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천천히, 재기동

by 츄라라 2023. 1. 1.

yuzip │ https://www.pixiv.net/artworks/90051870

 

작가 : オレンジの箱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540749#1 

 

#ウマ娘プリティーダービー #メジロマックイーン(ウマ娘) ゆっくりと、再起動 - オレンジの箱

「トレセーン、ファイっ!」 「「「「 おおー! 」」」」 「ファイっ!」 「「「「 おおー! 」」」」 トウカイテイオーの溌溂とした声が響き、それに応えてチームスピカのメンバーたち

www.pixiv.net

 

작가 코멘트

애니메이션 2기에서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의 맥퀸과 테이오의 이야기.
우마무스메들은 모두 레이스에 대해 굉장히 진중하고, 타협하지 않는 것이 그녀들의 매력이기도 합니다만, 가끔씩은 천천히 쉬어가는 것도 좋아…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적었습니다.

 

 

 


「트레센─ 파이─!」

「「「「 팅─! 」」」」
「파이!」
「「「「 티잉─! 」」」」

 

 토카이 테이오의 활기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 목소리에 맞춰 팀 스피카 멤버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운동장을 달린다.

 그녀들이 코스를 빙글 도는 것을 지켜보며 메지로 맥퀸은 운동장 옆에 앉아 있었다.
 사실 맥퀸도 같이 달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맥퀸의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걷는 거라면 가능하지만, 달릴 수는 없다.

 당연했다. 맥퀸은 작년에 계인대염이 발생했다. 레이스를 달리는 우마무스메에게 있어 치명상으로, 불치의 병이라고 불릴 정도다. 그녀는 무기한 휴양에 들어갔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레이스는커녕 트레이닝조차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재활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예전의 저라면……)

 

 트레이닝으로 차차 실력을 쌓아가는 스피카의 멤버들을 보면서 초조함을 느낀 게 분명하다. 부상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전에 휴양에 들어갔을 때도 겉으로는 어쨌든 간에 속으로는 빨리 달리고 싶다고, 레이스에 나가고 싶다고 마음만이 앞서고 있었다.

 하물며 이번에는 언제 나을지, 애초에 나을 수 있을지도 모를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도 지금 자신의 마음은 신기할 정도로 평온했다. 맥퀸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 너희들! 슬슬 올라갈까! 맥퀸, 드링크를 준비해줄 수 있겠어? 무리는 하지 말고.」

「물건을 옮기는 정도라면 괜찮아요.」

 트레이너의 배려에도 맥퀸은 웃음을 머금은 채 대답했다. 괜찮은 척하는 게 아니다.
 맥퀸은 이따위 부상, 언젠가 분명히 나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다시 잔디 위에 서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건 지금 코스에서 돌아와 맥퀸 앞에서 드링크를 받아 간 소녀ー 토카이 테이오 덕분이었다.

「고마워, 맥퀸. 어라, 너무 미지근한데.」

「이 한겨울에 꽁꽁 언 드링크를 마시고 싶으시다면 그렇게 해드릴게요.」
「헤헤, 농담이지 농담……」

 해맑게 웃는 테이오. 작년 말 아리마기념에서 기적의 부활을 이루고, 전설을 만들어 낸 우마무스메.

 그때로부터 한 달 하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났다. 그 레이스를 눈앞에서 본 이후, 맥퀸은 초조함도 불안도 느끼지 않게 되었다.
 기적은 일어나는 거라고 증명해버렸으니까.
 지금은 재활훈련에 힘쓰는 한편, 소소하게 스피카의 잡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맥퀸 쨩, 나도 드링크 주라~」

「맥퀸 씨, 항상 감사합니다!」

 다른 스피카 멤버들도 한 명씩 드링크를 받아 간다. 제각각 드링크를 입에 머금은 그녀들을 보고 있으니 신기하게도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맥퀸 주변의 시간은 지금 굉장히 느긋하게 흘러가고 있다. 예전의 자신이 봤다면 나태하다고 느꼈을 정도로 느긋한 시간. 재활훈련에 힘쓰고는 있으나, 그것도 무리해선 안 된다고 주치의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그래도 이 느긋한 시간이, 지금은 너무나 마음이 편하다.
 결코 투지가 꺾인 게 아니다. 다시 레이스에 나가 강적들과 겨루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다.

 도중이다. 지금은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언젠가 맞이할 투쟁을 기다리는 도중인 거다.

「저기저기, 맥퀸은 이거 끝나고 한가해?」

「뭐 시간은 있습니다만…… 무슨 일인가요?」
「그럼 말야, 둘이서 상점가 쪽으로 놀러 가지 않을래? 좋은 카페를 찾았거든~ 맥퀸도 맘에 들 것 같은데.」

 테이오에게서 제안을 받았다. 그녀는 아리마기념에서 부활한 이후 컨디션은 절호조다. 이젠 완전히 예전의 발랄한 성격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주 조금이지만, 몸에 깃든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맥퀸은 느끼고 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기품 속에 위압감이 떠돈다고 할까요. 그래요, 마치 그 루돌프 회장처럼.)

