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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샤커파인] #7

by 츄라라 2023. 4. 7.

 

ナツメ │ @natsume_041 │ https://twitter.com/natsume_041/status/1592512703951958016/photo/1

 

작가 : Ten-Goo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5543314#7 

 

#ウマ娘プリティーダービー #シャカファイ シャカファイ - 👺の小説 - pixiv

エアシャカールの好きなもの。 ロジック、データ、夜中のラーメン。特に、チープなカップラーメン。 今夜も”好きなもの”のために、エアシャカールは黒い髪と尻尾を夜に紛らわせ、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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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에 들어오자 마침내 기나긴 레이스의 골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속도를 줄여 파인과 부회장의 방 앞에 도착하고, 받아뒀던 열쇠를 문손잡이에 꽂고 빙글 돌려 서둘러 방으로 들어간다. 에어 샤커는 파인이 방에 들어온 걸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꼭 쥐고 있던 손을 놓아줬다. 파인의 손목은 조금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파인은 자기 것으로 보이는 침대 앞에서 수십초간 서성거리다, 머지않아 침대 가장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에어 샤커도 이제야 겨우 땀을 닦아내고 파인 옆에 앉았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30cm에는 그 누구도 어지럽힐 수 없는 편안한, 그러면서도 어딘가 불편한 침묵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침묵을 깬 건 에어 샤커였다.

 

「……손목, 미안하다.」

 

에어 샤커가 아직도 희미하게 붉은빛을 띤 파인의 손목을 슬쩍 보고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파인이 그 말을 듣고 벌떡 고개를 들었다.

 

「적당히 힘 조절할 생각이었는데, 실패했네.」

「그렇지 않아. 하나도 안 아픈걸. 그리고…」

 

파인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마저 말을 이었다.

 

「샤커가 와줘서 정말 기뻤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눈물 한 방울이 파인의 볼을 타고 흐른다. 파인은 그걸 황급히 닦아냈다. 에어 샤커는 파인의 눈물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마음을 굳히고 입을 열었다. 우선 사과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네 "불면"에 관한 거, 부회장에게서 들었어.」

「……그렇구나.」

「……멋대로 들어서 미안하다.」

 

제삼자로부터 파인의 개인적인 정보를 들은 건 윤리적으로 용서받지 못할 행위다. 그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었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사과했다. 파인은 책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음에 담지 말라는 듯 샤커를 향해 미소 지었다. 샤커는 자신을 짓누르는 듯한 파인의 미소를 보고 심장이 쥐어뜯기는 것만 같은 고통을 느꼈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파인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웃지 마.」

「어?」

「괴로울 때, 웃고 싶지 않을 때는 웃지 않아도 돼. 적어도 내 앞에서는 그러지 마.」

 

 

파인은 그 말을 듣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고민하다 눈썹을 팔자 모양으로 누그러뜨렸다. 그게 아니야. 무리하면서까지 웃지 않길 바랐던 건 진심이지만, 그런 표정을 짓길 바란 건 아니야.

 

 

아아, 하고 싶은 말을 100% 완벽히 전한다는 건 참 귀찮은 일이구나.

 

 

적절한 상황과 적절한 대사를 끊임없이 취사선택해야 할 것을 생각하자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래도 오늘은 그 귀찮은 작업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대낮부터 당당히 위반행위 퍼레이드라는 눈에 띄는 짓까지 벌이며 여기까지 온 거였다. 이건 분명 매일 하는 기초 트레이닝과 마찬가지로, 귀찮다고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귀찮음」을 질릴 만큼 하나하나 계속 쌓아 올리고 나서야 갈망하던 자리에 겨우 손이 닿는다.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은 그 과정을 지겹도록 반복하는 것과 같았다. 샤커는 파인의 손을 붙잡은 채 말했다.

