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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졸업후 그라스페 단편집] #4 고향

by 츄라라 2023. 5. 3.

 

 

斯佩人 │ https://www.pixiv.net/artworks/103168261

 

작가 : オレンジの箱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675602#1 

 

#4 ふるさと | 卒業後のグラスぺ短編集 - オレンジの箱の小説シリーズ - pixiv

『まもなく当機は離陸いたします。必ずシートベルトをしっかり締めて──』 機内アナウンスが流れる。窓の外を見ると私たちの乗る旅客機がゆっくり動き出していた。 「おお~、この映

www.pixiv.net

 

 

 

 


 

 

 

『우리 비행기는 이제 이륙하겠습니다. 좌석 벨트를 매셨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시기……』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창밖을 보자 우리가 탄 여객기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오오~ 이 영화도 이제 비행기 안에서 볼 수 있구나……」

 

 옆에 앉아 있는 스페 쨩은 아까부터 좌석에 비치된 모니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장기 휴가를 받아서 홋카이도에 다녀오려고~ 그래스 쨩도 같이 갈래? 엄마한테 소개해 드리고 싶어.』

「네엣!? 스페 쨩의 어머님께요!?」

 

 저번에 그 연락을 받았을 때, 무심코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교제를 시작하고 처음 맞이하는 여름휴가. 스페 쨩의 어머님이라 하면 즉, 내 연인의 어머님이란 뜻이다.

 

「음~ 착륙할 때까지 다 볼 수 있으려나, 이 영화……」

「저기, 스페 쨩.」

 

 스페 쨩의 옷 소매를 슬쩍 잡아당긴다.

 

「응? 왜 그래, 그래스 쨩?」

「스페 쨩의 어머님도 저희 관계를 알고 계시나요?」

「응, 알고 있어. 전화로 말해뒀는데…… 혹시 실수였나?」

「아뇨, 그런 건 아닌데요……」

 

 역시 알고 계시는구나. 아아, 긴장돼…….

 절대 실수해선 안 된다. 스페 쨩에게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고 여겨지는 상황만큼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그래스 쨩, 긴장하고 있어? 괜찮다니까. 우리 엄마는 시원시원한 사람이거든. 그래스 쨩이랑 만나는 걸 기대하고 계셨어.」

「잘 풀리면 다행이겠지만……」

「그렇게 끙끙대지 않아도 진짜 괜찮아. 그래스 쨩이 불합격이라면, 나는 100번은 넘게 의절 당했을 거야.」

「네에……」

 

 마음 단단히 먹자. 따라가겠다고 말한 건 나야. 나는 천천히 상승하는 여객기 안에서, 어떻게든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스페 쨩의 어머님은 집 밖에 계셨다. 목장을 둘러보시는 중인 것 같다.

 

「엄마~! 다녀왔습니다~!」

 

 스페 쨩이 큰 소리로 부르자, 어머님이 우리 쪽을 돌아보셨다.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

 

「스페! 어서 오렴!」

 

 어머님이 기쁜 듯이 스페 쨩을 향해 마중 나오셨다. 나는 스페 쨩의 뒤로 물러나 모녀의 재회를 지켜봤다.

 

「스페, 오느라 고생 많았어. 피곤하지?」

「에~ 이제 익숙해졌어. 하나도 안 피곤해~」

 

 스페 쨩의 미소에서 빛이 보이는 것 같다. 나에게 보여주는 것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미소다.

 

「그래서, 그 애가 그래스 쨩이니?」

「응응! 제대로 모시고 왔다고.」

「저…… 그래스 원더입니다. 스페 쨩에게는 항상 신세를……」

「아! 괜찮아, 그런 말은 안 해도 돼! 딱 봐도 우리 스페가 폐 많이 끼칠 것 같은데? 그건 그렇고 참 예쁜 애구나~ TV에서 몇 번 보긴 했지만, 역시 미인이네.」

 

 스페 쨩이 흐흥, 콧소리를 냈다.

 

「그렇지 그렇지? 그래스 쨩은 미인이라고~ 게다가 엄청나게 단아하다니까?」

「확실히 너랑은 비교도 안 되게 단정한 느낌이네.」

 

 너무해~ 라고 스페 쨩이 중얼거린다. 다행이다. 스페 쨩이 말한 대로 시원시원한 분이신 것 같아.

 하지만 아직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자자, 스페도 그래스 쨩도 집으로 들어오렴. 서서 말하기도 뭣하잖니.」

 

 어머님이 집 안으로 들어가시고, 우리도 그 뒤를 따라갔다.

