락을 만들어 와서 서로 먹여주기로 했다.

 참고로 평소 둘이서 먹을 때는 내가 만들기도 하고, 그래스 쨩이 만들기도 하고, 둘이 같이 만들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서.

 

「어머, 샌드위치인가요? 스페 쨩이 만든 건 처음 봤어요.」

「응, 한 번 도전해 봤어.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는데…… 그래스 쨩은 주먹밥이구나?」

 

 게다가 가라아게나 계란말이까지 있어. 도시락의 정석이라는 느낌이다.

 하기야 오늘은 하이킹이고, 너무 공들여 만들 필요는 없다.

 바로 그래스 쨩의 도시락을 입에 담았다.

 

「잘 먹겠습니다~ 냠……」

「맛있나요? 스페 쨩.」

「응응, 맛있어!」

 

 그래스 쨩은 나에게 수제 요리를 먹일 때마다 「맛있나요?」라고 물어본다.

 못 먹을 것 같은 반찬이 나온 적도 없고 대답도 늘 똑같은데, 아무래도 걱정되는지 매번 반복해서 물어보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평생 잘 지내는 비결은, 입맛을 사로잡는 거라고 해요.』

 

 그래스 쨩이 이런 말을 한 적 있지만, 딱히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더라도 이제 와서 내 마음이 변할 일은 없다. 뭐, 요리가 맛있으면 맛있을수록 좋긴 하지만.

 

「하아, 맛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과찬의 말씀이세요. 스페 쨩, 양은 충분했나요?」

「응, 배가 빵빵하다구?」

「거짓말이네요. 스페 쨩이 고작 그 정도 양으로 배부를 리가 없어요.」

 

 쿡쿡 웃으며 말하는 그래스 쨩.

 

 우으으…… 사실 맞는 말이다.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는걸.

 내 위장을 만족시킬 만한 무식하게 큰 도시락통을 들고 산을 오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스 쨩은 다 알고 있으면서 나를 놀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말 해봤자, 그래스 쨩도 한참 부족하지? 요만한 샌드위치였으니까.」

「아뇨 아뇨, 스페 쨩의 애정이 듬뿍 담긴 샌드위치였잖아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뱃속이 가득하답니다~」

 

 크읏, 오늘의 그래스 쨩,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저런 말을 하다니…….

 나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찰칵. 그래스 쨩은 이런 내 얼굴까지 사진으로 담으려고 한다.

 

「자, 잠깐, 이런 얼굴은 찍지 마~」

「후후, 좋지 않나요. 스페 쨩이 부끄러워하는 얼굴은 산더미만큼 있어도 곤란하지 않다고요.」

「나는 곤란해~!」

「그렇지. 이 사진도 성 사진과 합쳐서 동생한테 보내도록 할까요?」

 

 생긋생긋 웃는 얼굴로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그래스 쨩.

 

「아니, 성 사진은 몰라도 내 사진 같은 걸 보내봤자 동생이 기뻐할 리 없잖아……」

「어머, 그렇지도 않아요. 제 동생은 스페 쨩의 열렬한 팬이거든요.」

 

 뭣이라.

 

「그랬어? 처음 듣는 말인데. 나랑 만난 적도 없는데…… 어쩌다?」

「TV로 제가 나간 레이스를 자주 챙겨보고 있었으니까요. 자화자찬입니다만, 그 애도 레이스를 좋아해서, 강한 저를 목표로 삼고 있었어요. 저와 라이벌로서 계속 경쟁하던 스페 쨩의 평가도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었겠죠. 사귀고 있다면 얼른 미국으로 데려와달라고 아우성이에요.」

「그랬구나…… 뭔가 쑥스럽네.」

 

 제법 보는 눈이 있는 친구잖아…… 다음에 사인이라도 보내줘 볼까. 농담이지만.

 

「그래도 좋겠다, 언니를 동경하는 동생이라니. 나는 외동이니까 말이야.」

「네, 자랑스러운 동생이에요. 단, 지금도 저를 동경해 주고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렇게 말하며 눈을 가늘게 뜨는 그래스 쨩. 동생은 강한 그래스 쨩을 동경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래스 쨩이 잔디 위를 달릴 일은 없다. 지금 말한 건 그런 의미겠지.

 그렇다면 나는 그걸 부정하지 않으면 안 돼.

 

「분명 지금도 동경하고 있을 거야. 만약 내가 동생이었다면…… 이라는 가정이지만. 그래스 쨩같은 사람이 언니라면, 설령 달리지 못하게 되더라도 평생 목표로 삼을 거라 생각해.」

「달리지 못하게 되더라도, 말인가요.」

「당연하지. 레이스에서 달리지 않는다 해도 그래스 쨩은 존경할 만한 멋진 우마무스메잖아. 적어도 나는 지금의 그래스 쨩을 좋아하니까 함께하는 거야.」

 

 말하는 도중 그래스 쨩을 향해 살짝 손을 뻗었다. 머리 위에 손을 올리고, 쓰다듬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해주고 싶었다.

 

「응……」

 

 그래스 쨩이 편안한 듯한 목소리를 낸다. 머리를 만져주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걸 알고 난 뒤로 종종 이렇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

 이런 거로 기쁘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해주고 싶다.

 

「저, 스페 쨩.」

「왜애?」

「이왕이면, 그……」

 

 그로부터 몇 분 뒤. 어찌 된 일인지 그래스 쨩은 내 무릎 위에 머리를 얹고 잠들어 버렸다.

 잠깐만 무릎베개를 해준 채로 머리를 쓰다듬어 줄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바람도 시원하고 공기도 상쾌하고 배도 부른 참이니. 이런 상황에서 누워있으면 그대로 잠들만도 하지. 음, 나는 딱히 상관없긴 한데.

 

(그래스 쨩, 일어나면 얼굴이 새빨개지겠지.)

 

 벌떡 일어나서 이건 오해예요, 이런 말을 하며 허둥대는 그래스 쨩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다. 빨리 보고 싶네~

 아, 그렇지.

 

 찰칵.

 휴대폰으로 그래스 쨩의 자는 얼굴을 찍는다. 방금 일의 복수다.

 이 사진도 나중에 그래스 쨩의 동생한테 보내줘 볼까.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래스 쨩은 일본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편안하게 잠든 이 모습을 보면, 동생도 분명 안심해 줄 것이 틀림없다.

 

 

 

 


 

 

어쩌다 보니 중간에 저도 일본 문화 공부를 했습니다.

분명 예전에 전공에서 배웠던 것 같은데... 교수님 죄송합니다~

저 성이 어느 성인지도 찾아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포기했습니다. 죄송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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