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행복한 테이네이 이야기] #3 트레센을 졸업한 테이네이 이야기

by 츄라라 2023. 6. 1.

 

ほんわかわーくす │ https://www.pixiv.net/artworks/106840119

 

작가 : じゃこ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573382#1 

 

#3 トレセンを卒業したテイネイの話 | 幸せなテイネイの話 - じゃこの小説シリーズ - pixiv

今夜の献立は肉じゃがとお味噌汁、ほうれん草としらすのお浸し。 どれも素材の良さが残る優しい味付けでどんどん白米が進んだ。 最後までお味噌汁を飲み干してパンと手を合わせる。 「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저번 테이네이 이야기를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읽어주신 것 같아 기쁩니다. 북마크, 좋아요, 코멘트도 감사합니다.
트레센을 졸업한 테이네이를 상상하자니 망상이 멈추지 않아 적어봤습니다.
사귀고 있는 데다가, 졸업 후 우마무스메들의 진로를 멋대로 상상하여 취향껏 썼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당도가 높기 때문에, 꽁냥거리는 게 거북한 분들은 읽는 걸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테이네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늘어난다면 기쁘겠습니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니쿠자가와 된장국, 오히타시.

전부 소재의 장점이 깊이 남아있는 풍미있는 맛이 나서,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된장국을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전부 들이킨 후, 손을 합장한다.

 

 

「잘 먹었습니다.」

 

 

맞은편에 앉아 턱을 괴고 있던 네이처가 흡족한 웃음을 짓는다.

 

 

「변변치 않은 상차림이라 미안합니다. 항상 깔끔하게 먹어주니까 만드는 보람이 있네.」

「네이처가 해주는 음식은 전부 맛있는걸. 요정에서 나온 음식이라 해도 믿겠어.」

「고마워. 그래도 그건 과찬이야.」

 

 

빈 그릇을 싱크대로 옮기는 네이처.

겸손한 말을 하면서도 꼬리는 기쁜 듯이 흔들거리고 있다.

 

 

「앗, 내가 할게.」

 

 

식사를 대접받은 데다가 뒷정리까지 시키는 건 너무도 미안했기 때문에 의자에서 일어난 순간, 물이 쏟아지는 소리와 섞인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괜찮대도. 그보다 빨리 목욕하고 와. 그러다 목욕물 식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네이처 씨에게 맡겨주시라.」

 

 

우리 집 욕조에는 다시 데우기 기능이 있어, 식어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시 따뜻한 물로 만들 수 있지만, 최근엔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얼마 전에도 비슷한 말을 주고받으며 「어차피 다시 데우면 돼」라고 말한 순간, 가스비도 만만치 않을 테니 따뜻할 때 얼른 들어가라고 네이처가 나를 타일렀다.

결코 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때 네이처가 보여준 설득력은 굉장했기 때문에, 그때 이후로는 따뜻한 물을 받고 가능한 빨리 들어가려고 노력 중이다.

그 덕분인지 가스비 청구액이 제법 줄었다.

네이처에게 또 꾸지람을 듣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뒷정리는 그녀에게 맡기고, 옷장에서 갈아입을 옷을 챙겨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목욕을 마치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린 후 방으로 돌아오자, 테이블 앞에 앉아 진지한 얼굴로 잡지를 넘기는 네이처가 보였다.

나를 눈치채지 못했는지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뭐 보고 있어?」

 

 

호기심이 솟아나 옆에서 들여다보자 그녀는 「아, 어서 와」라며 고개를 돌렸고, 시선이 엉킨다.

앞으로 몇 cm만 다가가도 입술이 닿을 것 같은 거리. 그대로 경직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다시 고개를 숙여 잡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새삼스레 부끄러워할 사이도 아닌데,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풋풋한 반응을 보여주는 그녀가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

참지 못하고 몸을 숙여 뒤에서부터 껴안았다.