 

 그것이 거듭된 좌절 끝에 얻어낸, 토카이 테이오의 성장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강해졌다. 전보다도 훨씬 더.
 

「상관 없어요. 어떤 곳으로 데려가 주실지, 기대하지 않고 기다릴게요.」
「아ー 너무해. 이상한 곳으로 데려가진 않을 거라구.」
「후후, 글쎄요……」

 

 

 ~

 

 

 교문을 나서서 상점가 쪽으로 향한다. 벌써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요즘 들어 둘이서 걸을 때면 항상 테이오가 차도 쪽을 걷는다. 아직 다리 상태가 좋지 않은 맥퀸에게 혹여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키기 위해. 걸음도 매우 천천히, 맥퀸에게 최대한 맞춰서 걷는다.
 그런 배려도 과거의 맥퀸이라면 굴욕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지켜줘야만 하는 약한 존재가 아니라며.

 하지만 테이오의 이런 상냥함을 지금은 순순히 받아들였다. 오히려 그녀가 세세하게 신경 써주는 점이 기쁘다.

「우와~ 오늘은 꽤 사람이 많네…… 맥퀸, 조심해.」

「하여튼, 걱정이 너무 많아요.」

 상점가는 평소의 몇 배나 되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이벤트라도 하는 걸까.

 인파를 파헤치고 파헤치고, 상점가 끄트머리를 향해 나아갔다. 테이오가 가려고 하는 카페는 상점가를 빠져나가야 있다고 한다.
 툭, 맥퀸의 어깨에 충격이 울렸다. 행인과 부딪힌 것이다.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균형이 무너진다.

「위험해!」

 

 테이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손을 뻗어 맥퀸을 안아 들었다. 덕분에 넘어지지 않고 끝났다.

 하지만.

(우으, 얼굴이 가까워……)

 

 눈과 눈이 마주치고, 맥퀸은 자기 얼굴이 새빨갛게 익어가는 것을 느꼈다.

 눈앞에 있는 테이오의 얼굴도 (아마도) 자신보다 훨씬 빠르게 새빨개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더욱 부끄러워졌다.

「아, 아니~ 저건 너무하지! 부딪혔으면 『죄송합니다』라고 한마디 해주면 좋잖아!」

「ㄴ, 네, 그러게요……」

 테이오는 얼굴을 감추려고 옆을 보며 맥퀸에게서 손을 뗐다. 맥퀸은 왠지 모르게 테이오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고, 다시 테이오가 이쪽을 바라보자 눈이 마주쳤다.

 

「히약…… 왜 아직도 이쪽을 보고 있는 거야!?」

「아뇨, 딱히 이유는…… 얼굴이 재미있어서?」
「재, 재미있어!? 이 귀여운 얼굴을 두고 재밌다니! 아 진짜, 부끄러워한 내가 바보 같아졌어……」


 쿡쿡, 맥퀸은 웃었다. 자신도 꽤 부끄러웠지만 테이오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부끄러움이 싹 사라졌다. 조금 분위기가 변했다고는 해도 역시 테이오는 여전히 테이오다.

 

「이, 이제 갈 거야! 자, 위험하니까 손잡아줄게!」

「아, 잠시만요 테이오……」

 테이오가 맥퀸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몸을 조금 앞으로 빼고,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있었다.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

 그녀의 손은 너무나도 따뜻했다.

 

 

 ~

 

 

「헤에, 의외네요. 굉장히 세련된 가게를……」

「의외라니 무슨 말이야ー 좋은 카페라고 말했잖아.」
「이렇게 깊숙이 있는 곳을 용케도 알고 계셨네요.」
「음~ 네이처가 가르쳐줬어. 네이처는 상점가 사람들이랑 사이가 좋으니까.」
「어머, 스스로 발견한 곳은 아니었군요.」
「따, 딱히 상관없잖아……」

 테이오가 데려와 준 카페는 이른바 숨은 명당이라고 부를만한 곳이었다. 조금 어른스러운 분위기의 카페.

 그런데도 손님은 제법 있는 것 같고, 자리도 그럭저럭 채워져 있었다.
 창가 쪽에 둘이 앉아 주문한 홍차를 마신다.
 같이 주문한 치즈 케이크가 매우 맛있어서, 단 것을 각별히 사랑하는 맥퀸을 굉장히 만족시켰다.

「그래서 말이야~ 터보가 언제 대결할 수 있냐고 계속 물어봐서 말이지…… 나도 같이 달리고는 싶지만, 로테이션이 도무지 맞질 않아서…… 텐노상이 끝난 뒤에 카노푸스 애들이랑 얘기해볼까.」

「우선은 눈앞의 목표부터, 네요.」
「응. 반드시 이길 테니까 보고 있어 줘.」

 아리마기념 이후, 테이오는 다음 큰 목표를 봄 텐노상으로 정했다. 과거 맥퀸이 토카이 테이오에게 처음으로 패배의 쓴맛을 알려준 레이스다.

