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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샤커파인 꼬리 허그

by 츄라라 2023. 1. 19.

akni │ @akni105 │ https://twitter.com/akni105/status/1588559338716602368/photo/1

 

작가 : Ten-Goo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8612529#1

 

#ウマ娘プリティーダービー #ファインモーション(ウマ娘) シャカファイ尻尾ハグ - 👺の小説 - p

いつも通り、アイルランドのニュースを確認してから登校する。今日は昨日と地続きであるはずなのに、今朝の教室はまるで普段とは別世界であるかのようにそわそわと華やいでいた。 「ね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꼬리 허그라니 당신…………

 

 

 


 

 

 항상 그렇듯, 아일랜드의 뉴스를 확인한 뒤에 등교한다. 오늘이란 건 분명 어제 뒤에 이어지는 날일 텐데, 오늘 아침의 교실은 마치 어제나 평소와는 다른 세계처럼 북적북적 소란스러웠다.

「저기~ 봤어? 어제……」
「봤어봤어봤어봤어. 마지막에 나온 그……」
「그거! 진짜 쩔었지……」

 교실 곳곳에 만들어진 작은 그룹들이, 각자 비밀 이야기라도 하는 것처럼 조용히 얼굴을 맞대고 있다.

「어제 했던 최종화……」
「아니~ 진짜, 마지막 장면 말이야. 미친 거 아니야? 광대 승천할 뻔했다고.」

 슬쩍 귀를 쫑긋 세웠다.

「마지막에 그거 있잖아, 진심 심장 터질 뻔했어……」
「인정. 최고의 마지막 화였지…… 『그거』, 나도 해보고 싶다……」
「『그거』 말이지.」
「그치만 상대가.」
「없단 말이지~」

 흥미롭게도 모든 그룹이 같은 화제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귀를 쫑긋 세워 얻은 키워드. 어제 했던. 마지막.
 그렇군 그렇군?
 조금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없을까.

「안녕하신지!」
 가까이 있던 반 친구 두 명에게 말을 걸었다.
「앗, 파인 쨩 안녕~」
「안녀~엉. 오늘도 활기차네~」
「저기, 오늘따라 왠지 다들 엄청 즐거워 보이는데, 무슨 일 있었니?」
「아─」

 친구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따뜻하게 데운 라클렛 치즈처럼 입가가 녹아내렸다.

「파인 쨩은 『LOVE닷치』 보고 있어?」
「아니. 그게 뭐야?」
「이번 분기에 방영했던 드라마야.」
「헤에~!」

 점과 점이 선이 된다.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던 건 『LOVE닷치』 라는 드라마에 관한 이야기. 얼핏 들렸던 「최종화」 라는 키워드로 추측건대, 어제 막 방영이 끝난 트렌드한 이야기인 거겠지.
 여기까지는 이해됐다.

「마지막에 두근두근거렸다는 거…… 대체 얼마나 근사한 라스트 씬이었던 거야?」
 내 질문에 반 친구들은 수줍은 듯, 곤란한 듯, 부끄러운 듯한 애매한 표정을 띠고는 「아─……」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래도 직접 말하기는 꺼려지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말하기엔 조금~……」
「파인 전하께 이런 속된 내용을 가르쳐주는 건……」
「에~! 나 일본의 문화나 풍속, 엄청 알고 싶다니까?」
「그래도 말이지……」
「파인 쨩 완전 순수하다고 해야 할까……」

 이 아이들은 평소에 굉장히 친절한 반 친구들이다. 그런 친구들이 말을 머뭇거릴 정도로, 복잡하면서도 직접 말하기 어려운 드라마인 걸까. 갑자기 내용이 몹시 궁금해졌다.
 그렇다 해도, 열릴 생각 없는 말문을 억지로 열게 할 수는 없다.

「……알겠어! 이야기해줘서 고마워.」
「미안해~」
「아냐! 신경 쓰지 마.」

 내가 방긋 미소 짓자, 죄악감에 눌린 얼굴을 하고 있던 반 친구가 갑자기 「앗」 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무슨 일 있어?」
「생각났어, 파인 쨩! 그 있잖아, 그 사람에게 물어보는 게 좋을 거야.」


「갑자기 무슨 용무냐.」

 점심시간, 나는 카페테리아의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있는 샤커의 건너편에 앉았다.

「가르쳐줬으면 하는 게 있어.」
「흥. 내용에 따라서.」

 샤커는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커피를 꿀꺽 입에 담았다.

「있지, 샤커는 어제 『LOVE닷치』 봤어?」

 샤커의 입에서 커피 소나기가 일어났다.