 거실은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의 깔끔한 방이었다. 나도 모르게 선반 위에 놓여 있던 사진에 시선이 닿았다. 스페 쨩의 어머님과 아기였던 스페 쨩을 안고 있는, 내가 모르는 여성이 찍혀 있었다.

 

(이분이, 스페 쨩의 다른 한 분의 어머님……)

 

 전에 스페 쨩이 말해줬었다.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는 그 직후에 돌아가셨다고.

 홀로 남은 스페 쨩을 어머니의 친구분께서 받아주셨다. 그분이 바로 지금 스페 쨩의 어머님.

 다시 말해, 어머님과 스페 쨩 사이에 같은 피가 흐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분위기는 닮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왠지 모르게, 사진 속 여성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래스 쨩, 거기 앉아. 스페도. 점심 준비할게.」

「저, 도와드리겠습니다.」

「손님이 그런 거 신경 쓰면 못 써. 스페가 말한 대로 착한 아이구나. 좀 더 편하게 있어도 돼.」

「네, 네에.」

 

 잠시 후, 음식들이 식탁 위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건 빠에야인가…… 굉장히 맛있어 보여.

 반찬이 많기도 하지만, 어느 하나 빠짐없이 양이 수북하다. 스페 쨩의 배를 채우기 위해선 이 정도 양은 필수다.

 나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자, 많이들 먹어.」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눈앞에 산처럼 쌓인 밥. 스페 쨩처럼 단숨에 먹어 치우고 싶지만, 너무 경박한 행동을 보여서는 안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먹고 있었을 텐데, 어느샌가 젓가락이 점점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래스 쨩, 먹성이 좋네.」

「아, 죄송합니다. 사양하지도 않고……」

「괜찮아, 괜찮아. 신경 쓰지 마. 오히려 맛있게 먹어줘서 기쁘단다. 아 참,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어떤 건가요?」

「그래스 쨩은 우리 스페의 어떤 점이 좋은 거니?」

「!?」

 

 밥을 뿜을 뻔했다. 어, 어떤 점이냐니. 그런 부끄러운 질문을…….

 

「아, 그건 나도 궁금해. 그래스 쨩, 내 어떤 점이 좋아?」

「스, 스페 쨩에게는 이미 말했던 게……」

「『당신이 좋아요』랑 『사랑하고 있어요』밖에 들은 적 없는걸?」

「휘유~! 그래스 쨩 대담해라! 좋네~ 젊음이란 건. 아줌마도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크읏…… 이 자리에서 할복하고 죽고 싶어……. 그러나 아쉽게도 스페 쨩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저기이, 어떤 점을 좋아하는 거야? 알려줘~」

「그, 그건…… 레이스에 진지하게 임하는 점이라든가, 달릴 때 멋있는 점이라든가, 상냥한 점이라든가……」

「응응, 그리고?」

 

 어? 아직 더 얘기해야 하는 거야? 스페 쨩, 점점 우쭐거리는 것 같은데.

 

「그, 그리고 귀여운 점이라든지, 같이 있으면 기운이 나는 점, 상냥한 점……」

「그거 아까도 말했어. 또 다른 걸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돌아가면 조금 호되게 벌을 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 정도로 치욕스러운 일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다고요, 스페 쨩.

 

「이 녀석, 아주 신나서는. 그래스 쨩이 곤란해하잖니.」

「아얏!」

 

 어머님이 스페 쨩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셨다. 내 생각을 그대로 말씀해 주신 건 정말 감사하지만, 가장 먼저 이 주제를 꺼냈던 건 어머님이셨던 것 같기도…….

 

 


 

 

 식사가 끝나고, TV를 보면서 셋이서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님은 스페 쨩의 평소 모습이나 나의 고향인 미국 이야기, 우리가 트레센 학원을 다닐 적의 추억 등을 듣고 싶어 하셨다.

 

「그래스 쨩은 스페의 라이벌이라고 TV에 자주 나왔으니까, 나도 꽤 관심 깊게 보고 있었어. 아무리 그래도 연인으로서 데려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지만……」

「네에. 그 부분은, 으음,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대단히 강한 아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봤었어. 스페도 몇 번이고 졌었고 말이지. 그런데 이렇게 고상한 애일 줄은 몰랐네.」

「과찬이세요……」

 

 확실히 놀랄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어머님의 입장이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경쟁했다. 몇 번이고 같이 달렸다. 그랬던 딸의 라이벌이 연인으로서 집에 찾아오다니.