 

 

「내 여친은 진짜 귀엽다니까~」

「시끄러…」

「부끄러워하기는. 그래서 뭘 보고 있던 거야?」

 

 

그대로 네이처의 어깨 위에 얼굴을 얹고 잡지를 들여다보니, 『겨울철 데이트 핫플』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페이지에 여러 관광지와 볼거리가 소개되어 있었다.

 

 

「그게… 둘이서 외출한 지 꽤 오래됐잖아? 이번 휴가 때라도 어떨까 해서…」

 

 

확실히, 마지막으로 데이트라 부를만한 외출을 한 것도 벌써 몇 달 전인 것 같다.

일정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만 해도 내가 지방 원정을 나가 있던 탓에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었다.

 

 

나와 네이처는 같이 살고 있는 게 아니다.

트레센 학원을 졸업하고 나는 자취를 시작했다. 재학 중에 트윙클 시리즈를 이끈 공로자로 인정받아 URA로부터 칭송과 약간의 포상금을 받았는데, 받고 열어보니 결코 약간이라 부를만한 금액이 아니었다. 우마무스메 한 명이 사용하기엔 충분하고도 한참 남을 금액이라 잘못 본 건 아닐까 하고 몇 번이고 통장을 다시 확인해 봤지만, 0의 숫자가 변하는 일은 없었다.

그 돈으로 지어진 지 10년 된 1LDK 아파트의 한 방을 빌려, URA가 졸업한 우마무스메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레이스에 출주하면서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마무스메의 본질은 달리는 것.

 

 

그건 졸업한 뒤에도 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많은 우마무스메가 졸업했다. 갈고닦은 댄스 기술이나 가창력으로 연예계에 진출하는 우마무스메도 있었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교사 자격이나 트레이너 자격을 취득해 트레센 학원에서 교편을 잡는 우마무스메도 있었다.

그래도 대다수의 우마무스메는 실업단에 소속되어 육상선수로서 계속 달리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역시 인간과는 전혀 승부가 되지 않았고, 신체의 강도도 달라 훈련 중 접촉 사고도 몇 번인가 발생했다.

항의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던 듯, URA가 그런 상황을 감안해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레이스를 새로 개최했다.

트윙클 시리즈에서 활약한 이름난 우마무스메에게는 즉시 스폰서가 붙어, 각자 착용하던 승부복을 응용한 유니폼을 입고 달리거나, 기업의 얼굴마담으로서 CF에 출연해 돈을 벌고 있다.

운동선수와 다를 것이 없다.

 

 

나는 지금도 즐겨 마시는 벌꿀 드링크를 기획, 생산하고 있는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맺어 신상품 리뷰를 하거나 몇 가지 콜라보 상품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맥퀸이 제과업체와 계약을 맺은 듯, 맛있게 과자를 먹는 광고가 TV를 통해 나오고 있다.

그 광고에 나오는 「매일 밤 파쿠파쿠데스와」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를 얻어, 올해의 유행어 대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골드쉽은 국내 점유율 1위의 즉석 면 업체와 계약했는지, 컵 야키소바 광고나 포장에도 그녀의 사진이 쓰이고 있다.

그 외에도 화장품이나 스포츠용품, 휴대폰, 자동차 등.

다양한 광고에서 우마무스메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졸업하고 모두와 만날 기회는 줄었지만 일상 어딘가에서 그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되었으니, 오랜만에 만나도 오랜만이라는 느낌이 그다지 들지 않는다.

하지만 네이처는 어느 스폰서와도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녀는 달리기를 택하지 않았다.

졸업을 기점으로 본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돌아가 어머니와 같이 운영하는 한편, 친근한 고향 상가의 점주들을 돕거나 하면서 지내고 있다.