「윽, 네놈 무슨 말을 지껄이는 거야!」
「왜 그렇게 초조해하는 거야?」

 샤커가 입을 꾹 닫았다. 그 틈을 타 재빨리 이야기를 진행한다.

「나는 보지 않았지만, 반에서 다들 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어떤 내용이었는지 말해줬으면 해서!」
「그놈들한테 물어봐!」
「물어봤어. 그렇지만 부끄러워하면서 가르쳐주질 않는 걸. 그래서 샤커한테 물어보자고 생각했어.」
「왜 거기서 내가 튀어나오는데!!」
「친구의 추천이야. 샤커 씨에게 물어보는 편이 좋지 않겠냐고.」

 이를 부득부득 악물은 샤커는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그놈들 이름, 말해……!」
「어라. 샤커도 다른 친구들이랑 『LOVE닷치』 얘기가 하고 싶어?」
「아냐!」

 샤커가 언성을 높이자 주변 분위기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속닥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들어와 카페테리아를 둘러봤다.
 다들 멀리서 에워싼 채 우리를 신경 쓰고 있었다. 어떤 학생은 느슨해진 입가를 양손으로 가리면서. 어떤 학생은 옆 학생과 새빨간 얼굴로 속닥속닥 이야기하면서. 어떤 학생은 관심 없는 척하면서 귀는 이쪽을 향해 쫑긋 세우고.
 흥미진진. 이 네글자의 본보기라고 할 만한 상황이다.
 물론, 샤커도 이런 분위기를 민감하게 감지하고 있어서——.

「……젠장, 장소 바꾼다!」
「네~에♪」
 성큼성큼 걸어가는 샤커의 뒤를 따라간다.
 기분 탓일까, 샤커의 꼬리가 평소보다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다가 우리는 옥상에 도착했다.
 샤커가 슬쩍 문을 열어보니, 정말 다행스럽게도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웬일로 땡땡이치는 놈들이 없군.」

 작게 중얼거린 샤커가, 내가 옥상으로 나올 때까지 문을 열어주고 있다. 샤커도 참, 젠틀맨!
 문을 닫은 후, 우리 외에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을 몇 번이고 계속 확인하고 나서야 드디어 샤커가 낮게 깐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래서, 하던 얘기를 마저 할 건데.」

 그 정도로 꼼꼼하게 사람이 없는 걸 확인했으면서, 샤커는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볼은 조금 불그스름, 시선은 흔들리고 있다. 명백하게 냉정함이 결여되어 있다. 그만큼 얘기하기 힘든 거였다는 걸까.

「장소를 바꾼 건 구경꾼들의 시선이 짜증 났기 때문이다. 네놈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샤커의 대답은 NO였다. 하지만, 이렇게 될 건 어렴풋이 예측하고 있었다. 여기서 물러날 생각은 없다.
 나는 선수를 쳤다.

「있지, 나, 최근에 트레이너랑 폼 체크를 했어. 그랬더니 전보다 타임이 확 줄었단 말이지. 샤커는 내 새로운 폼에 대한 데이터, 아직 가지고 있지 않지?」

 샤커의 귀가 파닥인다. 「치사하긴」 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눈이 나를 노려봤다.
 응. 조금만 더.

「질문에 대답해준다면 내 데이터, 얼마든지 줄게.」

 나보다 조금 더 높이 있는 샤커의 눈이 고민하는 듯 깜빡거렸다.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하아, 라는 큰 한숨이 내려왔다.

「세 개까지 네놈 질문에 대답한다. 그 이상은 받아들일 수 없어.」
「교섭 성립이네.」

 샤커가 문 옆의 벽에 기대고 섰다. 나도 옆에서 샤커를 따라 했다.

「그럼 첫 번째 질문이야. 『LOVE닷치』가 뭐야~?」
「이번 분기에 방영했던 민영 방송의 심야 드라마. 우마무스메를 소재로 한 학원 청춘물로, 레이스에 대한 갈등, 우정, 연애 등을 그리고 있다. 감독이 우마무스메였던 것이 화제가 되어, 감수에는 트레센 졸업생도 다수 참여했다. 그 때문에 레이스 씬은 해당 장르 중에서는 비교적 리얼하다는 평판이다. 시청률도 심야 드라마치고는 뭐 나쁘지 않아. 라이브로도 그럭저럭 상위였으니까, 속편도 나오는 거 아닐까.」

 벽을 바라보고 있는 샤커는, 물 흐르듯이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말했다.

