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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2차창작 SS 번역/우마무스메

[졸업후 그라스페 단편집] #1 졸업날에, 마음을

by 츄라라 2023. 4. 21.

 

 

 

斯佩人 │ https://www.pixiv.net/artworks/102490076

 

작가 : オレンジの箱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6617852#1 

 

#1 卒業の日に、想いを | 卒業後のグラスぺ短編集 - オレンジの箱の小説シリーズ - pixiv

朝起きて、制服に着替える。エルがまだ寝ているので、体を揺らして起こす。 いつも通りのことをする。でも今日は、いつもと違う。 今日は、私たちの卒業式。私たちは、これからトレセ

www.pixiv.net

 

 

작가의 시리즈 코멘트

졸업식부터 시작되는 그래스와 스페 쨩의 사랑 이야기. 잔잔한 이야기, 장난스런 이야기, 양쪽 다 써보고 싶습니다. 일단 장편입니다만, 각각의 편마다 독립된 이야기입니다.
그건 그렇고 Rivals의 그라스페 CM 좋다아……. 라이벌 사이의 감정도 우마무스메의 매력 중 하나죠.

 

작가 코멘트의 Rivals CM은 이거입니다!

https://youtu.be/xv_N8pZwHrU?feature=shared

 

 


 

 

 아침에 눈을 뜨고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아직 잠들어 있는 엘의 몸을 흔들어 깨운다.

 평소와 똑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는 달랐다.

 오늘은 우리들의 졸업식. 우리는, 지금부터 트레센 학원에 작별을 고한다.

 

「아, 왔다. 그래스 쨩, 엘 쨩, 안녕~」

 

 엘과 교실에 들어서자 세이 쨩이 인사를 건넸다. 옆에는 킹 쨩과 스페 쨩도 있다. 이 4명과는, 학교에서 늘 함께였다. 무언가 고민하고 있을 때나, 괴로울 때.

 이 4명과 서로 의지하거나, 혹은 서로 꾸짖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나의 소중한 사람들.

 

「둘 다 좋은 아침.」

「좋은 아침!」

 

 킹 쨩과 스페 쨩에게서도 인사를 받는다. 평소대로.

 그러나 역시 모두들, 어딘가 쓸쓸함을 풍기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이 학원에서 셀 수도 없이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엘만 해도, 아침에 내가 깨웠을 때부터 이미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엘 쨩, 표정이 어두워…… 자, 조금 더 기운 내자.」

「스페쨔앙…… 하지만 저, 너무너무 쓸쓸합니다YO…….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니……」

「어머. 뿔뿔이 흩어진다니, 누가 그렇게 정했다는 거야? 우리 5명은 졸업했다 해서 끊어질 만한 얕은 인연은 아닐 텐데.」

「오, 킹이 좋은 말을 해줬네. 그럼 그럼. 졸업하면 죽는 것도 아니잖아. 세이 쨩은 앞으로도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데~」

「우으…… 다들…… 엘은, 엘은 좋은 친구들을 뒀어YO─!」

 

 그리 소리치며 모두를 껴안는 엘. 다들 이거야 원, 이란 얼굴로 엘의 손을 붙잡거나 어깨를 두드려 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나와 스페 쨩의 눈이 마주쳤다.

 스페 쨩의 얼굴에도 역시, 쓸쓸한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졸업식은 무사히 끝났다. 재학생들에게서 송사를 받고, 졸업생 대표 엘(!)이 답사를 읽는다.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참고 있었으나, 졸업식이 끝날 무렵엔 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킹 쨩도 울고 있었다.

 세이 쨩도 어떻게든 참으려고 했지만, 몇 번이고 계속 눈가로 손을 옮겼다.

 나도 아마 울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일인데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스페 쨩만이 눈물도 웃음도 보이지 않고, 멍하니 식이 진행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일 졸업식이 끝난 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그라운드로 와주시겠어요?』

 

 그 메시지를 스페 쨩의 휴대폰으로 보낸 건, 졸업식 전날 밤의 일이었다.

 답장은 금방 왔다.

 

『좋아. 무조건 갈게.』

 

 그래서 나는 지금, 운동복 차림으로 학교 그라운드를 향해 가고 있다.

 이유는 정해져 있었다. 내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스페 쨩에게 당신을 좋아합니다, 라고 전한다. 이별하기 전에.

 

 언제부터였을까. 이 마음이 가슴속에 싹튼 것은. 트레센 학원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나는, 달리는 것 말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강한 우마무스메가 된다. 오직 그뿐.