그녀와 교제를 시작하고 조금 시간이 지났을 무렵, 함께 상가로 외출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녀가 받는 사랑은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길을 걷고 있으면 누군가 이름을 불렀고, 가게 앞을 걷고 있으면 불러 세우더니 신제품이라며 반찬 시식을 부탁받거나, 이 옷이 네이쨩한테 잘 맞을 것 같아서 빼놨어, 라면서 조금 화려한 원피스를 선물 받거나 하는 등,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돌아올 때는 커다란 봉지 가득 당근과 과자를 챙겨주더니 상가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배웅까지 해줬다.

『대단하네』라고 말을 걸자, 조금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기뻐 보이는 웃음을 지어, 여기야말로 그녀가 있을 곳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조금 질투했다.

 

 

지금도 그녀와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같은 지역이니 만나려고 마음먹으면 만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트레이닝이나 원정, 스폰서 미팅 등으로 인해 내 일정이 꽉 차 있을 때가 많아 데이트할 시간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

그래도 네이처가 밥을 해주러 오거나 하룻밤 묵으러 와주기도 하니, 전혀 만날 수 없는 건 아니었다.

편하게 들어와도 된다고 여벌 열쇠를 건네줬다. 그랬더니 오늘도 저녁부터 준비하고 있었던 듯, 원정에서 돌아왔더니.

『어서 와. 밥부터 먹을래? 목욕부터 할래? 어느 쪽이든 준비되어 있다고.』

앞치마 차림의 네이처가 마중 나와 주었다.

뭔가 신혼부부 같아…. 라고 머릿속 한구석으로 생각하면서, 정석 대사를 끝까지 듣지 못했으므로.

『다녀왔어…… 저기, 그 선택지에 네이처는 없는 거야?』

라고 장난스럽게 웃었더니 꽤 진심 어린 목소리로 하아? 라는 대답을 들어, 서둘러 말을 철회한 뒤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겠다고 대답했다.

그래도 등을 돌렸을 때 상기된 듯 엷게 달아오른 뺨이 보였으니, 완전 안 되는 건 아닌 건가? 라고 자기 좋을 대로 해석을 마쳤다.

 

 

 

 

(네이처와 데이트라.)

 

 

여러 후보지를 훑어본 뒤 잡지를 넘기는 섬섬옥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녀의 목에 두르고 있던 손에 토닥거리는 감촉이 느껴진다.

 

 

「테이오, 듣고 있어?」

「응. 듣고 있어, 듣고 있어.」

「그럼, 나도 목욕하고 올 테니까 생각하고 있어 봐.」

「응.」

 

 

껴안겨 있던 몸의 자유를 되찾은 네이처는, 이제는 네이처 전용이 되어버린 장롱에서 갈아입을 옷을 꺼내 욕실로 향했다.

혼자가 되어 다시 잡지와 마주 보고, 기사 하나하나를 눈으로 훑어본다.

동물원에 수족관, 유원지에 온천, 쇼핑몰.

후보가 너무 많아서 생각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으음.」

 

 

글자투성이인 잡지를 보고 있자니 어쩐지 당분을 섭취하고 싶어졌다. 즉석 음료라도 만들어서 마실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잡지를 닫는데, 무언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

 

 

자주 펴져 있던 탓인지, 깔끔하게 접히지 않고 빈틈이 생긴 페이지가 있었다. 어쩐지 신경이 쓰여 그 페이지에 손가락을 넣고 펴보자, 독자들의 체험담을 실어놓은 특집 페이지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결혼이나 동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준비나 이삿짐센터 선택 방법, 추천하는 가전제품,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예절, 반지 사이즈를 재는 법, 혼인신고서를 쓰는 법까지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훑어보니 의외로 몰랐던 사실들이 잔뜩 있었다.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예절까지 단숨에 읽어버린 순간, 처음에 느꼈던 위화감을 떠올렸다.

 

 

깔끔하게 접히지 않고 빈틈이 생긴다 = 이 페이지만 계속 열어봤다.

그러니까, 이건 즉, 그런 의미.

 

 

「하아…」

 

 

목욕은 한참 전에 끝냈을 터인데, 얼굴이 찜통처럼 뜨거워졌다.