 테이오와 맞지 않는 거리이기에 이번에도 전과 같이 패배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의견에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지금까지 몇 번이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왔다.
 거리의 불안정 따위, 실력으로 뒤집어보겠다고 미디어 앞에서 으름장을 놓았다.

「그치만, 텐노상은 역시 맥퀸이랑 달리고 싶었어.」

「…………」

「그때의 분함은 잊을 수가 없어…… 언젠가 꼭 설욕할 거야. 그러니까 나, 계속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무리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계속.」
「……네. 저도 염원하고 있어요. 단, 다음에도 정면에서 되받아쳐 줄 생각이지만요.」
「뭐라고─ 잘난 듯이! 한 번 이긴 것 가지고!」

 테이오의 말은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압박을 주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두 명에 한해서는 압박이란 없었다.
 테이오도 맥퀸도 틀림없이 다시 레이스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기에 가능한 말이자 약속이다.

 

 ~

 

 

 카페를 나올 때쯤에는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대로 돌아가기엔 아쉬움이 남아, 둘은 누가 먼저 말할 것도 없이 근처 공원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맥퀸, 단팥죽 사 왔어. 이거로 손 좀 녹여.」

「고마워요, 테이오.」

 둘이 나란히 벤치에 앉는다. 테이오가 자판기에서 사 온 단팥죽은 너무나 따뜻해서 몸속에 스며드는 것 같았다.


 한동안 둘 다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그게 왠지 모르게 편안한 기분이 들어, 쭉 이런 시간이 이어지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맥퀸은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

(그래도 역시 무리겠죠. 이렇게 있는 것도 좋지만, 저는 역시 테이오나 다른 모든 분들과 다시 달리고 싶어요…… 이런 건 은퇴 후에 다시 생각하기로 하죠.)

 

 숨을 내뱉었다. 새하얀 입김이 밤하늘을 타고 올라간다.

 

「맥퀸은 저기, 무리하고 있지 않아?」

「네?」
「다리 말이야.」

 어느샌가 테이오가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무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 생각 안 해.」

「그렇다면 그게 정답이에요. 무리 같은 건 하지 않아요. 그야, 꼭 나을 거니까요. 당신이 그날 그렇게 증명해주셨으니까요.」
「응, 그렇지. 우린 그날 정했었지.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절망 따위 하지 않겠다고.」

 둘은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잠깐 떠올려본다. 이젠 글렀다고 포기했던 적도 있었다.

 우리들은 잘 해내 왔다고, 이 이상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그랬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천천히라도,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힘겨운 방향으로.

「생각해보면 여태까지 노도와도 같은 나날이었네요. 필사적으로 앞만 보고, 1착이 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분명 앞으로도 그렇겠죠. 저는 그런 삶밖에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 순간에 이런 조용한 시간이 있어도 좋겠다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요.」

「그러게. 왠지 지금 맥퀸은 그런 느낌이야. 역시 맥퀸은 강해. 전보다도 훨씬 더 성장하고 있어.」
「어머, 당신이야말로 성장하고 있어요. 조만간 루돌프 회장처럼 되는 건 아닐까, 최근엔 그런 생각도 들어요.」

 에헤헤, 그렇게 되면 좋겠는데……라며 테이오가 웃었다.

 응. 지금은 이걸로 좋아.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도 분명 성장한 거라고 맥퀸은 생각했다.

「맥퀸이 옆에 있으니까 나는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거야. 네가 옆에 있어 준다면, 나는 여태까지 보다도 더 강해질 수 있어…… 계속 옆에 있어 줘, 맥퀸. 그러면 우린 분명 끝없이 강해질 수 있어.」

 

 테이오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 같다. 몸이 서서히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단팥죽 때문일까. 아니, 분명 다른 이유일 거다.

 

「……어머. 이건 사랑의 고백, 이라고 해도 될까요?」

「우에엣! 아, 아니야!」
「뭐예요. 이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그게…… 그, 나도 딱히 싫은 건……」
「뭔가요? 확실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사, 상관없잖아! 대충 알아달라고! 이제 이 이야기는 끝!」

 테이오가 다시 얼굴을 붉히곤 얼굴을 돌려버렸다. 계속 이대로 있었다간 부끄러워질 것 같았기에 무심코 얼버무리고 말았다. 뭐 이건 이거대로, 지금은 괜찮겠지.

 이 평온한 나날이 지난 후에는 다시 격렬한 투쟁의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 게 분명하다.
 그날을 위해 준비하며, 지금은.

 이렇게 천천히, 느긋한 나날을 보내도록 하자.

 

 


 

중간에 단팥죽이 이해가 어려우셨을까봐 설명해 드리자면

이걸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제목이 再起動이었는데 이걸 처음엔 재부팅, 리부팅으로 했었다가

너무 기계 느낌... 부르봉 느낌이 드는 것 같아 직역하여 재기동으로 적었습니다.

 

맞추려고 한 건 아닌데 이 글의 배경도 대충 신년 언저리인 것 같네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