 

 

「네가 그런 표정을 짓길 바랐던 게 아니야. 나는 오늘 너와 대화하기 위해 고집을 부린 거다.」

「대화?」

「그래. 나는 너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지. 그래서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너를 알고 싶어.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얼 좋아하는지, 나에게 알려줘.」

「내가 좋아하는 거……」

 

 

샤커의 진심 어린 말에 파인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무슨 방아쇠라도 당겨진 듯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오열에 가까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나는, 샤커가, 좋아…!」

「에!? 아아!?? 뭐야, 지금 그런 얘기 중이었냐!??」

 

 

파인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에어 샤커는 더할 나위 없이 동요했다. 이게 뭐야. 이게 뭐냐고! 온몸의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고 피부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 귀 끝까지 혈관이 팔딱팔딱 뛰는 것이 스스로 느껴진다. 파인은 계속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울고 있다. 손의 모든 땀샘이 한 번에 열리는 게 느껴졌다. 마음만 같아선 바로 손을 닦고 싶었지만, 지금은 손을 떼선 안 되는 상황인 것 같아 그저 한시라도 빨리 땀샘이 진정하고 닫히기를 기다렸다. 어찌 됐든 지금은 다른 건 다 제쳐두고, 파인이 고개를 들어 제 바보 같은 면상을 보지 않기만을 바랐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 그런 생각이나 하다니, 파인에게 「좋아」라는 말을 들은 충격으로 나사가 두세 개는 빠져버린 건 아닌가 싶어 앞날이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에어 샤커와는 반대로 파인의 슬픔은 방대하고도 깊었다. 눈물은 멎었지만 어깨는 아직 조금 들썩이고 있었고, 호흡도 가빴다. 샤커는 파인의 모습을 보고 정신을 차린 뒤, 흔들리는 어깨를 붕대를 감은 손으로 살며시 지탱해줬다.

 

 

「좋아해, 하지만, 심한 짓을 해버렸으니까, 분명 미움받았을 것 같아서 무서웠어……」

 

 

 

파인의 말에 대답하는 것을 한순간 망설였다. 파인에게 격한 분노를 느꼈던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절대 파인이 싫었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이 상처받았기 때문이다. 싫었던 게 아니다. 단지 그날 밤 어째서 오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었다. 나는 낮이고 밤이고 네가 오기만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다고. 낮에는 계속 네 모습을 찾아 안절부절못했다고. 하고 싶은 말과 감정들이 머릿속이 터지도록 넘쳐흘러서, 또 몸이 굳고 말았다. 처리 성능이 나쁜 PC처럼. 어떻게 해야 머리가 깨지도록 울려 퍼지는 이걸 전할 수 있을까. 감정을 솔직히 전하는 건 참으로 어렵구나. "있는 그대로" 전하기만 하면 되는데, 어째선지 목구멍이 열리질 않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말 그대로 말의 교통체증을 겪고 있었다.

 

 

「내 생각을 네 멋대로 결정짓지 마.」

 

 

이것 봐,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은 또 자신이 생각조차 못 한 말이었다. 왜 이렇게 되는 거야. 말이라는 것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것이라, 제발 나와달라고 갈망할 때는 나올 기미조차 없었는데, 한 번 나오자 이제 스스로 멈출 수가 없었다. 대체 자신의 어느 기관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자만하지 마. 내가 너를 싫어할지 말지는 내가 정할 일이야! 실제로 나는, 너를 싫어한 적이라고는 없어! 다만,」

 

 

호흡조차 잊을 정도로 격앙되어 나도 모르게 눈가에 뜨거운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그걸 자각하자 이번에는 몸에서 힘이 쭉 빠져버렸다. 적절한 말을 고를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좌우간 제 모든 것을 부딪치는 것뿐이었다. 다른 누군가를 진심으로 마주하는 것이 이렇게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이런 골치 아픈 일, 하지 않는 편이 무조건 현명하다. 하지만 때때로 생물이란 것은,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 현명함보다 다른 무언가를 우선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골치 아픈 일, 절대 안 해. 파인이 상대가 아니었다면, 절대로.

 

 

 

기어코 자신을 지탱할 수 없게 된 에어 샤커는, 두 손을 파인의 어깨 위에 늘어뜨리고 매달리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걸, 확인하러 오지 않은 거야.」

 

 

 

계속 찾고 있었다고, 무심코 흘러나온 말이 방 안에 계속 메아리쳤다. 파인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바닥을 향해 깊게 잠긴 에어 샤커의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안해」라고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연약한 목소리였으나 망설임은 사라져 있었고, 가냘프지만 심지가 굳은 목소리로 샤커의 이름을 불렀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래?」

 

 

에어 샤커는 고개를 들었다. 에어 샤커의 눈 또한 마찬가지로, 이미 망설임은 사라지고 없었다.