 처음으로 스페 쨩과 레이스를 달렸던 건 타카라즈카 기념. 나의 승리였다.

 그걸 기점으로, 재학 중에는 몇 번이고 끊임없이 대결했다.

 

 지고 싶지 않아. 스페 쨩과 달릴 때는 꼭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다. 물론, 레이스에서는 언제든 전력으로 달린다. 하지만 스페 쨩이 상대일 때는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스페 쨩도 그에 화답하여 내게 정면으로 부딪쳤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인가, 그녀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 그래스 쨩! 여기 여기!」

 

 그라운드에 도착하자, 이미 운동복 차림인 스페 쨩이 있었다. 나는 손을 흔들고 천천히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나와 스페 쨩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스페 쨩에게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내게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었다.

 

 


 

 

 나의 경쟁 능력이 쇠퇴했음을 확실히 느낀 건, 1년 전쯤이었다.

 성적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부상은 없었다. 투지가 사그라든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레이스에서 이길 수 없게 됐다.

 

 심히 고민했다. 노이로제가 올 정도로. 다른 모두에게도 대단히 걱정을 끼쳤다.

 스페 쨩이나 엘은, 한때는 자신들의 성적까지 떨어뜨렸을 정도로 나를 몹시 걱정해 주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미안하다는 마음뿐이다.

 

 그리고 한 레이스에서, 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지금은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완치됐다.

 하지만, 이제 전성기의 달리기는 다시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졸업과 동시에 레이스에서 은퇴할 것을 표명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무수한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론.

 

「스페 쨩, 미안해요. 식이 끝나자마자 오게 해서.」

「아냐, 괜찮아. 그래서 그래스 쨩, 뭘 할 거야?」

「어머. 모처럼 운동복으로 갈아입었으니, 지금부터 뭘 하려는 건지는 아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알고 있어. 승부인 거지?」

 

 스페 쨩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레이스에서 항상 보던 얼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얼굴.

 달릴 수 있겠냐는 물음은 없다. 그게 기뻤다.

 

「거리는 어떻게 할래?」

「이 그라운드 한 바퀴. 그거면 될까요?」

「알겠어. 바로 시작할까.」

 

 둘이 나란히 하얀 선 앞에 선다. 그리고, 승부를 시작한다. 최후의 승부를.

 지면을 박차고 출발한다. 먼저 치고 올라온 건 나였다. 멈추지 않고 가속하여, 스페 쨩을 단숨에 뿌리쳤다. 그대로 코너를 빙 돌기 시작한다. 응, 오늘은 상태가 좋아.

 

 전개는 변함없이 최종 코너에 다다른다. 아직 내가 선두. 직선에 접어든다.

 쿵, 이란 소리가 울려 퍼지는 듯한 압력이 찔러온다. 뒤에서 스페 쨩의 추격이 느껴졌다. 이거야. 내가 느끼고 싶었던 건.

 스페 쨩의 모습이 보인 순간, 눈 깜짝할 새에 추월당했다. 나는 5마신 정도의 차이로 골인했다.

 

「하앗, 하아, 하아……」

「하아, 하아…… 역시 강하네요, 스페 쨩은.」

 

 이게 지금 나의 전력. 타카라즈카나 아리마에서 스페 쨩과 겨루고 우승했던 때의 힘은 더 이상 없다.

 하지만, 드디어 납득했다. 이게 내 라스트 런이다.

 

「고마워요, 스페 쨩…… 제 고집에 어울려 줘서. 그리고, 전력으로 달려 줘서.」

「당연하지. 우린 라이벌인걸.」

 

 방긋 웃는 스페 쨩.

 아직 나를, 라이벌이라고 불러준다. 그것만으로도 구원받을 수 있었다.

 

「……이것으로 더 이상 레이스에 미련은 없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스페 쨩. 여기에 온 이유는 또 하나, 중요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에요.」

「……응. 뭘까?」

 

 스페 쨩도 웃음을 거두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지금부터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은 뭔가 더 멋진 표현을 찾고 싶었는데, 떠오르는 게 없네요. 그러니 방금 승부와 마찬가지로, 정면으로 부딪치겠습니다. 스페 쨩, 저는 당신이 좋아요. 사랑하고 있어요.」

 

 스페 쨩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당황? 기쁨? 또는 혐오?

 

 모르겠다. 그 어떤 레이스 때보다 지금의 스페 쨩이 무서웠다. 심장의 고동이 빨라진다.