「자세하네. 그럼, 질문 그 두 번째. 샤커는 『LOVE닷치』, 보고 있었어?」
「안 봤어. 지금 말한 정보는 심심해서 봤던 적당한 사이트의 데이터를 그대로 읊어줬을 뿐이야.」

 본 적 없는 드라마의 정보까지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다니, 역시 샤커!
 그렇지만, 샤커는 흥미 없는 정보에 뇌 용량을 할애할 타입이 아니지. 혹시 샤커도 보지 않았을 뿐이지 『LOVE닷치』에 흥미가 있었던 건 아닐까?
 나는 검지를 턱에 댄 채로 생각했다.
 다음이 마지막 질문이 될 것이다. 샤커에게 물어보고 싶은 걸 제대로 생각해야지.

「그러면, 마지막 질문입니다.」

 나는 한 발짝 샤커에게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질문했다.

「모두가 『LOVE닷치』 최종화의 라스트 씬에서 두근두근했던 이유, 뭐라고 생각해?」

 샤커는 한순간 「윽」 하며 말문이 막혔지만, 시선을 콘크리트 바닥에 향한 채로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최종화, 주인공은 쭉 자기 앞을 달리던 라이벌을 목 차로 앞지르고, 동경하던 GⅠ 레이스에서 드디어 우승. 그리고 위닝 라이브에서 계속 그 녀석을 응원해주던 팬들이, 승부복 색의 응원봉으로 회장 전체를 빛내.」
「와아, 그거 정말 근사하네!」

 분명 감동적인 장면이겠지. 나도 한번 보고 싶다.
 그와 동시에 의문이 떠오른다. 그걸 솔직하게 입 밖으로 꺼낸다.

「하지만 딱히 말하기 어려운 내용은 아닌 것 같아. 아마도, 다들 두근거렸다는 건 다른 장면이지?」
「…………」

 샤커가 입을 우물거린다. 머뭇거리고 있다. 응, 역시 진짜는 여기서부터야.

 

「……라이브가 끝나고 주인공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아래를 라이벌과 둘이 걸어. 조금 높은 언덕 위에서 도쿄 레이스장을 한눈에 담는 그때── 둘은 서로를 특별한 상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우정도 애정도, 쓴맛도 단맛도 전부 포함해서, 서로가 특별한 존재라는 걸 이해하지.」

「멋진 해피엔딩이네.」

 

 나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격하게 말해보자면—— 모두가 그만큼 앓는 소리를 낼 정도의 내용이 맞는 걸까.

 모두가 목소리를 한데 모은 이유를, 지금 샤커가 말해준 최종화의 줄거리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연애는 확실히 숨기고 싶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건 이 세상에 무수히 존재하고 있고, 드라마에, 영화에, 책에, 만화에 나타나는 사랑 이야기와 아무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동성간의 연애도 요즘 시대에는 특별시나 신성시하는 것도 아니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저명한 우마무스메도 상당히 많다. 학교에는 커플이 잔뜩 있고, 그건 우리에게 있어ー샤커에게 있어서도ー「평범한」 것이다.

 그러니 내가 알고 싶었던 대답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저기, 샤커. 아직 가르쳐주지 않은 게 있는 거지?

 

 지긋이 올려다보고 있자니 샤커가 단념한 듯이 한숨을 내쉰다.

 그 볼은 아까보다도 더욱 불그스름해져 있다.

 

「마지막 장면 말인데, 이렇게, 주인공들이 마주 보고……」

 

 샤커가 양손을 마주 보게 세운다. 아마도 주인공과 라이벌을 표현하는 거겠지. 귀여워라.

 

「그리고, 이렇게……」
 기울인 양쪽 새끼손가락을 딱 붙였다.

 

「키스?」

「아니, 달라.」

「……허그?」

「그렇긴 한데, 평범한 허그가 아니라고 해야 하나……」

「으ー응. 조금 어렵네. 어떤 걸까.」

「그러니까,」

「응.」

 

 샤커가 심호흡을 한 뒤에 말을 잇는다.

 

「……이른바 『꼬리 허그』 라고 하는 거야.」
「그게 뭐야?」

 

 놀란 토끼 눈이라는 건 이런 눈을 말하는 거겠지.

 샤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는 멍하니 있다.

 

「……모르는 척하는 게 아니라, 진짜 모른다는 거지?」
「응. 나는 진심이야. 『꼬리 허그』 라는 건 일본의 요즘 문화일까?」
「아니, 아마 세계 공통일 거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던 샤커가 힐끗 나를 본다.