 

두 사람은 드디어 한참을 엇갈린 대화를 풀어나가기 위해 정면으로 마주했다. 두 사람의 엇갈림은 여러 세월을 거듭한 자들이 본다면 청춘의 한 페이지라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불꽃처럼 짧고 격렬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엇갈림이 설령 불꽃이 피고 지는 수준의 순간적인 것이었다 한들,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 이들에게 있어서는, 한순간이라도 상대가 시야에서 사라졌다간 불안에 짓눌려버릴 것 같은 불확실한 관계를 가진 이들에게 있어서는, 등대 없는 밤바다를 떠다니는 것과도 같았다.

 

 

「나는 아일랜드에서 온 유학생이라 그런가, 일본에 온 후로 잠에 들기가 어려워진 거 있지. 학교도 그루브 씨도 최선을 다해 도와줬어. 수면 클리닉도 받아봤어. 하지만 상태가 바로 호전되지는 않았고…… 곤란에 빠져있을 무렵에, 너와 만난 거야.」

 

 

처음 만났던 때를 추억하고 있는 것인지, 파인은 그리운 듯한 얼굴로 미소 지었다.

 

 

「샤커와 만나고 나서는 정말 즐거웠고, 밤이 다가오는 게 두렵지 않게 되었어. 식당에서 샤커와 만나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둘이서 라멘을 나눠 먹은 후에 방으로 돌아가면 정말 푹 잠들었어. 혹시 샤커는 마법사가 아닌가 생각했을 정도로. 수면 시간도 점점 길어져서 이대로면 잘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했을 때, 클리닉 선생님이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으니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자"고 말씀하셔서……」

 

 

파인은 말끝을 흐리더니 자기 교복을 걷어 올렸다. 에어 샤커는 반사적으로 눈을 돌렸다. 파인은 교복을 걷어 올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계속 시선을 피하고 있던 에어 샤커는 파인을 감싼 진지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파인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파인의 배에는, 20cm 정도의 오래된 듯한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생식 기능은 진작에 상실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

 

 

파인은 되도록 덤덤하게 말하려고 애썼으나, 아직 스스로 고뇌를 마치지 못한 듯이 말과 감정이 맞물리지 않는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에어 샤커는 지금까지 파인에게 하고 싶었던 무수한 말들을 속으로 삼켰고, 전하고 싶었던 감정들도 아직 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태 지내온 그 많은 상황 중에서도 이 정도로 말문이 막힌 적은 없었다. 경망스러운 말은 절대 꺼낼 수 없었다.

 

파인은 최대한 담담하게 말을 이으려 했지만, 차마 억누를 수 없는 괴로움이 말에 실린 채 이야기를 마저 했다.

 

 

「이 상처와 선천적인 신체 문제 때문에, 아일랜드에 있을 때부터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 빠르게 그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 알고 있었어. 그래도, 이렇게나 빨리? 라는 생각이 든 거야. 물론 내가 미래에 아이를 낳았을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선택지가 있는 상태에서 고르지 않은 것과, 선택지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은 전혀 달라…」

 

 

거기까지 말하고 파인은 교복을 내렸다.

 

 

「"생식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탓에 호르몬 밸런스에 이상이 생겨 불면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을 듣고, 어쩐지 내가 내가 아니게 된 것 같아서 움직일 수 없었어…… 그래서 샤커와 했던 약속도 어겨버리고 말았어. 샤커는 상냥한 사람이니까 이런 말을 들으면 나를 책망하지 못하게 될 거라 생각하지만, 정말, 미안해.」

 

 

에어 샤커는 몇 번째인지도 모를 후회를 거듭했다. 만약 좀 더 빨리 파인을 좋아한다는 걸 자각했더라면. 좀 더 파인의 이야기를 진중히 듣고, 파인이 누구와 같은 방을 쓰는지, 지금 어떤 일로 고민하고 있는지 헤아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만나러 갈 수 있었을까. 사과하고 싶은 건 오히려 이쪽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사과해봤자 어쩔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살아간다는 행위에 "만약"이란 없다.

 

 

「모든 사람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 중 단 하나를 할 수 없게 됐을 뿐인데, 어째서 이토록 나의 가치가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중요한 약속마저 지키지 못하고, 이런 큰 결함을 가지고 있는 나는 누구에게도 소중히 여겨질 권리가 없다고 생각해버렸어. 샤커에게도 미움받게 됐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누구라도 상관없었어. 샤커가 아니라면 누구와 함께 있든 아무것도 변할 게 없었으니까. 그렇게 다시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샤커와 대화할 권리 같은 건, 이런 나에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파인은 웃었다. 정말 웃고 싶어서 웃은 거겠지만, 이 애처로운 미소는 뭘까.