 

 

아니 그야 뭐, 좋아서 사귀고 있는 거고, 함께 있는 시간은 즐겁고, 네이처가 만들어 준 밥은 굉장히 맛있으니까 솔직히 매일 먹고 싶을 정도고, 앞치마 차림도 귀엽고, 요즘 자주 보여주는 내린 머리도 잘 어울리는 데다가 취향이고, 귀엽다고 칭찬해 주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귀엽고,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점이 가득하고, 무엇보다 내가 앞으로도 네이처와 같이 지내고 싶으니까 언젠가를 기약하고 있긴 했지만.

 

 

(잠깐만, 나 네이처를 무진장 좋아하고 있잖아…)

 

 

내 착각이 아니라면, 그녀도 지지 않을 정도로 나를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녀가 있을 곳은 따로 있다.

그러니까.

 

 

「테이오, 정했어~?」

 

 

갑자기 날아온 목소리에 놀라면서도 평정을 가장하고, 잡지를 덮은 후 뒤돌아봤다.

목욕을 끝낸 직후라 몸에서 은은하게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네이처가 내게 다가왔다.

 

 

「미안. 아직 하나도 못 정했어.」

「에에~ 어떻게 할 거야?」

「천천히 정하자. 아직 시간은 있으니까.」

 

 

찬장에서 믹스커피를 꺼내, 잡지를 손에 든 네이처에게 물었다.

 

 

「마실래?」

「응, 마실래.」

 

 

 

 

그 후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검토해 봤지만, 하나도 결정하지 못한 채 밤이 깊어졌기 때문에 여기서 마치기로 했다.

양치질을 하고 꼬리 케어 오일까지 바르고 나서 침대 위의 쿠션을 정리하여 공간을 만든다.

이불 안에 들어가 옆자리를 통통 두드리자, 「네네, 실례합니다~」라며 곁에 와주었다.

처음 묵으러 왔을 때는 부끄럼 탓에 좀처럼 이불 안에 들어오지 않았었는데(그때는 반 정도는 힘으로 끌고 왔다), 지금은 순순히 들어와 주니 너무나 기쁘다.

 

 

「불 끌게.」

「응.」

 

 

허락받은 후 리모컨을 조작해 조명을 끄자, 벽에 붙어 있는 간접조명만이 캄캄한 방안을 부드럽고 따뜻한 빛으로 감쌌다.

취침에 방해가 되지 않는 얕은 불빛이라 발밑만 보일 정도이니, 밤중에 화장실을 갈 때도 안심이다.

 

 

부스럭부스럭, 옆에서 뒤척이는 소리가 났다.

 

 

「테이오, 내일 일찍부터 일정 있던가?」

 

 

고개를 돌리니 네이처가 지긋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내일은 오후부터 트레이닝이니까 평소보다 늦게 나갈 거야.」

「그렇구나…」

「……?」

 

 

그 말만 남기고 입을 닫아버렸다.

하지만 귀는 쫑긋 움직이고 있는 것이, 무언가 호소하는 것처럼 보였다.

몸을 뒤척여 똑같이 마주 봤다.

 

 

「왜?」

「어, 그냥, 아무것도 아니야.」

「거짓말~ 솔직하게 자백하지 않으면 간지럼 벌을 줄 거야?」

 

 

말하면서 옆구리를 향해 손가락을 기어 살짝 움직였더니, 귀를 쭉 세우고 상기된 목소리로.

 

 

「힉, 아, 알겠다고! 말할게!」

 

 

그렇게 말하니 얌전히 손을 떼고 다음에 나올 말을 기다리기로 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네이처가 힐끗 나를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고, 다시 고개를 숙이고. 그녀는 뜨문뜨문 말하기 시작했다.

 

 

「…그, 조금 밤을 새워도 괜찮을까 생각했을 뿐이고… 특별한 의미는… 없달까…」

 

 

그리고 그렇게 우물쭈물 말하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말에 순간 사고회로가 멈췄으나, 미처 숨기지 못한 감정을 깨닫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나도 네이처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있어.」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쌓인 이야기야 얼마든지 있어.