 

「……네놈이 모르는 것도 이해는 되는군. 네놈에게 그 행위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가르치려는 놈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안 들어.」
「그렇구나.」

 

 저택 안에서는 접한 적 없는 개념.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꼬리 허그』.

 

「……아!」

「아?」

「그러고 보니 일본에 오기 전에 언니가 『꼬리 손질은 성심성의를 다해야만 한다』 고……」

「……」

「항상 정성껏 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대답했더니 『귀여운 프린세스, 너의 꼬리도 언젠가는 누군가를 원하게 되려나』 라고 말했었어.」

「언니……」

 

 샤커가 머리를 부여잡는다. 왠지 모르게 이야기의 갈피가 보이기 시작했다.

 언니가 「나는 그런 건 자신 있으니까, 예의범절이 어렵다면 거리낌 없이 물어보렴」 이라고 말했던 것은 비밀로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꼬리를 휘감는다, 이게 중요한 포인트인가보네?」

「그래. 『꼬리 허그』 는 남들 앞에서 쉽사리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냐. 그런 장면이 방송된다면 뭐, 순수한 놈들일수록 더 허둥대겠지.」

 

 말하기 어려운 난관을 넘어선 건가, 어쩐지 될 대로 되라는 듯이 샤커가 콧방귀를 찼다.

 

「내용을 알고 나서 샤커도 두근두근거렸어?」

「……질문은 세 개까지라고 말했잖아. 따라서 대답할 의무는 없어.」

「그런가. 그렇네. 그럼 질문은 끝! 고마워, 샤커.」

「하아, 이상한 땀이 나버려서 기분 나쁘구만.」

「여기서부터는 질문은 아니지만.」

 여길 벗어나기 위해 벽에서 등을 뗀 샤커의 팔을 꼭 붙잡았다.

 

「『꼬리 허그』 의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없을까?」

「하아!?」

 

 샤커의 꼬리가 곤두섰다.

 

「웃기지 마! 가르쳐줄 리가 없잖아! 다른 놈 찾아!」

「다른 사람이라니, 누굴까.」

「알까보냐!!」

 

 미안해, 샤커.

 조금만 심술궂은 수를 쓰게 해줘.

 

「그럼 언니에게 물어볼까.」

 

 샤커의 움직임이 우뚝 멈췄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을 정도로, 천천히 나를 향해 돌아섰다.

 

「샤커랑 꼬리를 감아보고 싶었지만, 내 예법이 나빠서 거절당했어. 어떻게 해야 능숙하게 꼬리 허그를 할 수 있을까? 라고.」

「너…… 그런 짓을 했다간, 국제 문제가……」

「나는 너라면 상관없는데?」

 

 지금 이 자리에서 나에게 『꼬리 허그』 를 가르칠 것인지, 고국에 너라는 존재를 확인시킬 것인지.

 

 나에게 극한의 두 선택지를 강요당한 샤커는 한동안 그 자리에서 분노했지만, 이윽고 『그나마 괜찮은』 선택지를 고른 것인지, 어깨를 들썩이면서 내 정면에 섰다.

 

「……이 질문의 해답은 비싸다고!」

「물론 각오한 바야. 내가 줄 수 있는 거라면 뭐든 줄게.」

 

 몸속에서부터 수수께끼의 에너지를 뿜어내며 샤커는 내 어깨를 붙잡았다. 눈빛을 이글이글 불태우고 있지만, 어깨 위에 놓인 손만큼은 상냥했다. 능숙하면서도 서투른, 귀여운 사람.

 

「예의범절 따위 어떻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결과다. 상대와 꼬리를 마주 대고, 휘감는다. 단지 그것뿐인 행위야.」

 

 샤커가 검정빛의 꼬리를 허공에 띄우고, 흔들었다. 기다란 꼬리가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을 본 그 순간, 심장이 덜컥했다.

 

「네놈도 꼬리, 움직일 수 있겠지.」

「으, 응.」

 

 바로 앞에 있는 샤커에게서 눈을 돌리고, 꼬리를 본다. 말끔하게 손질된 꼬리는 오늘따라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이상해. 평소라면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텐데.

 

「뭐야, 온실 속 화초인 전하께서는 꼬리 움직이는 법도 모르는 거냐?」

 

 부추기듯이 비웃음을 당해 투쟁심에 불이 붙었다. 부스스 꼬리를 들어 올려, 천천히 흔든다.