 

 

「그래서 샤커가 만나러 와줬을 때, 너무도 미안했지만, 정말 기뻤어. 고마워.」

 

 

파인의 입에서 감사의 말이 흘러나온 순간, 에어 샤커는 파인의 몸을 끌어안았다. 풀리지 않게 단단히 끌어안았다. 아플 정도로 끌어안았다.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만큼, 전심전력으로 끌어안았다. 몸이 말을, 감정을 뛰어넘어 움직이고 있었다.

 

 

「넌 바보야.」

 

 

겨우 닿았다. 정말 멀리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야 겨우 닿았는데도, 이 상황에서마저 역시 다른 놈들처럼 다정한 말을 건네지는 못했다. 그러니 하다못해 자신의 마음이 전해지도록, 톡 건들면 부서질 것 같은 귀한 보석을 다루듯이 정성껏 파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쓸데없는 생각 말고 바로 나에게 와야 했어……」

 

「……응.」

 

 

귓가에 그리 속삭이자 파인은 조심스럽게 웃고 나서 에어 샤커의 등 뒤로 팔을 둘렀다. 에어 샤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파인은 「정말 맞는 말이야」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오래도 엇갈렸던 여행이 드디어 종착역에 도달했고, 두 사람은 마침내 그곳에 함께 내렸다.

 

 

「……아니, 바보는 나인가.」

 

 

에어 샤커는 파인을 품에 안은 채 소곤거렸다. 파인이 제 품 안에 담겨있는 지금이라면, 상냥한 말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괜한 겉멋 없이 충분히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한 마디, 한 마디씩 신중히 말을 이었다.

 

 

「파인. 나는 네가 생식 능력이 없더라도, 결함이 있다고는 절대 생각 안 해. 우리는 핏줄을 잇기 위해서만 살고 있는 게 아니야. 그러니 그 점 때문에 자기 자신이 다른 놈들보다 뒤떨어졌다거나 생각하지 말아줘. 너는 너로서 존재하는 이상 절대 무가치한 존재가 아니야.」

「응.」

「만약 트집 잡는 놈이 있다면 으깨버릴 거야.」

「……응.」

「부회장이.」

「그건 그루브 씨가 하는 거야?」

 

파인이 이상하다는 듯이 키득키득 웃으며 몸을 떨었다. 아아, 드디어 파인이 웃어줬어. 온몸에 안도가 퍼진다. 웃는 파인의 몸의 떨림이 자신의 몸에 직접 전해져 와 마음이 편안했다. 다른 누군가와 맞닿는다는 행복은 이런 걸 말하는 걸까. 한동안 파인과 서로 껴안고 있던 중, 갑자기 이름이 불렸다.

 

「샤커.」

「왜.」

「좋아해.」

「………………오우.」

「아, 고동이 빨라졌다.」

「듣지 마.」

 

파인은 눈을 감고 에어 샤커의 심장 소리를 들었다. 조금 빠르지만, 확실히 뛰고 있다. 에어 샤커도 눈을 감고 파인의 체온을 느꼈다. 줄곧 이렇게 있고 싶었다. 에어 샤커가 파인의 귀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파인은 간지러운 듯이 몸을 비틀었다. 서로 그런 장난을 치던 와중, 에어 샤커의 눈과 올려다보는 파인의 눈이 마주치고, 그 순간, 두 사람의 온몸에 전류가 흘렀다.

 

에어 샤커는 조금 망설였으나, 곧 파인의 턱에 손가락을 걸어 얼굴을 자기 쪽으로 향하게 했다. 파인은 전부 이해하고 받아들일 각오를 굳힌 뒤, 눈을 꼭 감았다. 그 표정을 본 에어 샤커는 침을 꼴깍 삼키고, 마음의 정리를 하는 듯 시간을 들여 천천히 파인에게 다가갔다. 파인이 코앞까지 다가온 시점에서 에어 샤커는 갑자기 정지했다. 파인은 그래도 꿋꿋이 기다렸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느껴져야 할 감촉이 느껴지지 않았다. 위화감에 슬쩍 눈을 뜨자, 그 순간 에어 샤커가 「으아아」라는 형편없는 목소리를 내면서 파인에게서 멀어졌다.

 

「틀렸어……」

「왜? 안 해줄 거야?」

「아니, 할 거야. 할 건데.」

「그런데?」

「사」

「사?」

 

에어 샤커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말했다.