 

 

「밤, 새울까?」

 

그리 대답하자 네이처가 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발그레한 볼에 걸려있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걷어내고,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고 끌어당겨 품에 안았다.

 

 

 


 

 

배고프다.

 

 

의식이 돌아오고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이었다.

서서히 오감이 뚜렷해지자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 것이 느껴져 눈꺼풀을 걷었다.

옆에서 자고 있었을 터인 네이처는 이미 자리에 없었다.

 

 

(벌써 일어났구나.)

 

 

충전 중이던 휴대폰을 찾아 화면을 보니 09:20이란 숫자가 떠 있었다.

간밤에는 서로 이야깃거리가 끊임없이 나온 탓에 상당히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쉴 새 없이 표정이 변하는 그녀가 너무도 귀여워서, 소소하면서도 특별한 시간이 기뻐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실감하며 네이처를 껴안은 채 잠에 들었다.

 

 

「……세수해야지.」

 

 

얼굴 근육이 느슨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짝, 손바닥으로 뺨을 때린 후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몸을 옮겼다.

세수와 양치를 마친 뒤 부엌을 빼꼼 살펴보자, 앞치마를 두르고 프라이팬을 앞에 서 있는 네이처가 보였다.

 

 

「안녕, 네이처.」

 

 

말을 걸자 한순간 몸을 뻣뻣이 경직시킨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천천히 긴장을 풀고 돌아보더니 조금 수줍은 듯이 쭈뼛거렸다.

 

 

「안녕, 테이오.」

「어제는 밤늦게까지 미안했어.」

「무슨 소리야. 그건 둘 다 마찬가지잖아.」

「그, 그렇구나.」

「……」

「……」

 

 

서로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듯한 묘한 침묵. 분명 네이처도 어젯밤 일을 되새기고 있는 거겠지.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반동 때문에 저도 모르게 분위기에 편승하여 부끄러운 말을 잔뜩 했고, 들었다.

얼굴을 마주하면 그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라 무척 민망했다.

 

 

 

 

빨리 분위기를 바꿔야 해.

 

 

 

 

──띵!

 

 

경쾌한 소리가 울리고 나서야 네이처가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단 사실을 떠올렸다.

 

 

「그, 접시 꺼낼까?」

「아, 맞다, 접시 필요했었어. 부탁할게.」

「맡겨줘.」

 

 

조금 어색한 손놀림으로 찬장에서 넓적한 두 접시를 꺼내 준비하자, 그 위에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이 자리 잡는다. 그리고 방금 소리가 울렸던 토스터에서 적당히 눌은 식빵 2개를 꺼내, 각각 접시에 올려놓는다.

 

 

「음료는 항상 마시는 따뜻한 벌꿀이면 될까?」

「응, 좋아.」

 

 

우유가 담긴 머그컵을 전자레인지에서 600w로 1분 정도 가열한다. 따뜻해진 우유에 꿀을 한 큰술 넣고 잘 저어주면, 추운 겨울에 딱 맞는 따뜻한 벌꿀이 완성된다.

나는 달콤한 것을 좋아하니까 벌꿀을 한 숟가락 더 추가한다.

물론 네이처도 그걸 알고 있으므로, 내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내 취향의 맛으로 만들어 준다.

 

 

「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고마워.」

 

 

그리고 둘이 식탁 앞에 앉아 손을 모은다.

스크램블 에그는 푹신푹신하고, 베이컨은 딱 좋은 정도로 구워졌다. 역시 네이처는 요리를 잘한다니까.

그녀의 수제 요리를 이렇게나 먹을 수 있는 건 나밖에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이상한 우월감이 솟아올랐다.