 그저 라이벌로서 같이 달린 시간이, 우리에게 있어선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과정과도 같았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저녁 시간이 지나가고 잠들기 직전까지도,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

 스페 쨩과 어머님의 대화가 끊이지 않았다. 사이가 좋은 거겠지. 나도 두 사람의 이야기에 어울렸고, 질리는 일은 없었다.

 따뜻한 가정이란 이걸 표현하기 위한 말일 것이다. 피가 이어져 있지 않더라도, 이분은 어엿한 스페 쨩의 어머님이셨다.

 

 


 

 

 그로부터 3일간, 스페 쨩의 본가에 머물렀다. 스페 쨩의 집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멀리까지 발걸음을 옮겨 홋카이도 관광을 하기도 했다.

 스페 쨩은 역시 고향의 공기를 좋아하는구나. 계속 기운찬 모습을 보기만 해도 입가가 느슨해졌다.

 

「스페, 그래스 쨩, 놓고 가는 건 없니?」

「응!」

「네, 괜찮습니다.」

 

 즐거운 시간은 순식간에 끝을 맞이했다. 돌아가는 날, 현관 앞에서 어머님이 배웅해 주셨다.

 

「그래스 쨩, 또 오렴. 언제라도 환영할 테니까. 너 같은 아이가 스페 곁에 있어 준다면 나도 안심이야.」

「네, 꼭 다시……」

 

 어머님이 내 눈을 빤히 바라보신다. 무슨 일일까.

 설마 마지막에 인정 못 한다거나……?

 

「둘 다, 지금 행복하니?」

「엣…… 그야 당연히─」

「엄청 행복해!」

「그렇구나. 그렇다면 다행이야. 둘이 멋진 추억을 잔뜩 만들도록 하렴. 스페, 그래스 쨩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이렇게 상냥하고 곱상한 아이, 한 번 놓치면 다시는 만날 수 없으니까.」

「……응. 알고 있어, 엄마.」

 

 스페 쨩이 조금 진지한 얼굴로 끄덕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어째선지 얼굴이 조금 뜨거워졌다.

 

「좋아.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

「또 올게!」

「실례했습니다.」

 

 어머님을 등지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스페 쨩은 몇 번이고 뒤돌아보며, 어머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이윽고 아무것도 없는 평탄한 길로 나온다. 스페 쨩과 손을 맞잡고, 천천히, 천천히 걸었다.

 

「다음에는 그래스 쨩의 집도 가보고 싶어.」

「저희 집이요……? 그러게요~ 저도 스페 쨩을 꼭 초대하고 싶어요.」

「신난다! 아, 그런데 그래스 쨩의 본가는 미국이었지? 나 영어로 말 못 해……. 제대로 대화할 수 있으려나.」

「어머, 그 부분은 저에 대한 사랑으로 어떻게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저희 가족과 어울리기 위해선 영어 정도는 능숙히 해야 한다고요?」

 

 조금 심술궂게 말하자, 스페 쨩은 두통이라도 온 듯한 얼굴이 되었다.

 

「윽. 확실히 영어 정도는 할 줄 알아야겠지…… 노력하겠습니다.」

「후후, 농담이에요. 아버지는 일본어가 가능하시고, 저도 통역해 드릴 테니까요. 마침 여기랑 마찬가지로 넓디넓은 땅이 펼쳐져 있고, 공기가 상쾌한 곳이니…… 분명 스페 쨩도 마음에 들 거라 생각해요.」

「와아, 기대된다아…… 꼭 둘이 같이 가자.」

「네에, 꼭이요.」

 

 미국의 광활한 대지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내 옆에는 스페 쨩이 있고, 지금처럼 손을 맞잡은 채 걷고 있다. 그런 상상을 한다.

 언젠가 반드시, 둘이서 고향으로. 그 순간을 그려보면, 기대가 차오르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이고 오랜만입니다.

조금 지치기도 해서 오랜만에 왔네요.

최대한 전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거지만, 쉽게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의욕이 조금...?

 

그라스페는 이제 두 편 남았습니다.

이 작가님 참 다양한 커플로 맛있는 시너지를 보여주셔서 정말 좋아해요.

문장도 간결하고 보기 쉽게 적혀있어 읽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 일러 작가님들이나 글 작가님들 소개를 올릴까 고민이 되는데, 만약 올린다면 첫 번째는 이 작가님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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