 

 

「사고 실험 횟수가 부족해……」

 

 

파인은 멍하니 에어 샤커를 바라봤다. 그리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웃지 마…… 데이터가…… 데이터가……」

「샤커답네. 귀여워.」

「너 날 완전히 바보로─────」

 

불평을 터트리려던 샤커의 입술이 무언가 부드러운 것으로 막혔다. 눈앞에 파인의 얼굴이 있었다. 파인이 얼굴을 떼고 장난꾸러기처럼 웃는 모습을 보고, 에어 샤커의 의식은 우주로 날아갔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자기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에어 샤커의 귓가에, 파인은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는, 샤커의 데이터에 없는 것들을 앞으로도 잔뜩 할 예정이야. 기대하고 있어 줘.」

 

 

그 말을 듣고 의식이 지구로 돌아온 에어 샤커는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쳤다.

 

 

「우아아아아아3.1415926535897933846264338327950288!!!!!」

「샤커는 정말 재밌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당당히 나를 끌고 온 사람이랑 정말 같은 사람이야?」

 

 

그 한마디에 에어 샤커는 완전히 지상으로 돌아왔다. 그와 동시에 어마어마한 우울감이 에어 샤커를 덮쳐왔다. 떠오르고 만 것이다. 오늘 일으켰던 수많은 대폭주 사건들을. 복도 폭주, 약탈애, 학생회실 난입… 이번에 저지른 일들은 아주 속이 꽉 찬 풍성한 이벤트나 다름없었다. 내일 아침 학교에 가면 무슨 소리를 듣게 될지 짐작도 안 가……

 

아니나 다를까 지금 학교는 두 사람의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학생 중에서는 자기도 저렇게 강압적으로 끌려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 녀석들도 있었던 모양이라, 본인도 모르는 곳에서 에어 샤커의 인기가 오르고 있었다.

 

 

「아─…… 학생회 놈들 앞에 얼굴 내밀지도 못하겠네……」

「그러게. 그루브 씨에게도 정말 폐를 끼쳐버렸어.」

「걱정은 했겠지만, 폐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걸. 아마도.」

「……그렇구나.」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어디선가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창밖에는 반짝이는 별이 보였다. 벌써 완전히 밤이 찾아왔다. 에어 샤커와 파인은 얼굴을 마주 보고, 웃었다.

 

 

「뭐, 일단 라멘이라도 먹을까. 난 이제 밤중에는 라멘 반 개밖에 못 먹는 체질이 되었으니 책임져.」

「물론 대환영이야!」

 

 

학생회장에게 했던 말이 떠오르고, 드디어 "평소의" 파인이 돌아왔다고 실감했다.

 

 

「라멘을 먹은 뒤에는, 대화를 하자. 내 상처 이야기, 네가 가고 싶은 라멘집 이야기, 그 부회장의 이야기라도 상관없어. 뭐든 괜찮아. 네가 졸릴 때까지 어울려 줄게.」

 

 

에어 샤커는 그렇게 말하고 파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웃었다.

 

 

「그 뒤에, 둘이 함께 자자. 너나 나나 확실히 수면 부족이야.」

 

 

 

지금, 두 사람의 기나긴 밤이 마침내 밝아오고 있었다.

 

 

 

 

파인 모션이 좋아하는 것.

라멘, 학교, 두 사람만의 밤.

 

에어 샤커가 좋아하는 것.

로직, 데이터, 라멘 반 개, 그걸 맛있게 먹는 파인.

 

 

■ 네가 좋아하는 것 完

 

 


 

마지막에 나오는 부제로 시리즈 이름을 일괄 수정할까 하다가, 그냥 이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정말 읽으면서 웃음이 절로 지어지는 작품이었어요!

그리고 제 어휘에 늘 통탄하며 아쉬움이 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ㅠㅠ

여러분께 이 글의 매력이 온전히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왜 많고 많은 건강 사정 중에 하필 생식 기능이었냐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 추가 설명!

파인 모션의 원본마는 암말이지만 성 염색체 이상이 있어 불임 판정을 받았습니다.

우마무스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원본마가 수컷일 경우 오른쪽 귀에, 암컷일 경우 왼쪽 귀에 장식을 달고 있는데

파인 모션은 양쪽 귀에 장식을 달고 있죠.

이러한 원본마 사정에서 따온 작품내 사건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으아 3만 4천자 번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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