 마음이 닿지 않는다면, 그 순간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레이스를 잃고, 이 마음마저 잃는다면.

 

「……줄곧, 생각하고 있었어.」

 

 스페 쨩이 결심한 듯 입을 연다.

 

「그래스 쨩하고 달릴 때는, 나도 항상 전력으로 진심을 다했어……. 물론 매번 진심이지만. 그래도 그래스 쨩이 상대가 되면 절대 지고 싶지 않다는, 이기고 싶다는 감정이 평소보다 강하게 느껴져서…… 이건 대체 뭘까, 줄곧 생각했어. 이기고 싶다고 생각한 건, 당연히 미워서 그런 게 아니야. 나는 그래스 쨩을 정말 좋아하니까, 그렇기에 더욱 이기고 싶다고 생각한 거야.」

「스페 쨩……」

 

 그 눈동자가 올곧게 나를 바라본다.

 

「이게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란 거구나. 내 곁을 계속 지켜주는 사람은, 분명 그래스 쨩일거야. 그러니까── 사실은 내가 부탁해야 하는 거지만. 그래스 쨩, 앞으로도 저와 함께 있어 주세요.」

 

 그리 말하고 수줍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는 스페 쨩.

 가슴속에서 기쁨과 따스함, 사랑이 쏟아졌다. 눈에서는 눈물이 넘쳤다.

 

「스페 쨩──」

 

 그녀의 품속으로 뛰어든다. 내 몸을 스페 쨩이 단단히 받아들이고, 상냥히 안아 주었다. 그리고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그녀의 온기가 나에게 흘러 들어온다.

 

「미안해, 그래스 쨩. 나, 그래스 쨩을 레이스의 세계에 붙잡아 두고 싶었어. 그런데 할 수 없었어.」

「그건 스페 쨩이 사과할 일이 아니에요. 이건 제가 결정한 일…… 더 후회하지 않아요.」

「그렇겠지. 그래스 쨩은 스스로 정한 거라면 절대 굽히지 않는걸. 나는 그래스 쨩의 그런 점이 좋아.」

 

 어느 쪽이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 천천히 몸을 떨어뜨렸다.

 

「하아─」

 

 스페 쨩이 잔디 위에 풀썩 드러누웠다. 나도 그 옆에 앉는다.

 

「이제부터 뭘 할까, 그래스 쨩. 연인이라 하면 어떤 걸 하는 걸까?」

「네? 으음, 그건…… 죄송해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 나도 모르겠어. 우린 여태 쭉 달리기만 했는걸. 그런 걸 알 리가 없지.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이제부터 둘이서 생각해 보자.」

「네……」

 

 이제부터. 그래, 이제부터다. 새로운 나의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그래스 쨩은 우마무스메 트레이너를 목표로 하고 있지? 그렇다면 아직 내 라이벌이야. 언젠가 그래스 쨩이 키운 아이와 겨루게 될지도 모르니까.」

 

 스페 쨩은 앞으로 트윙클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우마무스메만이 갈 수 있는, 드림 리그로 나아간다.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간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정말,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

 

「라이벌이자 연인인가요. 후후…… 저희다울지도 모르겠네요.」

「아하하, 진짜. 아마 우리는 계속 그렇겠지. 그래도 그거면 돼, 분명……」

 

 응. 그거면 돼.

 달릴 수 없게 되더라도 나아갈 길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다른 길을 나아갈 뿐.

 그리고 내가 가는 길은, 지금부터 그녀가 곁에서 지켜봐 줄 것이다.

 

 사랑스러운 사람과, 나는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스페 쨩은 의외로 입체적인 캐릭터 같아요.

상황에 따라 존댓말, 반말, 표준어, 사투리, 여린 면, 다부진 면, 참 많은 모습을 보여줘요.

덕분에 제가 많이 찾아봐야 합니다...

 

그래스 쨩은 육성스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뉴비 시절 여름 합숙에서 무수한 억까를 받으면서 봤던 스토리가 기억에 남아 애정캐가 됐습니다.

로비에서 나오는 '자신을 굽히지 않고 타협하지 않는다'는 대사도 정말 좋아해요.

 

 

왜 기존 룸메이트 시리즈를 번역 안 하고 새 시리즈를 들고 왔는지 여쭤보신다면,

중간에 제가 납득하기 힘든 장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시리즈를 쭉 이어본 게 아니라 군데군데 봐서, 그런 장면이 있을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그래서 더 번역할지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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