 

「——꼬리 끝을 몸 앞으로 가져와. 그리고, 그걸, 서로 감는 것뿐이야.」

 

 검은 꼬리가 샤커의 허리께에서 내 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 꼬리 끝을 보자, 어째서인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는 내가 있었다.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이 욕망. 이건, 혹시, 내가 피하고 있었던 본능이라는 게 아닐까.

 나는 침을 삼켰다.

 꼬리를, 휘감고 싶다.

 깊숙이, 깊숙이, 이제 두 번 다시 풀리지 않을 정도로 얽매어서, 꼬리를 통해 하나가 되고 싶다.

 이런 욕망이 내 안에 잠들어 있었다니, 전혀 몰랐다.

 네가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다.

 

 샤커. 너의 꼬리를, 원해.

 

 나의 적갈색 꼬리가 검은 꼬리에 맞닿은 순간, 샤커는 재빨리 꼬리를 떨어뜨렸다.

 

「어째서?」

 바로 앞에서 닭 쫓던 개가 되어버린 나는 무심코 여유라곤 없는 목소리를 냈다.

「장난은 여기서 끝이다.」

 샤커의 목소리도 나처럼 여유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건 염원일까, 현실일까. 더 이상 판단할 수가 없었다. 내 안의 흥분이 사고능력을 차단하고 있다.

 

「이건 장난으로 할 행위가 아니야. 『꼬리 허그』 라는 애들 같은 단어를 쓰고 있으니 착각하기 쉽지만, 자신의 특별한 파트너랑만 하는 행위다. 누구든지 상관없이 해도 되는 게 아니라고.」

 

 그렇다면, 더욱이.

 

「역시 너와 감았으면 좋겠어.」

「……제정신이냐? 헛소리도 작작해.」

「나는 늘 진심이야.」

 

 샤커의 가슴에 파고든다. 샤커가 시험해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특별한 사람만이 같이 할 수 있는 행위라면, 역시 상대는 너였으면 좋겠어.」

 

 눈앞의 목젖이, 꿀꺽이며 움직였다.

 

「너는 나의 특별한 사람인걸. 너에게 있어 나는, 달라?」

「……이런 건, 평소의 마음이 중요한 거 아니냐. 보통 그렇게 말하잖아.」

「남들이 어떤지는 몰라. 하지만, 나는 지금, 너의 꼬리를 원해. 결심이라면 이미 끝났어.」

 

 샤커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네가 좋아.」

 

 여기서 거절당한다면 더는 방도가 없다. 그만큼 마음을 담았다는 말이다.

 샤커는 눈을 크게 뜨고, 뭔가를 버티는 것처럼 삐죽삐죽한 이빨로 입술을 질끈 물었다.

 부드러운 입술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꽉 깨물고 나서야, 크게 숨을 내뱉는다.

 

「——부추긴 건, 네놈이니까.」

 

 샤커의 허리에 있는, 흑색의 긴 꼬리가 올라온다.

 

「응.」

 나도 갈색의 꼬리를 허리께로 가져온다.

 

「후회해도 늦었으니까.」

「안 해. 절대 안 해.」

 

 서로의 꼬리가 다가선다.

「샤커는, 후회 안 해?」

 

 부정해줬으면 하는 마음과, 아주 조금 느끼고 있었던 죄악감이 섞인 질문을 던졌다.

 세 개까지만 대답해주기로 했을 터인 샤커는, 즉답했다.

 

「할 리가 없어.」

 

 허리가 저려온다. 예감이 들었다. 지금부터, 인생에 있어 커다란 기쁨이 내 몸을 덮쳐올 것이라는.

 

「나는 계속, 네놈과 이러고 싶었으니까.」

 

 검정빛 꼬리와 적갈색 꼬리가, 천천히 맞닿는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며, 들뜬 숨을 뱉으며, 나선처럼 깊이 얽혀갔다.



(終)

 

 


 

와 세상에...................

사실 R-18이었나 다시 확인해볼 정도로 묘사가

어우

행복하네요

 

둘 다 육성카도 서폿카도 전혀 써보질 못해서(파인은 빌려야죠ㅠㅠ) 말투라든가... 조금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의역도 좀 많구요!

 

 

일본 여행이나 업무나 기타등등으로 조금 바빴습니다.

글이 조금 어렵고 길기도 했고요!

지금 번역한 Ten-Goo 작가님을 비롯하여 또 다른 작가님의 허락을 받았으니 얼른 번역해야겠지요

아직 기존에 번역하던 オレンジの箱 작가님과 こんぺ 작가님도 한참 남았지만... 열심히 해보죠 뭐!

 

막상 번역을 끝내고 작가님의 다른 글을 읽어보니 번역 순서를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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