 

 

「뭘 히죽거리고 있는 거야.」

「네이처가 해준 밥이 좋아서 얼굴로 새어 나왔나 봐.」

「…아, 그러셔.」

 

 

칭찬했는데도 쌀쌀맞은 대답을 듣고 말았다.

하지만 그 입술은 꾹 붙어 있으면서도 희미하게 호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분명 부끄러움을 감추고 있는 거겠지.

 

 

(행복하구나.)

 

 

하루의 시작에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 같이 밥을 먹는다.

퇴근 후에도 옆에 있을 수 있고, 잠들 때까지 농담을 주고받고.

그게 매일 가능하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같이, 살까?」

 

 

 

 

 

 

모래색 눈동자를 크게 뜨더니 네이처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짐작을 마쳤는지, 어렴풋이 얼굴을 붉혔다.

 

 

「아~… 혹시, 들켰어…?」

 

 

어젯밤에 발견한 잡지의 특집 페이지를 말하는 거겠지.

고개를 끄덕이고 한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아이코~…… 그래도 나는 여기서 살 수는 없어. 상점가 사람들도 소중하고 가족이나 다름없으니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할까…」

「응,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이사할게.」

「…어?」

「상점가 근처의 아파트를 빌릴 거야. 그러는 게 너도 여러모로 편하지?」

「하지만, 그러면 역이랑 조금 멀어지니까 불편하지 않겠어?」

 

 

지금보단 확실히 멀어지게 되겠지만, 나는 우마무스메니까 상관없다.

 

 

「그거야 달리면 돼.」

 

 

나, 일단 아직 현역이라고? 라고 덧붙여 말하자,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나 뭔가 이상한 말이라도 했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테이오는 진짜.」

「응?」

「나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네이처야말로 나를 좋아하고 있잖아…」

「응, 좋아해…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을 정도로 좋아해.」

「……그런 말은 치사해.」

 

 

갑자기 다정한 얼굴로 망설임 없이 말로 표현하니까, 내가 더 부끄러워지고 만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이 떠올라 일부러 헛기침을 한 뒤 심호흡까지 마치고, 네이처를 응시한다.

 

 

「나와 같이 살아줄래?」

「……뭔가 프러포즈 받는 것 같아.」

「브읏!? 그, 그건 아직 이르… 그게 아니라!!」

 

 

얼굴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라 나도 모르게 빽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런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네이처는 입술을 열었다.

 

 

「응. 나도 테이오와 같이 살고 싶어.」

 

 


 

 

그리하여 미정이었던 휴가 예정은, 부동산 중개사 순회라는 이름의 데이트가 되었다.

 

 

「이래도 괜찮아? 모처럼의 휴가인데 부동산이라니.」

「응. 이런 건 시간이 꽤 걸리니까 서두르는 편이 낫잖아.」

「뭐어, 테이오가 그러고 싶다면 괜찮지만.」

「나는 네이처와 둘이 있을 수 있다면 어디라도 즐거운걸.」

「…진짜, 그런 말로 갑자기 치고 들어온다니까.」

「뭐라고?」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보다 부모님께도 인사드리러 가야겠네.」

「……그걸 까먹고 있었다.」

「엑!?」

 

 

 

 

갑작스레 부동산 순회에다가 인사차 드릴 선물 찾기가 추가되어 둘이 방방곡곡을 뛰어다닌 건, 또 다른 이야기.

 

 

 

 

 

 

끝.

 

 

 

 


 

1편에서도 그랬지만...

너네 왜 자꾸 야스하는 척하면서 안 해??

나 슬퍼

 

 

엊그제 이걸 반쯤 번역하다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드러눕고 휴대폰을 하는데, 갑자기 나이스 네이처 부고 소식이 보였어요.

너무도 당황스러우면서도 슬펐고, 어떻게 이렇게 우연이 겹칠 수 있나 등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당근별로 간 테이오나 카노푸스 친구들과 만나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귀여워서 시작한 게임의 원본마에 이리 휘둘리게 될 줄이야.

역시 세상일은 모르는 겁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